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지 여사 연금서 풀려나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지(57)가 5월 6일 19개월간의 가택 연금에서 풀려났다.

미얀마 군사독재를 피해 수년간 망명생할을 하다가 1988년 어머니 병간호를 위해 영국에서 귀국, 군사통치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여하면서 민주화 운동의 지도자로 부상했다. 수지가 주도한 민주화 운동은 네윈 장군을 권좌에서 물러나도록 만들었으나 결국 군사정부에 의한 대량학살의 비극으로 끝났다. 이후 수지는 89년 가택연금에 처해졌다.

수지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군사정부가 서방의 압력에 못이겨 실시한 1990년 5월 총선에서 82%의 지지를 얻어 압승했으나 군사 정부는 지금까지 정권 이양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탄압을 가해오고 있다. 총선 당시 수지는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상태였다.

수지는 민주화 운동의 공적을 인정 받아 91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으며 95년 6년 만에 가택연금에서 해제됐으나 활동반경을 양곤 이내로 제한당했다. 그녀는 노벨 평화상 수상 때 출국이 허용되지 않았으며 99년 남편이 영국에서 암으로 사망할 때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을 우려해 출국을 포기했었다.

1998년 8월 NLD 집회 참석을 위해 양곤 밖으로 나가려다 군경에 제지 당한 채 노상에서 13일간이나 대치하는 등 수 차례 군사독재 정권과 힘겨루기를 해왔다. 수지는 2000년 8월 말 양곤 밖 진출을 시도하다 저지 당한뒤 다시 가택연금에 처해졌었다. 같은 해 9월부터 유엔특사 라잘리 이스마일의 중재 아래 수지측과 군사정부는 정국 타개를 위한 비밀 협상을 벌여왔다.

/양곤=AP

입력시간 2002/05/10 14:25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