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세상] 인터넷 정보 가전

인터넷이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디지털 기술 발전과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보급으로 첨단 기능을 탑재한 인터넷 정보 가전이 하나, 둘 명함을 내밀고 있다. 집 밖에서 유선 전화나 이동 전화를 통해 집 안의 냉장고, 디지털TV 등 가전 제품을 원격으로 조절할 수 있는 시대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정보 가전은 가전과 통신 기술을 융합해 텔레비전, 컴퓨터, 오디오, 디지털 카메라 등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이를 컴퓨터로 제어할 수 있는 가전 제품이자 정보 기기이다.

원격으로 집안의 모든 시스템을 제어하는 홈 시큐리티 기능 뿐 아니라 초고속 인터넷 망과 연동해 영화, 음악, 게임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인터넷 정보 가전을 위해서는 네트워크 기술, 단말 기술, 소프트웨어 기술, 응용과 서비스 기술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똑똑한 가전 제품을 만드는 주역은 바로 ‘홈 네트워킹’이다.

홈 네트워킹은 근거리통신망(LAN)용 케이블을 쓰는 방법에서 가정의 전력선이나 전화선을 이용하는 방법, 블루투스와 같은 무선 방법까지 다양하다. 서로 엇비슷한 시기에 선 보인 이들 기술은 차세대 인터넷 가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표준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인터넷 기능을 탑재한 다양한 홈 네트워크 제품 역시 속속 상용화되고 있다.

일본 샤프는 메모리 박스를 붙여 인터넷에서 요리법을 내려 받을 수 있는 전자레인지를 출시해 판매 중이다. 마쓰시타도 지난 99년 유선 전화로 원격 제어가 가능한 에어컨과 냉장고를 개발했다.

미국에서는 월풀이 무선 원격 제어가 가능한 냉장고와 오븐을, 캐리어사가 인터넷 에어컨을 시험 생산 중이다. 국내 디지털 가전 업체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인터넷이나 이동 전화로 집 안팎에서 운전과 스케줄 관리, 고장 진단이 가능한 에어컨,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을 개발해 경기 수지에 건립한 삼성 아파트 100여 가구에 공급했다.

또 터치스크린 방식의 15인치 액정 화면으로 인터넷을 이용하고 TV, DVD, VTR로도 사용할 수도 있는 차세대 냉장고도 개발을 끝 낸 상태다.

이에 앞서 삼성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디지털 정보 가전의 핵심 분야인 디지털 홈 네트워크와 관련해 서로 협력키로 하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LG전자도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전자레인지 등 지금 생산하고 있는 인터넷 가전 제품 외에 전기 밥솥, 오븐 레인지, 청소기 등에도 인터넷 기능을 추가키로 했다.

LG가 선보인 인터넷 냉장고는 LAN 포트와 15.1인치 액정 화면을 장착, 쌍방향 통신이 가능하며 냉장고의 온도와 보관 식품의 유효 기간, 조리 방법, 필터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 LG는 냉장고에 식료품이 떨어지면 자동으로 인근 유통 업체에 메시지를 보내 식품을 보충하는 네트워크 냉장고로 이 제품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LG가 개발한 인터넷 세탁기는 일반적인 세탁 외에도 통신 케이블로 세탁기와 PC 또는 무선 단말기를 연결한 뒤 전용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세탁 방법을 내려 받아 사용할 수 있다.

인터넷 정보 가전의 시장 규모는 올 해 100억 달러에서 2003년 400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주요 조사 기관이 예측하고 있다. 또 늦어도 2010년까지는 모든 가전 제품이 인터넷 정보 가전으로 대체 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인터넷과 정보 기술의 발달로 만화나 영화에서나 가능했던 디지털 혁명이 점차 집안 속으로 빠르게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강병준 전자신문 인터넷부 기자

입력시간 2002/03/2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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