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리끼리] 럭비 동호회 'DRFC'

"어디로 튈지 몰라 더 매력적"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되어 있는 'DRFC'는 국내 몇 안 되는 아마추어 럭비동호회 중 하나다. 전문 선수출신과 순수 아마추어 회원들이 함께 꾸려가고 있는 이 동호회는 탄탄한 기본기와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적인 연습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DRFC는 현재 약 200명의 회원이 있으며 그중 30여명의 럭비 마니아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럭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DRFC의 세계를 구경해 보자.


아마추어와 프로 공존

DRFC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회원 중 많은 사람들이 전직 럭비선수라는 점이다. 그들은 고교시절이나 대학시절 럭비부에서 활동하거나 전문 선수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로 인해 처음 럭비에 입문하는 많은 일반인들은 이들의 덕을 톡톡히 보기도 한다. 중,고교 시절부터 럭비선수생활을 한 조유성(25.대학생)씨는 'DRFC는 아마추어와 프로가 함께 럭비에 대한 최고의 환경을 제공하는 곳'이라며 자랑했다.

한 달에 1, 2회 열리는 연습대항전은 서울시내 고등학교 럭비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치른다. 또한 속칭 'OB'라고 불리는 각 학교 럭비부 출신의 졸업생 모임과 실력을 겨뤄보기도 한다.

DRFC와 자주 경기를 개최하는 OB팀 중 하나인 불독스의 윤종도(불독스 고문)씨는 '많은 후배양성과 럭비의 건전한 스포츠 정신 계승이 팀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말했다. DRFC는 회원들의 기본 실력을 높이고 다른 팀들과의 협동심을 배우기 위해 되도록 많은 경기를 갖고자 힘쓰고 있다.

럭비는 구기종목 중 가장 많은 인원이 필요한 스포츠다. 13∼15명으로 이뤄져있으며, 타원형의 럭비공을 일정 시간 안에 상대방 진지의 문에 가져감으로써 득점을 올리는 경기다. 이 과정에서 과격한 몸싸움과 플레이로 인해 종종 큰 상처를 입거나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동료들과 함께 호흡하며 격렬한 경기 속에서 얻어지는 땀방울로 모두 해결된다고 한다. 이것이야말로 그들이 럭비를 사랑하는 이유라고.

DRFC에 대해 많은 격려와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불독스팀의 회장 위재철씨는 럭비의 기본정신으로 인내와 협동 그리고 희생을 꼽는다.

자기 몸을 다른 선수와 부딪히며 공을 패스해 나가는 경기 특징상 협동과 희생정신은 필수라는 것이다. 또한 거센 몸싸움을 이겨낼 수 있는 인내심도 럭비의 주요 정신임을 강조했다.


"남자들 못지 않게 럭비를 좋아해요"

"물론 직접 경기에 참여하진 못하지만 강하고 스피디한 럭비경기를 볼 때가 가장 신나요" 현재 K대 체육과 조교인 임미정(25)씨는 DRFC의 유일한 여성 회원이다.

단지 럭비가 좋아 활동을 시작했다는 그녀는 동호회의 회계 업무와 스케줄 조정, 회원 관리 등을 맡고 있다. 그녀는 럭비가 남성들만의 스포츠로 여겨져 여성들이 참여가 부진한 것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DRFC는 지난해 열린 제 1회 대구상고 스크럼 배 대회에서 우승을 거두기도 했다. 모두가 뜨거운 땡볕아래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열심히 연습해 얻은 쾌거다. 이들은 벌써부터 내년에 있을 춘계리그전을 준비하고 있다.

DRFC의 회원들은 YB팀(고등학교 럭비부들을 통칭하는 말)중 한 팀과 함께 팀을 구성해 출전할 예정이며 꼭 우승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DRFC의 회장 김형민씨는 회원 중에는 가정을 가지고 있는 30, 40대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개 경기 때마다 가족들과 함께 나와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이들로 인해 DRFC가 단순히 즐기는 동호회에서 서로의 세대를 이해하고 다양한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모임으로 거듭나는데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DRFC의 회원들은 럭비공이 마치 우리네 인생살이와 같다고 말한다. 타원형의 럭비공은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긴장하고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거센 부딪힘 속에서 인생을 느끼고 사람에 대한 정을 나누며 살고 있다.

"미식축구와 럭비를 혼동하지 말자!"
   
많은 일반인들이 럭비와 미식축구를 쉽게 혼동한다. 하지만 럭비의 역사부터 살펴보면 이 두 스포츠의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럭비는 1823년 영국의 럭비라는 학교에서 개최된 축구경기도중 엘리스(Ellis)라는 소년이 볼을 손에 들고 달린 데서 힌트를 얻어 고안된 경기이다. 케임브리지 대학이 즉시 이 경기를 도입하였고, 간단한 규칙을 만들었다.

축구(soccer)의 일반 규칙이 제정된 지 10년이 지난 1871년 영국 럭비 풋볼 협회가 런던에서 창설되면서 구체적인 규칙들이 제정되고 세계 여러 나라에 보급되었다. 우리나라에는 1923년 처음 소개된 이후, 1945년 조선 럭비 축구 협회가 창설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1906년에는 전진패스가 허용되고 럭비규칙은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현재 럭비는 15명이 (프로는 13명 또는 7명) 한 팀이 되어 시합을 한다. 이에 반해 미식축구는 11명이 한 팀을 이루게 된다. 럭비는 머리에 쓰는 가죽모자 외에는 일반 축구선수와 차이점이 없다. 반면 미식축구는 헬멧, 체스트패드 등 많은 장비를 갖추고 시합을 한다.

럭비는 경기가 축구처럼 연속적으로 진행되나 미식축구는 한 플레이가 끝나면 작전시간이 따로 주어지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강윤화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2002/06/0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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