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昌의 전쟁] 대구·경북 '민주당 No' 목소리가 잦아든다

'반 DJ·친昌'주류 속 '노무현 지지' 변화 감지

대구, 경북지역에서도 노풍(盧風)이 위용을 떨칠 수 있을까

여야의 대선후보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그 동안 반DJ정서와 맞물려 ‘이회창 대세론’의 핵심 근거지였던 이른바 TK지역에서도 민심기류에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있다.

’민주당=DJ’이라는 인식이 고착화하면서 민주당이라면 무조건 ’NO’ 라던 분위기가 크게 희석된 가운데 공개적으로 ‘노무현’을 지지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흘러 나오는 게 최근의 변화된 현실이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었던 칠흑 같은 어둠 속에 한 줄기 환한 빛이 비춰지기 시작했다”라며 최근의 변화된 분위기를 대변했다.

전문가들도 일단 그 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노 후보의 지지도가 민주당지지도를 크게 상회하는 현상을 들어 노풍이 올 연말 대선에서 “상당한 파괴력을 가질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특히 노후보가 공개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계개편 등 일련의 변수가 이 지역의 민의와 맞물려 떨어질 경우 예상외의 ‘돌풍’을 몰고 올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현재까지는 ‘찻잔 속의 태풍’이라는 평가절하가 우세한 박근혜 의원의 신당도 박정희 대통령 향수본거지로서 민심기류변화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여론조사기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전문가들의 향후 변수에 대한 다양한 진단과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구, 경북지역의 바닥민심의 주류은 여전히 ‘친창(親昌)’의 색깔이 뚜렷하다. 이 같은 색깔은 40대이후 장, 노년층에서 더욱 선명하다.

기성 정치에 대한 반발로 새로운 변혁의 바람을 갈망하는 20~30대 청년층이 노풍에 신선한 희망을 갖는 반면 이들 장,노년층은 ‘노무현=DJ의 대리인’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반DJ, 친창의 성향을 더욱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더구나 최근 대통령 세 아들의 이권개입 등 각종 대형 비리의혹이 잇따라 터지면서 반DJ성향이 더욱 부채질하면서 노풍에 대한 역풍조짐도 조금씩 감지되고있다.

992년 대선의 막바지에 ‘정주영이를 찍으면 김대중이 대통령된다’는 말이 돌면서 반DJ 정서가 강해졌던 것처럼 요즘 대구 경북 지역에선 친창의 세력이 더욱 결집하는 모습이 조금씩 눈에 띄고있다.

지역의 여론조사를 2, 3주간격으로 실시하고있는 ㈜리서치넷 이상규(36) 대표는 “아직은 반DJ=친창의 민심이 주류를 이루고있는 가운데 20, 30대의 친노기류가 강한 상태”라며 “그러나 앞으로 나타나게될 정치적인 변수 등에 따라 민심기류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유명상 사회부 차장

입력시간 2002/05/1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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