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손목 위의 예술, 품격이 달라진다

화려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의 디자인 선호

인륜지대사인 결혼을 앞두고 양가의 품격을 드러내는 예물을 고르는 마음은 각별하다. 가전, 침구 등은 실속 상품을 선호하면서도 예물 만큼은 명품을 고집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가격이 부담스러운 해외 수입 명품이 결혼 시즌을 맞아 큰 인기를 얻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물 시계는 보석 상점을 주로 찾던 예전의 구입 경향을 벗어나 해외 명품 브랜드 매장에 고객이 몰리는 고급화 경향이 뚜렷해졌다. 예전부터 고가의 보석을 사용한 명품 제품들이 시중에 유통됐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바쉐론 콘스탄틴 불가리 에르메스 등 세계적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에 직영 매장을 잇따라 열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가면서 열기가 더욱 뜨거워졌다.

디자인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들어 기존의 고가품 시계로 대표되던 클래식하고 심플한 예물 시계의 틀을 깨고 캐주얼하면서도 화려한 디자인이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에르메스 피아제 등 유명 해외 브랜드 제품을 유통하는 명보교역 홍보실 양희은씨는 “다이아몬드 장식을 많이 사용해 화려함을 강조하면서도 핑크 오렌지 등의 대담한 원색을 가미한 현대적 디자인의 예물시계가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되고 있는 것이 최근의 흐름”이라고 말했다.


■ 바세론 콘스탄틴- 장인정신이 배어있는 250년 전통

250년 전통을 자랑하는 스위스의 대표적인 고급시계 브랜드 바세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은 1970년대 히트작을 현대에 맞게 재등장 시킨 ‘1972’를 새롭게 선보였다. 46개의 풀 컷 다이아몬드를 표면 가득히 촘촘하게 세팅, 보석으로서의 가치를 강조했다.

파스텔 블루 또는 핑크 다이얼에 맞춰 악어가죽 시계줄은 블루 핑크 브라운 블랙 등 4가지 원색 컬러를 도입했다. 사다리꼴 모양의 비대칭 케이스는 기하학적인 미를 잘 살렸다는 평이다.

말테(Malte) 콜렉션은 창조적이고 독특한 디자인은 물론 정교한 기술로 사랑을 받고 있다. 넓은 계단형의 시계줄 연결 부분을 지닌 말테 시계 케이스는 부드러운 원형의 디자인에 독창적인 매력을 더한다. 크라운 부분은 말테 심볼을 재해석한 것이다. 검 모양의 시계 바늘은 세련 이미지를 낼 수 있게 했다.

바세론 콘스탄틴의 제품이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것은 무엇보다 정통시계기술의 진수가 담겨 있다는 데 있다. 2세기 반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적 전통과 최고의 명품을 추구하는 장인정신이 빛을 발한다.

1755년 첫 선을 보인 이래 유럽 각국의 왕족과 귀족들로부터 널리 사랑을 얻었으며, 나폴레옹 1세가 각별히 아꼈던 물건으로도 유명하다. 1953년에는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대관식 때는 스위스 정부의 공식선물로 보내졌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국내 가격은 최저 600만~최고 5억원. 모든 제품은 500개 이상을 부품을 사용해 수작업으로 만든다. 따라서 시계 한 계를 만드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통상 6개월. 연간생산량이 약 16,000개에 불과하다. 해외에서는 스타일당 20여 개가 한정 생산되는 이 브랜드는 ‘하나의 예술품’으로 경의를 표하는 주요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다.


■ 불가리- 이탈리아 패밀리 브랜드, 품격의 대명사

불가리-불가리(Bvlgari- Bvlgari)는 1977년 선보인 이래 불가리 시계의 베스트셀러로 명성을 이어온 대표적 시계다. 시계 베젤 부분에 두 번 새겨진 불가리의 로고가 모던하다.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어 오래도록 질리지 않는 멋이 느껴진다.

불가리-불가리 시계는 가죽줄로 된 것과 골드가 섞인 콤비 스타일, 보석이 박힌 제품 등 다양한 종류가 있어 취향과 예산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B.zero 1은 현 시대 여성성에 대한 새로운 접근 시각을 표방하며 이 달 처음 선보인 제품. 불가리의 가장 성공적인 보석 라인인 B.zero 1 반지에서 영감을 얻어, 일상 생활에서의 유쾌함과 캐쥬얼한 매치를 원하는 여성을 위해 탄생했다.

섬세한 수채화 같은 다이얼은 마더 오브 펄의 무지개 빛 파스텔 색조로 화사함을 더하고 라일락, 라이트 그린, 베이지, 그리고 스카이 블루 컬러의 반짝이는 가죽 스트랩과 조화를 이룬다.

광택 나는 무연탄 소재의 스트랩과 마더 오브 펄에 라운드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정교한 버전, 블랙 다이얼에 진주빛 무연탄 스트랩이 매친된 옐로우 골드 및 스테인레스 스틸 제품 등을 선보인다.

이탈리아의 고급 보석 업체인 불가리는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패밀리 브랜드. 불가리의 멋은 4대째 가업을 이어오는 최고의 기술과 시선을 사로잡는 과감한 디자인이 만들어내는 세련된 스타일에 있다. 불가리는 정교하지만 절제된 현대적 스타일에 대한 감각과최고의 보석상으로서의 전통을 드러내는 희귀한 보석으로 고귀함을 완벽하게 표현해낸다.

“좋은 보석은 금고에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착용해야 한다” 파올로 불가리 회장의 신념과 진보된 멋을 나타내주는 불가리의 고급 보석 시계는 품격을 아는 세계인들에게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


■ 에르메스- 프랑스 적인 우아하고 고급스런 디자인

에르메스(HERMES)는 미국 보스턴 외곽에 있는 여름 휴양지에서 이름을 딴 ‘케이프 코드(Cape cod)’를 내놓았다. 대서양이 바라다 보이고 상쾌한 나무들이 둘러싸고 있는 아름다운 모래사장을 연상케 하는 휴양지의 시원한 이미지를 살렸다.

바다를 본 뜬 푸른색 시계 원판과 배의 닻줄을 상징하는 메탈 시계줄이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화이트 골드 옐로 골드로 된 원판의 가장자리에는 다이아몬드를 정교하게 세팅했다.

두 마리의 말이 이끄는 이륜 마차를 응용해 만든 탄덤(Tandem)은 시계줄과 연결 시킨 ‘H’자 모양의 대담한 케이스가 톡톡 튄다. 수평과 수직선이 강조된 독창적인 다이얼판이 강렬한 느낌. 안정적인 디자인이 고급스럽다. 남성용과 여성용 모두 가죽 줄이나 스틸 브레이스렛을 선택할 수 있다.

에르메스는 단순함에서 우아함을 추구하는 디자인 철학으로 80년간 시계를 만들어왔다. 깔끔하고 정확한 이미지를 고수하며 겉치레 없이 단아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프랑스 브랜드. 명품의 우아함을 갖춘 동시에 일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심플한 디자인을 특징으로 한다.

에르메스 시계 가죽에 새겨진 제조년도를 의미하는 알파벳 문자와 각 시계를 제조한 장인들의 이름을 새긴 작은 도장은 에르메스 시계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2002/05/03 16:26


배현정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