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 바닥, 잡음 우려 후원회 안열어

아태재단은 김대중 대통령이 정계를 떠나 있을 때인 1994년 1월 한반도 통일과 아시아 민주화 관련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세운 학술ㆍ연구 재단으로 외교부에 등록돼 있다. 김 대통령은 초대 이사장(현재 공석)을 지냈다.

현재 김 대통령 차남인 김홍업 부이사장 외에 남궁진 문화관광부장관, 최재승ㆍ설훈 의원 등이 이사로 있다. 최 의원은 후원회장도 겸한다. 임동원 청와대 통일특보는 95년 2대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김 대통령이 정계에 복귀하고 1997년 대선을 치를 때 씽크탱크 역할을 했다. 당시 여권은 김 대통령의 정치자금 모금 창구로 아태재단을 지목하기도 했다.

현재 유급 직원은 모두 21명. 지난 해까지 60명이었으나 재정난 등으로 감축했다. 후원회원은 출범 당시에는 3만명 선이었으나 현재는 8,000명 정도로 알려졌다.

아태재단은 연간 25~30억원의 예산을 집행해 왔는데 현재 총자산은 과거 김 대통령 동교동 자택(현재는 장남 김홍일 의원 거주) 옆에 신축한 70억원 상당의 건물과 20억원의 빚이라고 밝혔다.

한 재단 고위 관계자는 “예산은 주로 후원회 후원금으로 충당, 인건비 경상비 행사비용으로 지출하고 건물 신축 자금 등으로 1년에 7~8억원씩 적립해 왔으나 결국 건축비용이 부족해 20억원을 은행에서 대출 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현금 기금은 바닥난 상태이고 20억원의 빚을 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매년 후원회를 열다 국민의 정부가 들어서면서 잡음을 우려해 한 차례도 공개후원회를 열지 않다가 지난 해 말 쿠폰을 발행, 7억원 정도를 모았다”고 밝혔다.

한편 아태재단은 1999년 5월 김영래 후원회 전 중앙위원이 공천과 관련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이후 황용배 전 후원회 사무처장, 이영우 전 미주지부이사 등 관계자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의혹을 받으면서 야권으로부터 ‘비리의 온상’, ‘ DJ의 일해재단’(전두환 전 대통령이 퇴임후 수렴청정을 하기위해 설립한 재단)이란 비난을 사고 있다.

김경철 주간한국부 차장

입력시간 2002/02/2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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