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세상] 휴대폰으로 물건 싸게 사는법

이동전화 가입자 3,000만 명 시대. 통신 왕국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통신 강국답게 휴대폰 역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음성 통화는 기본이고 인터넷 서핑은 물론 신용카드처럼 결제도 가능하다. 휴대폰은 이미 통신 수단에서 움직이는 만능 컴퓨터로 탈바꿈한지 오래다.

만약 휴대폰을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통신 기기’라고 고지식하게 답한다면 시대에 뒤쳐진 구세대나 석기 시대 원시인으로 취급받기 십상인 세상이다. 최근에는 휴대폰으로 각종 할인 쿠폰을 내려 받을 수 있는 ‘모바일 쿠폰 서비스’까지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모바일 쿠폰이란 기존 종이 쿠폰을 휴대폰으로 내려 받을 수 있는 일종의 전자 쿠폰. 전단지나 신문에서 쿠폰을 오려 보관하거나 인터넷에서 직접 출력하지 않고 휴대폰으로 전송 받을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상품 품목마다 고유 번호 하나로 각종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바코드형 쿠폰은 일종의 진화된 모바일 쿠폰이다.

모바일 쿠폰 이용법은 간단하다.

각 이동통신 서비스 회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해 원하는 품목의 모바일 쿠폰을 내려 받은 뒤 물건값을 계산할 때 휴대폰에 저장된 할인 쿠폰을 보여 주기만 하면 된다. 예를 들어 011과 017 가입자라면 휴대폰이나 유선 인터넷으로 ‘네이트’에 접속해 가입 신청한다. 네이트에 접속 후 쿠폰을 내려 받으면 된다. 계산대로 가기 전 이 쿠폰을 휴대폰 창에 띄워 놓으면 일반 오프라인 쿠폰처럼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대표적인 모바일 쿠폰으로는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도서 할인 쿠폰을 꼽을 수 있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 가입자는 모바일 쿠폰을 이용해 상도 등 80여종의 책을 평균 20% 정도 싸게 살 수 있다. 신촌문고 종로서적 진솔문고 등 전국 80여 개 서점에서 모바일 쿠폰을 이용할 수 있다.

서점 뿐 아니라 일반 식당이나 카페 등 음식점에서도 모바일 쿠폰을 활용할 수 있다.
LG텔레콤은 서울 인사동 섬진강과 서울 홍대 앞 솔로몬 등 전국 100여 개 식당과 카페에서 사용 가능한 모바일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할인율은 최고 20%이며, 일부 업소는 음료수나 디저트를 공짜로 준다.

SK텔레콤도 미식가 동호회에서 검증한 음식점과 주점 등 전국 272개 업소에서 사용 가능한 모바일 쿠폰을 서비스 중이다. KTF 가입자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모바일 쿠폰을 보여 주면 아이스크림을 공짜로 먹을 수 있다.

나이트 클럽에서 사용 가능한 모바일 쿠폰도 등장했다. SK텔레콤은 서울 코엑스몰 아셈 줄리아나 등 서울 지역 5개 나이트 클럽과 부산 해운대 닉스 등 부산 지역 3개 나이트 클럽을 겨냥한 모바일 쿠폰을 선보였다.

LG텔레콤도 이와 비슷한 나이트 클럽 할인 쿠폰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모바일 쿠폰은 각종 공연 관람 시에도 위력을 발휘한다. 모바일 쿠폰을 통해 최고 80%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서울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연극의 20% 할인권을 모바일 쿠폰으로 제공한다. KTF도 CGV 극장을 비롯해 전국 21개 극장에서 모바일 쿠폰을 제시하면 상영 중인 130여개 영화 가운데 하나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할인권을 배포하고 있다.

모바일 쿠폰은 진화하는 핸드폰 서비스의 일부에 불과하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갖고 있는 핸드폰을 활용한 서비스가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모든 길은 핸드폰으로 통한다’는 말이 농담이 아닌 사실로 통하는 세상이 점차 열리고 있는 것이다.

강병준 전자신문 정보가전부 기자

입력시간 2002/05/2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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