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리끼리] 수면 위를 가르는 짜릿함이 좋다

'요트사랑' 동호회

본격적인 요트의 계절이 돌아왔다. 하얀 돛이 달린 요트를 타고 시원한 파도를 가르며 힘차게 세일링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쌓였던 스트레스까지 날아가는 듯하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레포츠의 하나로 자리잡은 요트. 포털 사이트 다음카페에 개설된 요트사랑 동호회는 정기적으로 요트대회와 세일링스쿨 등을 개최해 일반인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요트, 누구나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다!

회장을 맡고 있는 최우철(32, 회사원)씨는 일단 요트에 대한 잘못된 생각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요트는 더 이상 고위공무원이나 재벌들만 즐기는 고급스포츠가 아니라는 것이다. 동호회 멤버중 70%가 3∼4인 정도의 가족 단위로 참여할 수 있을 만큼 생각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까다롭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요트는 기본적으로 7세 이상이면 누구나 즐길 수 있으며 안전수칙만 잘 지킨다면 얼마든지 혼자서도 세일링이 가능하다. 혹시 수영을 못한다 하더라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면 요트를 즐기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

또한 요트사랑은 6월부터 세일링 스쿨을 개최해 초보자들의 기초교육을 실시한다. 이 교육은 매년 하반기에 이루어지고 있으며 교육 후에는 간단한 수료식과 함께 경기도의 평택호로 기념세일링에 나선다. 평택시청 요트선수들이 강사로 직접 나서는 세일링 스쿨은 요트에 대한 전문적인 지도를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요트는 일년 내내 즐길 수 있는 사계절 레포츠다. 요즘과 같이 따뜻한 봄 날씨엔 선선한 바람과 함께 여유 있는 요트여행을 즐길 수 있으며 여름이 되면 본격적인 세일링이 시작된다.

그렇다면 겨울에는? 매니아들에게 날씨 따위는 중요하지 않은 법! 요트사랑 회원들은 겨울이 되면 크루져요트(배 안에 주방, 침실, 화장실 등이 갖춰진 항해용 요트) 등을 임대해 겨울항해를 체험한다. 약 10명 정도가 배에 오를 경우 일인당 3, 4만원선의 저렴한 비용으로 참여할 수 있다.

겨울 세일링은 다른 계절과 또 다른 묘미를 선사해 준다는데 의미가 있다. 2년째 겨울항해에 동참하고 있다는 황만성씨 부부는 30개월된 아들과 함께 항해를 끝까지 마칠 만큼 겨울 세일링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황씨는 비록 아이가 어리긴 하지만 추운 겨울바다 속에서 세일링을 통해 어디서도 배울 수 없는 자연의 위대함과 강한 인내심 등을 몸소 체험하게 하고 싶어 참여한다고 말했다.

서울과 부산을 비롯해 평택, 경남 충무, 충남 오천항 등에 지부를 두고 있는 요트사랑은 매년 많은 가족프로그램을 기획함으로써 회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어린이들을 위한 별도의 팀 뿐만 아니라 자칫 해양스포츠인 요트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 여성회원들을 위해 국내 최초로 J-24라는 여성세일링팀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대부분 남편의 권유로 시작한 이들 여성회원들은 J-24의 주관으로 공식대회를 개최하는 등 더욱 열정적으로 동호회에 참여하고 있다. 회사원 이유진(32)씨는 ‘요트사랑 내의 여성파워는 대외적으로도 유명하다’며 자신들의 실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실천할 수 있는 용기하나면 OK

미네르바호는 강릉 사천항에 선박하고 있는 33피트급 크루저요트로 동호회의 가장 큰 자랑거리다. 2000년 동호회를 처음 설립했을 당시부터 함께 해 온 미네르바호는 많은 회원들을 요트의 세계로 빠지게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요트사랑은 지난해 요트여행으로 국토순례를 했던 행사에 이어 올해는 해외로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러-일 극동 아시아 순례’라고 이름을 붙인 이 행사는 부산에서 출발해 일본의 홋카이도와 나고야 등을 거쳐 히로시마까지 여행하는 3개월 간의 긴 장정이 될 것이다. 현재 6명으로 구성된 순례팀은 약4명의 인원을 더 모집하고 있다.

요트사랑의 목표는 ‘즐거운 생활체육 동호회’이다. 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면 가족들간에 얼굴 맞댈 시간도 없는 게 예사지만 요트를 통해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만들자는 게 회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요트사랑 김태욱 총무는 세일링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동호회에 동참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가족과 함께 가입해 활동한다면 더욱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한다. 평범한 사람들의 즐거운 공동체 요트사랑.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해 그동안 무심했던 가족의 손을 잡고 요트세일링에 나서는 것도 좋을 것이다.


■ 재미있는 요트상식

하나, 일반인들은 요트가 뒤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의 힘으로 앞으로 전진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트는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약 45도 각도로 타고 ‘양력’이라 불리는 힘을 타서 앞으로 나간다.

둘, 요트는 종류와 크기에 상관없이 누구나 세일링을 즐길 수 있다. 보통 딩기와 크루저로 분류되는 요트는 어떤 선박이든 기본구조와 형태가 같기 때문에 딩기와 같이 2∼4m의 작은 요트를 세일링하던 사람도 언제든지 40∼50m나 되는 크루저를 세일링 할 수 있다.

딩기는 올림픽과 같은 대회나 출전용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1∼2인용에 해당하며, 크루져는 선박 안에 침실과 화장실들이 갖추어져 있어 장거리 항해용으로 알맞게 설계되어있다.

셋, 세계에서 지구를 한바퀴 도는 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종목이 바로 요트다. 영국 등을 비롯한 외국에서는 매년 요트세계일주 등의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강윤화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2002/05/09 14:15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