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혈투] 한나라 무풍지대서 반란을 꿈꾸는 노풍

안상영 절대 우위, 한이헌 피말리는 추격전 양상

‘부산 민심을 잡아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올 연말 대선의 전초전 격인 6.13 부산시장 선거에서 승리해 대선까지 여세를 몰아가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나라당은 ‘전통의 아성’을 지키기 위해 총력전을 펼 태세이고 민주당은 노무현 대선후보가 ‘부산, 울산, 경남지역에서 한 명의 광역단체장도 당선시키지 못하면 당에 신임을 묻겠다’고 공언한 상태에서 가장 유망한 후보지로 부산을 꼽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서는 이른바 ‘노풍(盧風)’의 시발점을 부산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안상영 시장 아성에 ‘YS맨’한이헌 도전장

이에 따라 ‘한나라당 경선=본선’으로 인식돼 ‘무풍지대’나 다름 없을 것 같았던 부산시장 선거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대 관심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부산시장 후보로는 한나라당은 안상영(63) 현 시장을, 민주당은 노 대선후보가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후보 지명을 위임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YS맨’인 한이헌(58) 전 청와대경제수석을 내세웠다.

여기다 민주노동당 후보로 김석준(45) 부산대 교수, 무소속으로 사단법인 굿모닝 부산 이사장 노창동(38)씨가 출사표를 던져놓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가 연말 대선의 시금석이 된다는 점에서 한나라당 안 시장과 민주당 한 전 경제수석간 맞대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산고와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안 시장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 종합건설본부장 등을 지냈으며 기술관료 출신으로는 드물게 관선 부산시장도 역임했다.

안 시장은 4월 10일 실시한 당내 경선에서 권철현 의원을 12표 차로 가까스로 눌렀으며 권 의원측이 중앙당에 이의를 제기해 20여일 만에 시장 후보로 최종 결론이 나는 등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안 시장은 민선 2기 취임이후 최악의 부산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었고 월드컵과 부산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 등 산적한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자신이 적임임을 강조하고 있다.

안 시장은 지난 3일 선거캠프 출정식을 갖고 본격적인 선거채비에 들어갔으며 캠프에는 경선 상대였던 권 의원측 경선대책본부장 김상화(61ㆍ전 민자당 부산시지부 사무처장)씨를 영입해 당내 화합의 의미를 강조했다.

또 박상헌(37) 정무비서관의 사표를 수리해 캠프에 투입하는 등 기획과 홍보, 조직 등 3개 분야에 30, 40대를 대거 포진시키고 사이버대책팀을 가동해 젊은 층을 겨냥하고 있는 노풍에 맞불작전을 펼쳐 필승을 거둔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후보인 한 전 경제수석은 경남고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뒤 70년 행시 7회로 관계에 투신한뒤 경제기획원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경제관료 출신이다.


YS입김이 당락의 변수 될수도

특히 고교 선배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제가정교사’를 지냈고 문민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문민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려 YS의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그는 15대 총선때 신한국당 후보로 부산 북ㆍ강서을에 출마해 금배지를 달았으나 부인의 병간호 등을 이유로 16대 총선 때는 출마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한 전 수석과 노 대선후보는 같은 경남 김해 출신이며 한 전 수석의 15대 때 지역구가 노 후보의 16대때 지역구와 같다.

한 전 수석은 “부산을 좀 더 잘 살고 편안한 도시로 만들기 위한 ‘경제시장’이 되겠다“고 자신했다.

민주당은 선거기간 노 대선후보가 부산에 상주하며 ‘경제통인 한 전 경제수석이 부산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적임자’임을 강조, 노풍을 앞세워 대세를 몰아가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는 안 시장측이 크게 앞서고 있다. 부산일보와 부산 MBC가 한 전 수석이 내정된 직후인 5월 11일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동조사에 따르면 지지도의 경우 안 시장이 49.0%, 한 전 수석이 15%였고 당선 가능성은 안 시장이 66%, 한 전 수석이 8%로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한편 안 시장은 부산고 출신, 한 전 수석은 경남고 출신이어서 지역의 전통명문고간 대결 결과도 볼만하다.

부산=박상준 사회부 차장

입력시간 2002/05/1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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