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단체장, 누가 뛰나] 충북제천-후보난립, 절대 강자가 없다

권희필 시장 자민련 탈당, 한나라·민주당은 공천 진통

지난 선거에서 전국 최다인 7명이 출마했던 충북 제천시장 선거는 이번에도 10여명이 출마의사를 밝혀 또 다시 대혼전이 예상된다.

후보 각자가 지연ㆍ학연을 토대로 일정한 지지기반을 다지고 있고 득표력도 엇비슷해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재선의 권희필(67)시장도 1회 선거에서 800여표, 2회 때 2,700여표 차로 아슬아슬하게 당선됐다. 2회 때의 득표율은 고작 23.2%였다.

지역구 송광호(자민련)의원과의 불화설이 돌던 권시장은 최근 자민련을 탈당한 뒤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정당의 기초단체장 공천이 지방자치를 저해하는 폐단을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 시장 측은 “어차피 후보가 난립하면 현직이 가장 유리하다”며 느긋한 입장을 보였다.

권 시장이 탈당한 틈을 타 풍부한 공직경험을 자랑하는 신풍우(61)전 시의회 사무국장이 자민련 공천을 희망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중앙당의 ‘교통정리’를 통해 엄태영(45)지구당위원장을 후보로 내세웠다. 엄 위원장은 16대 총선 출마 때 제천시에서는 1위를 한 전력을 들어 승리를 점치고 있다.

그러나 공천을 신청했다 탈락한 이병두(56)전 도의원, 태승균(63)전 시의원, 김만재(62)전 행자부 서기관이 “중앙당 공천심사가 불공정했다”며 탈당하는 바람에 내부수습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들 3명은 각자 무소속 출마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도 공천 과정에서 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던 김전한(60)전 시의원과 정운학(67)전 제천시 총무국장이 경선을 벌였으나 김 전 시의원은 건강상의 이유로, 정 전 총무는 절차상의 비민주성 등을 들어 경선도중 탈당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후보경선대회 자체를 취소하고 공천신청을 다시 받기로 했다.

최영락(44)도의회 부의장은 무소속의 다크호스로 꼽힌다. 농민운동가로 출발한 그는 젊고 개혁적인 성향을 내세워 젊은층과 농민, 여성층을 파고들고 있다.

제천=한덕동 사회부 기자

입력시간 2002/05/03 13:49


제천=한덕동 사회부 ddh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