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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선거, 돈 정치] 인터뷰/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돈 선거, 돈 정치] 인터뷰/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기업오너가 부당한 정치자금 제공을 꺼리는 것은 검찰ㆍ국세청이 무서워서가 아닙니다. 점차 투명해지고 선진화 되고있는 기업회계 제도 상에서 바로 회사 직원들과 주주들이 무섭기 때문입니다.”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6일 불법정치자금 지원거부와 대선 후보의 공약 검증 등 재계의 정치활동 개입 선언과 관련, 이번 대선을 앞두고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시장경제체제 확립의 원칙을 분명히 한다는 ‘재계 전체의 암묵적인 동의’가 그 배경이라며 일부에서 일고 있는 정부나 일부 정치권과의 사전 교감설을 극구 부인했다.

다음은 박 회장과의 일문일답.


- 재계내부에서 어떤 사전 협의절차를 거쳤는가.

“전경련과 대한상의 등 경제 5단체 부회장들이 정기적으로 만나 이에 대한 숙의를 거쳤다.그러나 순번을 정해 누가 어떤 발표를 할 것인지, 어느 시기에 할 것인지를 사전 계획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결코 어떤 시나리오가 짜여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의 시각으로 보지 말아줬으면 한다. 대선을 앞두고 순수한 의미에서 ‘재계의 바람’을 선언한 것 뿐이다.”


- 손길승 SK회장의 “시장경제원칙을 준수하는 바람직한 특정 정치인에게 재계의 지원을 몰아줄 수 있다”는 발언 배경은.

“손 회장은 원칙론을 펴는 사람이다. 결코 특정 세력에 대한 지원을 전제로 한다거나 혹은 어떤 목적의식을 가진 ‘재계의 구애’로 해석해선 곤란하다. 과거에는 특정인에게 재계가 정치자금을 몰아주는 형식이 통할 수 있었고 또 그 같은 분위기를 조장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는 극히 비현실적인 방안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정치는 정치인이 해야 하며 기업인은 기업경영에 충실할 수 밖에 없다.”


- 정치자금은 어떤 식으로 조달돼야 한다고 보나.

“최근 한 정치인이 전화를 걸어 정치 후원금을 요구해 왔다. 개별적으로는 돈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후원회 계좌번호를 통해 후원금을 입금했고 영수증도 받았다. 우선적으로 투명한 정치자금 전달창구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 하다.”


- 일부에선 정계개편을 의식, 재계의 선언배경에는 정부와 일부 정치권간에 사전교감이 있었다는 의혹도 있는데.

“최근 일련의 사태를 보면 재계-정계-정부가 공교롭게도 오케스트라 협연을 하는 것과 같이 밀고 당겨주는 모양새를 갖춘 점이 한 편의 의혹을 살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대선까지 항상 그렇듯, 너무나도 불확실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재계가 과연 사전교감을 할 만한 주체가 누구이겠는가. 오히려 정치자금에 대한 문제는 정부와 정치권도 재계의 입장을 누구보다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다.”


- 재계의 정치활동 참여란 과연 어떤 의미로 해석해야 하나.

“정치자금의 문제만을 놓고 볼 때 더 이상 음성적인 차원이 아닌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후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광의적 차원에서 정치활동 참여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대선후보의 공약을 평가하겠다는 것도 아직은 재계 전체가 원칙적인 수준에만 합의했을 뿐 그 평가 내용을 기업과 대선후보에게만 알리고 대중에게 알리지 않겠다고 단정짓기는 곤란하다.

이는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서 다시 논의돼야 할 부분이다. 재계의 대선후보 검증 자체는 우선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는 조건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결코 정치자금을 무기로 이익집단의 횡포로 비쳐져서는 안 된다.”


- 재계선언에 대한 향후 전망은.

“수 십년 간 이뤄져 온 정치ㆍ경제계의 관행이 하루아침에 바뀔 것이라고는 생각 지 않는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의 흐름은 시대적인 요청이며 세계적 추세다. 그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정치자금 문제 등 이번 재계선언을 계기로 우리사회가 진일보 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장학만 주간한국부 기자 local@hk.co.kr

입력시간 2002/03/1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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