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세계여행⑧] 홋카이도 도야

대자연에 파묻힌 무공해 휴양지

일본에서는 갈수록 전원생활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 중 홋카이도는 온화한 기후와 깨끗한 자연, 풍부한 온천지대까지 갖추고 있어 건강한 전원생활을 하는 데 더 없이 좋은 곳이다.

홋카이도에서 가장 큰 도시인 삿포로를 비롯하여 영화 '러브레터'의 촬영지로 유명한 오타루 주변의 작은 마을에는 그림같이 예쁜 통나무집, 여행객을 위한 숙박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있어 도시와는 전혀 다른 여유가 느껴진다.

삿포로에서 자동차로 2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도야호 주변은 홋카이도의 매력이 응축된 곳이다. 호수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광활한 도야호는 화산 폭발로 생긴 칼데라. 구름이 살짝 걸쳐 있는 요떼이산을 비롯하여 호수 한가운데 섬처럼 솟아오른 오시마 등과 어우러진 시골 마을은 이런 곳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게 한다.

도야는 호수를 중심으로 유럽 스타일의 리조트와 캠핑장, 온천 등이 자리한 일본 내에서도 새롭게 주목 받는 휴양지이다. 예전에는 젊은 여행객들은 도쿄를 중심으로, 중장년층은 삿포로를 중심으로 여행을 했지만 최근 들어 오타루와 도야를 비롯한 삿포로 주변 지역은 허니문과 가족 여행객이 많이 찾고 있어 새로운 가족 휴양지로 변모하고 있다.

도야호를 가르는 유람선을 타면 지금도 허연 연기를 뿜어내고 있는 활화산인 우스산을 비롯, 쇼와신산, 오시마를 좀더 자세히 볼 수 있다. 쇼와신산은 쇼와시대 폭발로 생긴 활화산으로 지금도 활동 중인데 화산이 바라다 보이는 곳에 구운 감자, 타코야끼, 아이스크림 등을 파는 상점과 함께 작은 공원이 조성되어있다.


마을 전체가 하나의 공원

호수를 끼고 있는 탓에 도야호수 주변은 어디를 가더라도 공원처럼 느껴진다. 시끄러운 자동차 소리에 빽빽한 건물만을 보아온 탓에 그저 부러움만이 앞선다.

새파란 하늘, 점점이 떠 있는 구름 그 아래에 맞닿아 있는 호수에서 사람들은 요트를 타고 카누를 즐긴다. 마냥 낚싯대를 드리워 놓고 달콤한 낮잠을 청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린이에서 노인에 이르기 까지 저마다의 자유를 즐기는 모습이 이제는 부러움을넘어 감동으로 다가온다.

특히 도야호 주변에는 홋카이도에는 단 2개 뿐인 셋프 카누 공방이라는 독특한 곳이 있다. 말 그대로 자신이 탈 카누를 자기 손으로 만드는 것인데 공장직원인 줄 알았던 노인들 대부분이 자원 봉사를 한다.

대부분 다른 지역에서 휴가차 온 사람들이 카누 만드는 기술을 가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가면서 완성하는 것이다. 혼자 만들경우 15일 가량, 2~3명이 만들 경우 10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비용은 11만~12만 엔으로 원화로 110만~130만원이면 자신만의 카누가 생기는 것이다.

주말이나 휴가 때마다 즐길 수 있어 가족들이 모두 매달려 카누를 만드는 모습이 보기 좋다. 런치 피크닉도 갈 수 있어 주말이면 아침 일찍 공방에 보관해 둔 카누를 타고 가까운 곳으로 소풍 가는 사람들이 많다.


유로피언 스타일의 윈저 호텔 오픈

도야호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새롭게 문을 여는 윈저 호텔은 거대한 범선을 연상케 하는 초대형 리조트이다. 골프 클럽과 웨딩 홀까지 갖추고 있어 허니문 여행객에서 실버 여행객까지 두루 만족시킬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도야지역은 오타루나 삿포로와는 상반된 기후를 보이는데,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안개에 기운까지 뚝 떨어지더니 호텔은 아예 구름 속으로 사러져 버리기도 한다. 워낙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 구름인지 안개인지 구분조차 안 된다고 하지만 저 멀리 보이는 구름 속의 호텔을 찾아가는 내내 베일에 가려진 마법의 성으로 가는 듯한 느낌이 계속들었다.

도야 호수와 후지산과 꼭 닮은 요우떼산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11층에 자리한 레스토랑으로 가는 것이 가장 좋다. 사방이 유리로 되어 있어 마치 야외에서 서있는 기분이다.

디럭스룸, 프레지덴셜 스위트 등 398개의 객실은 장식을 자제하고 최대한 깔끔하게 꾸며져 있다. 화장실에서도 밖의 경치를 훤히 내려다볼수 있도록 배려한 것 또한 아이디어. 한편의 윈저 호텔 내의 모든 레스토랑에는 프랑스, 이탈리아, 베트남, 일본, 뉴욕 등의 유명 레스토랑의 기술이 그대로 전수외었다.

그 중 호텔의 맨 꼭대기에 자리한 미셸 브라는 남프랑스에 위치한 레스토랑 미셸 브라의 노하우가 그대로 녹아있는 곳. 미셸 브라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프랑스 음식 평론지 미슐렝으로 부터 최고 점수인 별 세 개를 받은고급 레스토랑이다.

윈저 호텔에 처음으로 프랜차이즈를 만들었으니 그 맛과 서비스는 의심해 볼 여지가 없을 것이다. 8,000여 병의 최고급와인 역시 특수 시설에서 보관하고 있어 일본 내에서 최고를 자부하는 프랑스 레스토랑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 외에도 11층에는 칵테일 바인 아웃 오브 아프리카, 스시 바, 와쿠젠, 소바를 맛볼 수 있는 다루마 등 다양한 테마를 가진 레스토랑이 자리하고 있다.

윈저 호텔이 자랑하는 또 한가지 서비스는 스파와 다양한 골프 코스. 호텔 바로 앞의 골프장 외에도 자동차로 15분 가량 떨어진 곳에 여성을 위한 골프 코스가 있어 2명 부터 게임을 할 수 있다. 골프 코스는 겨울철에 스키 슬로프로 이용할 예정이다.

스파 역시 아시안 스타일의 고품격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 20여 가지가 넘는 스파 프로그램을 개인 룸에서 체험할 수 있다. 동남아시아 여느 호텔 스파와는 달리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매우 여유있게 배려한 것이 특징이다. 윈저 호텔(WWW.winsor-hotel.co.jp)은 6월 1일 그랜드 오픈을 예정하고 있다.


■ 다양한 먹거리…맛의 고장 홋카이도

홋카이도에 단 하루라도 머문다면 이 지방의 특산물이 무엇인지 금새 눈치챌 수 있다. 스시의 나라답게 각양 각색의 생선초밥은 물론 개운한 맛의 라멘, 그리고 우유를 듬뿍 넣은 아이스크림과 초콜릿, 버터가 바로 그것.

홋카이도의 스시는 우리나라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독특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근해에서 잡힌 고소한 성게, 연어알, 가리바, 전복 등을 살짝 올려놓은 생선초밥 20~30개를 앉은 자리에서 해치우는 것은 식은 죽 먹기.

음식이 정갈하게 댬겨 나오는 예쁜 그릇 역시 멋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홋카이도의 라멘, 즉 라면은 우리나라에서 라면을 간식으로 생각하는것과 달리 일본에서는한끼 식사로 충분할 정도로 맛과 영양까지 갖추었다. 가장 중요한 면은 기름에 튀긴 인스턴트가 아닌 생면을 이용하기 때문에 무척 깔끔하다.

홋카이도의 3대 라멘은 미소된장으로 국물을 낸 미소라멘, 간장으로 간을 한 쇼유라멘, 천연소금으로 간을 한 시원한 맛의 시오라멘인데. 홋카이도의 어느 라멘집을 가더라도 이 모든 것을 맛 볼 수 있다.

또 일본 최고의 낙농지역으로 꼽히는 홋카이도에서는 아이스크림과 초콜렛을 꼭 맛 봐야 한다. 비싼 물가 탓에 눈물을 머금고 사 먹어야 하지만 홋카이도의 아이스크림은 유지방이 풍부해 달지 않고 무척이나 고소하다. 때문에 식사 대신 아이스크림만 먹겠다는 사람이 생길 정도.

초콜렛 역시 여행객들이 빼 놓지 않고 구입하는 특산물이다. 신치토세 공항 부근의 이시야 초콜릿 팩토리는 단순한 공장이 아닌 초콜릿에 대한 모든것을 체험할 수 있는곳이다. 초콜릿 팩토리의 대표적인 상품은 비스킷과 화이트 초콜릿이 어우러진 시로이코이비토. 홋카이도의 어디를 가도 초콜릿의 요금은 일정하다. 12개 들이 한 상자는 600엔, 18개 들이는 900엔이다.

글·사진 서태경 여행작가

입력시간 2002/05/2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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