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면 개인로봇 일상화

김종환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과학기술을 잘 모르는 대중에게 내가 하는 연구를 어떻게 하면 잘 보여줄까 생각하다가 떠오른 경기가 바로 로봇 축구였습니다.”

1995년 10월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꼽히는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때아닌 축구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의 한국유치는 꿈도 꾸지 못한 시절이다.

그 주인공은 김종환 한국과학기술원 전자전산과 교수. 박종환 축구 감독과 이름이 비슷한 그는 어려서부터 축구를 좋아했다. 그런 그가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세계 각국의 과학연구소들에 제안한 것이 바로 로봇 축구 경기다.

“축구로봇은 기본적인 전자부품을 모두 한데 결합시켜 만든 기술의 총아”라는 김 교수는 “축구는 플레이어와 관중의 마음 상태에 영향을 받지만 로봇 축구에는 기술의 경쟁만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1996년 5월 1차 KAIST 로봇 축구대회를 연 그는 그 해 7월 13개국 30여 개 팀이 참가한 국제여름학교에서 처음으로 로봇 축구경기를 선보였다. 그 이듬해 세계 로봇축구연맹(회원국 34개국)을 조직한 김 교수는 지난해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FIRA컵 로봇축구대회를 개최했다.

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에는 파리 국립과학관에서 로봇축구대회를 개최한데 이어 99년엔 브라질, 2000년에는 올림픽이 열린 호주에서 각각 국제대회를 성사시켰다.

김 교수는 “언젠가는 11명의 로봇 플레이어가 벌이는 경기를 만들고 싶지만 휠씬 복잡한 기술과 함께 통신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로봇 축구 기술이 좀더 발전해 가정에서 일을 도와주고 아기도 돌봐주는 가정용 로봇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0년 뒤에는 지금의 휴대폰처럼 로봇이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개인용 컴퓨터도 개인용 로봇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입력시간 2002/05/23 15:15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