[신현대 한의학 산책] 한방차의 효능①

질환에 따라 응용할 수 있는 한방차를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질환에 대해서는 의사의 진단과 치료가 우선이라는 사실을 밝히고자 합니다.

여러분 중에는 유명한 텔레비전 드라마 허준의 재미와 감동을 아직도 기억하고 계시는 분이 많을 줄 압니다. 그 드라마에서 매실이 우리몸의 어디어디에 좋다는 사실이 허준에 의해 밝혀진 후 우리나라 전역의 매실나무가 수난을 겪었던 후일담도 기억하실 줄 압니다.

매실나무만 홍역을 앓은 게 아니라 매실과 열매가 비슷하게 생긴 살구나무까지 홍역을 앓았으니 대중매체의 친화력과 호소력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뒤 드라마 허준에서 허준이 어떤 약재로 환자를 극적으로 치료할 때마다 전문가들이 등장하여 어떠어떠한 증상에 그 약재만으로 치료할 수 없으며 우선 의사의 진단과 치료가 먼저라는 사실을 다른 대중매체를 통하여 누누이 밝히는 게 붐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한방차는 이것만으로 병을 치료할 수 없으며 다만 증세별 보조치료제로 사용 할 수가 있습니다.

협심증과 같은 관상동맥 질환에는 흉통이나 숨찬 증상이 있습니다. 이 경우 금은화 10g, 하고초 30g을 섞어 만든 쌍고차(雙枯茶)를 마시거나 감국 3g, 산사, 볶은 결명자 각 15g 등으로 만든 국결차(菊決茶)를 마십니다.

가슴이 두근대고 불안한 증세, 불면증, 건망증의 증상은 수험생이나 갱년기 여성에게 많이 나타납니다. 이 경우 용안육, 볶은 산조인 각 10g을 달인 용안조인차(龍眼棗仁茶)를 이용해 보십시오.

또는 창포 1.5g, 매실 2개, 대추 2개, 사탕을 넣고 만든 창포차(菖蒲茶)도 좋습니다. 창포차를 만드는 방법은 창포를 썰어 찻잔에 넣고 얇게 저민 대추와 매실, 그리고 사탕을 함께 넣습니다.

그 다음 끓는 물을 부어 15분 정도 뚜껑을 덮어 두었다가 마십니다. 이렇게 마셔보라고 설명해드리면 환자들 중에는 무언가 손해를 본 듯한 느낌이 들어 펄펄 끓여서 마시는 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창포차는 우려먹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소화기 질환에 이용하는 차를 살펴볼까요.

배가 냉해서 생기는 설사, 복통, 등에는 생강, 대추 등을 찻잎과 더불어 달여마시면 효과적입니다.이 차는 어린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이나 참외 수박을 많이 먹어 생기는 설사에 좋습니다. 아이들이 마시기에 맛이 좋지 않으면 설탕을 적당량 가미해도 좋습니다.

변비에는 결명자 육종용 각10g과 적당량의 꿀을 이용한 결명육종용차(決明肉從蓉茶)가 좋습니다. 이 차는 습관성 변비와 노인성 변비에 많이 사용됩니다. 우선 결명자를 곱게 빻아 둔 다음 결명자와 육종용을 끓는 물에 우려서 걸러 냅니다. 이 걸러 낸 즙에 꿀을 타서 틈틈이 마시면 됩니다.

씨앗은 대체로 기름이 많기 때문에 변비에 잘 이용합니다. 통변차(通便茶)는 행인, 백자인, 마자인 각 10g을 함께 찧어 찻잔에 넣은 다음 끓는 물을 부어 뚜껑을 덮어 둡니다.

그 우러난 즙을 마시면 변비에 도움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마자인은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욱이인을 대신해서 넣기도 합니다.

소화가 잘 안되며 항상 더부룩하고 입맛이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인삼백출계피차(人蔘白朮桂皮茶)를 상용하십시오. 물 3리터에 백출 20g과 산약 30g을 넣고 10분 정도 끓입니다. 다음 백출과 산약을 건져 내고 이 끓인 물에 인삼과 계피를 넣고서 10분 정도 더 끓이면 좋은 약차가 됩니다.

봄을 타며 신경질적이고 얼굴빛이 창백한 노인들이나 허약한 체질의 환자들 그리고 맥주만 마셨다 하면 설사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습니다.

곽향후박진피차(藿香厚朴陳皮茶)는 물 2리터에 곽향 30g과 후박 20g을 넣은 뒤 물을 끓자마자 즉시 불을 끄고 3시간 정도 우려냅니다. 그 다음 이 우려 낸 물에 진피를 넣고 10분 정도 끓입니다.

이 차를 만드는 법이 복잡한 이유가 있습니다. 곽향이나 후박이나 진피에 약효가 되는 방향성 물질이 들어 있는데 이 방향성 물질은 오래 끓일수록 파괴되거나 날아가 버립니다.

그러므로 방향성 물질이 날아가지않게 물의 온도를 맞추어 주는 일이 중요합니다. 이 차는 소화를 도와주는 데 효과가 뛰어납니다. 곽란 설사 그리고 숙취 해소에도 좋은 차입니다.

신현대 경희의료원한방병원장

입력시간 2002/02/05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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