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세계여행-10] 발리 우붓

낯선 매력 "발리는 다르다"

발리는 참으로 독특한 매력을 지닌 곳이다. 신들의 섬이라는 애칭에 걸맞게 수많은 사원과 종교가 일상 생활이 된 현지인들. 그리고 거리를 수놓은 독특한 형상의 조형물, 발리를 처음 찾는 사람에겐 우리와는 다른 낯선 발리의 풍경이 놀랍다.

인도네시아의 영토에 속하면서 이슬람교를 믿는 인도네시아 본국과는 달리 300만명에 이르는 발리 인들은 전체 인구의 95%가 힌두교를 믿는다. 이들은 매일 식사시간에 맞춰 간단한 제를 올리는데 이는 한국의 어머니들이 이른 새벽 맑은 물을 떠놓고 기도를 하는 것과 비슷한 풍경이다.

성냥갑 같이 작은 제물을 만들어 양지 바른 곳에 두고 향을 피우고 물을 뿌리면서 정성을 다해 제를 올린다. 매일 같이 반복되는 그들의 일상. 하지만 늘 진지하고 정성이 담겨 있다.

발리의 독특한 생활 환경, 종교적 배경, 예술적 기지를 우리는 새로운 문화로 이해한다. 바로 발리니즘이다. 그래서 우리는 과감히 "발리는 다르다"고 단정짓는다.

발리는 제주도의 2.7배에 해당하는 좁은 면적의 섬에 불과하지만 포시즌, 리츠칼튼, 인터컨티넨탈, 아만 계열 리조트, GHM 계열 리조트 등 100여 개의 유명 호텔 체인들이 저마다 독특한 이미지의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그것도 한 도시에 하나의 체인호텔을 운영하는 큰 틀에 어긋나게 2∼3개의 호텔을 운영하다니. 그만큼 많은 관광객이 찾기 때문이지만 세계적인 호텔 체인들이 이곳 발리에 관심을 갖는데는 발리가 갖는 독특한 매력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다양한 신을 신봉하는 발리인의 정서에 맞게 호텔들도 저마다 독특한 매력을 지녔다. 그래서 같은 호텔 체인에서도 서로 다른 이미지의 호텔을 운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늑한 숙박시설과 아름다운 자연환경, 맑은 해변, 다양한 문화유적 등이 복합적으로 잘 조화를 이뤄, 세계 최고의 관광지로 손꼽히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인도네시아에서도 가장 종교적인 분쟁이 없는 곳. 그래서 여행자들에겐 천국과도 같은 휴양지가 된다. 힌두교와 이슬람교도가 절반씩 모여 사는 인근의 롬복과는 달리 종교적인 분쟁이 일어날 요소가 전혀 없는 셈이다.

어릴 적부터 관광만이 살길이라는 사회적 인식덕분에 관광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종교이상으로 헌신적이다. 늘 밝게 웃는 미소, 친절한 태도 등이 발리를 찾는 관광객의 마음을 가볍게 한다.


독특한 매력…발리의 발리 우붓

우붓은 발리에서도 가장 독특한 문화적 매력을 지닌 곳이다. 발리의 관문 덴파사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약 40여분, 왕복 2차선 좁은 도로를 달려가면 울창한 숲이 우거진 우붓에 이르게 된다.

워낙에 높은 산악지대에 형성된 마을이라 관광객을 제외하곤 오가는 인적도 드문 편이다. 하지만 이곳 우붓은 다양한 형태의 사원과 몽키 포레스트, 갤러리 등 발리의 전통적인 매력을 고스란히 간직한 명소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쉽게 말하면 문화적 매력을 잘 갖춘 고급 휴양단지라고 할까. 전망 좋은 언덕이나 계곡이 흐르는 곳이면 호화스러운 호텔들이 들어서 편안한 휴식과 휴양을 제공한다.(객실요금이 1박에 무려 2,700달러에 이를 정도로 호화스러운 곳도 여러 곳이다) 거리엔 수많은 갤러리들이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현재 우붓은 파리의 몽마르트라는 애칭을 가질 정도로 문화 예술의 고장으로 이름이 높다. 우붓의 아름다운 자연을 그린 작품들이 가득 한 갤러리들이 수도 없이 이어져 있고 수많은 배낭여행자들이 무거운 배낭을 매고 거리를 헤맨다. 발리 예술의 진실 또는 근원을 찾아 떠도는 방랑자와 같이.

우붓에는 크고 작은 많은 사원이 있다. 제법 규모를 갖춘 사원에서부터 일반 가정의 사원에 이르기까지 그 수를 헤아리기가 어려울 정도다. 모든 가정에 하나의 사원이 있다고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담장 너머로 우뚝 솟아 있는 탑과 조형물 등이 있다.

우붓 시가지에 조성된 몽키 포레스트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 이곳의 원숭이들은 울루와뚜사원의 원숭이들과는 달리 얌전한 편이다. 간혹 무리를 지어 다니며 사람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하기는 하지만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바나나를 건네주면 사람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먹기만 할 뿐. 앙증맞은 모습이 귀엽다.


둘만의 여유를 맘껏즐기는 허니문

체디 우붓(The Chedi Ubud)은 바로 그런 방랑자들이 머무는 휴양시설이다. 발리를 가로지르는 아융강가에 마련된 전통양식의 휴양리조트다. 한국의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바다가 보이는 리조트가 아니란 점이 다소 약점으로 작용하지만 알고 보면 번잡한 바닷가와 비교할 수 없는 평화로움과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화려한 리조트의 시설과는 달리 입구는 의외로 소박하다. 리조트 진입로 주변으로 벼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다락 논이 시원스럽게 펼쳐 보인다. 2모작에서 많게는 4모작도 가능한 자연환경 덕분에 늘 파란색 벼를 감상할 수 있는 편이다.

논을 지나 작은 벽돌이 깔린 도로가 나타나면 이미 체디 우붓에 접어든 상태다. 담벽과 야자수를 타고 오르는 왕성한 담쟁이 넝쿨은 체디의 이미지를 잘 설명한다. 잘 다듬어진 벽돌과 팜트리를 재단한 가구들, 소품들은 엔틱스타일의 우아함을 선사한다.

로비라운지와 동떨어진 객실은 모두 50여 채로 2층 구조의 아파트식 객실이 있는가 하면 완벽한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독립형 빌라도 여러 채 마련되어 있다. 독립형 빌라는 울창한 숲을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돼 객실에 머무는 내내 숲이 주는 혜택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나뭇잎 사이를 내달리는 바람소리, 새소리 그리고 폐 속까지 파고드는 상큼한 신록은 헐렁한 옷차림에 서성이기만 해도 삼림욕 효과를 아낌없이 준다. .

체디 우붓에서는 수영, 스파, 산악자전거, 빌리지 트레킹 등 다양한 레저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특히 수영장은 발리의 수많은 리조트의 수영장 가운데 최고의 전망과 휴식을 제공한다.

정적이 감도는 울창한 숲 속 한가운데 깎아지른 듯한 컷 스타일의 네모 반듯한 수영장은 마치 절벽에서 수영을 하고 있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묘한 쾌감을 선사한다. 타일이 아닌 석재를 이용해 고객을 위한 엄격한 배려를 느낄 수 있다.

체디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스파. 세계 최대 스파 체인인 만다라 스파에서 제공하는 로맨틱 스파는 여성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아름다운 꽃잎으로 장식된 야외 스파 욕조에 각종 향료와 약재를 풀어놓고 몸을 담그면 여행의 피로는 말끔히 사라진다. 또 오일향과 함께 하는 발리니스 마사지는 남녀가 함께 즐길 수 있어 허니문코스의 하나다.

다양한 레포츠가 살아 있는 레저 천국
   
신들의 섬이라는 발리,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독특한 문화적 요소들은 동남아시아 최고의 관광지로 성장할 수 있는 매력이 되었다.

관광지답게 다양한 레저활동이 발달되어 있다. 래프팅 코스만 해도 400여 곳에 이른다. 발리까지 와서 무슨 래프팅이냐고 하겠지만 발리를 관통하는 아융강 코스는 중급정도의 코스로 래프팅을 처음 해 보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울창한 삼림을 가로질러 급류를 타고 내려가는 기분은 국내에서 즐기는 레저와는 수준이 다르다. 코스가 다양하고 주변의 경치가 빼어나 지루할 틈이 없다. 특히 곳곳에 20∼30m 높이에서 솟아지는 풍부한 수량의 폭포는 가히 천하 절경에 가깝다.

열기구 역시 발리에서 즐기는 독특한 레저프로그램이다. 한국인이 경영하는 발리레포츠클럽에서는 1년 전 4인승 열기구를 들여와 현지 신문에 대서특필 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신들이 살고 있는 사원 상공을 비행하는 문제에 봉착, 계류 비행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그것만으로도 독특한 체험이다. 쉬~하면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열기에 크게 부풀어 올라 상공을 비행하는 것이 재미있다.

발리에서 즐길 수 있는 레저프로그램은 이밖에 스노클링, 낚시, 스쿠버다이빙, 시워커 등 해양스포츠, 트레킹 등이 있다. 발리레포츠클럽 (042)630-1147 www.balileports.com

■ 항공편-국제선을 이용해 인천에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까지 간 다음, 자카르타에서 국내선을 이용하면 된다. 현재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가루다 인도네시아항공이 인천∼자카르타를 운항하고 있으며 오는 7월부터 가루다 인도네시아 항공이 인천∼발리간 정기노선을 한시적으로 운항할 예정이다.

■ 기후-우기와 건기로 나뉘며 대체로 10월~3월까지가 우기, 4월~9월까지가 건기에 해당한다. 우기라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장마처럼 며칠씩 비가 내리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 2∼3번 정도 소낙비 현상이 전부.

■ 여행상품-리조트전문여행사 휴 하우스에서는 체디 우붓, 레기안, 팬시푸리발리 등 GHM계열의 리조트를 이용한 다양한 허니문 상품을 마련했다. 허니문을 위한 환영음료, 스파, 공항 센딩ㆍ픽업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상품가격은 체디 우붓 2박 세라이맹기스 1박 등 4박5일 발리 허니문 상품이 149만원.

(02)541-6123 www.e-hue.co.kr

 

글 사진 전기환 여행작가

입력시간 2002/05/3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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