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누가 뛰나] '민주당 공천=당선' 등식 흔들려

절대 지지도 급격 하락, 무소속 대약진 조짐

광주시는 민주당 광주시지부가 당원과 일반 시민 각 3,000여명씩 6,000여명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을 통해 5월4일 광주시장 후보 경선을 실시키로 해 선거분위기가 달아 오르고 있다.

민주당 후보로 나설 당사자들은 후보 공천에서 승리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으나 올해 광주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의 영향력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지역정가에 전망이다.

지난해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당 총재직 사퇴와 함께 최근 여권 인사들의 각종 게이트 연루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민주당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도가 급격히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과거 ‘민주당 공천=당선’이라는 공식이 무너질 소지가 없지 않다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 정부에서 정치ㆍ경제적인 면에서 ‘호남역차별론’이 등장하면서 현정권에 대한 실망감이 가중되면서 민주당의 영향력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궤를 같이 한다.


한나라, 여당 민심이반으로 "해볼만"

한나라당도 전남도청 이전 등으로 여당에 대한 민심이반이 심각한 수준이어서 풍부한 행정경험과 덕망을 갖춘 시장후보를 내세울 경우 승산은 있다고 보고 중량감 있는 인물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선 3기 광주시장 선거는 민주당과 한나라당, 무소속 후보의 3파전이 예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하지만 광주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주어지는 보이지 않는 프리미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어 민주당 공천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현실이다.

민주당 시장후보 경선에 나설 후보로는 고재유(64) 광주시장, 이정일(56) 광주서구청장, 이승채(47) 변호사, 노인수(47) 변호사, 정호선(59) 전 국회의원 등이다. 무소속 후보로는 정동년(59) 남구청장이 시민단체 대표 자격으로 출마를 준비중이다.

민주당 시장 후보 경선에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후보로는 고 시장과 이 청장이 유력하다. 이들은 지난해 후반기부터 출마 의사를 나타내며 대의원 및 시민접촉을 늘려왔기 때문이다.

지방자치 실시 이후 구청장과 시장에 잇따라 당선된 고 시장은 최근 “시민들의 다양한 여론을 수렴한 결과 광산업육성과 어등산 개발 등 주요 현안사업의 마무리와 정권 재창출을 위해 경선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선언했다.

고 시장은 ‘발로 뛰는 서민시장’ 이라는 확고한 이미지를 심어주며 광산업 등 첨단산업기반 구축과 상무소각장 등 공익시설 확보 등 현안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청장은 지난해 12월 8일 광주대에서 8,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판기념회를 갖고 민주당 광주시장 선거후보에 뛰어들었다.

이 청장은 관선과 민선 등 4차례에 걸친 구청장 경험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광주 발전을 위해서는 강한 지도력과 소신을 가진 단체장이 필요하다”며 “광주 실정을 잘 알고 중앙정부 등과 원활한 연계를 위해서는 지방행정 경험이 풍부한 인물이 선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민선 2기 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인 고 시장에 맞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32.8%라는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유권자에 강한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이 변호사는 “광주 발전을 위한 젊고 패기 있는 시장후보가 필요하다”고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노 변호사는 청소년과 노인 등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활발한 봉사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광주발전의 비전을, 정 전의원은 ‘광주주식회사 체제’를 비전으로 내걸고 있다.


인물 앞세운 '제3후보론' 대두

정동년 청장은 민주당 경선보다는 무소속 시민단체 후보로 나설 예정이다.

정 청장은 “민선단체장은 중앙당의 눈치를 보지 않고 시민의 뜻에 따라 확고한 소신을 가지고 행정을 펼 수 있는 인물이 되어야 한다”며 “시민단체와 재야활동을 경험을 바탕으로 청렴하고 정직한 시장 후보로서 시민들의 심판을 받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최인기(58) 대불대 총장과 김양배(64) 전 보건복지부장관, 이영일(63) 전 국회의원도 시장후보군에 자주 오르내리는데다 광주 발전능 위해서는 중앙 정부와 정치권에 인지도가 높고 비중있는 인물이 시장이 되어야 한다는 ‘제3후보론’도 대두되고 있어 변수는 많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도가 예전 같지 않은데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덕망있고 행정경험이 풍부한 시장후보를 내세워 승부수를 띠운다는 방침이다.

아직까지 뚜렷하게 떠오르는 한나라당 후보는 없지만 민주당의 텃밭에서 선전할 경우 고위 당직이나 정권교체에 따른 내각 등용 등을 기대하는 과거 여권의 중진급 인사가 출마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광주 정치권의 예상이다.

김종구 사회부 기자

입력시간 2002/02/07 14:50


김종구 사회부 sori@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