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이 있는 집] 금복회관 애저찜

진안의 명물 보양식

전라북도 진안은 말의 귀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산세의 마이산으로 잘 알려져 있다. 소백산백과 노령산맥이 진안지역을 지나면서 우뚝 솟아오른 신비로운 자태는 늘 진안의 자랑으로 관광객을 유혹하는 명소가 되고 있다.

마이산 두 봉우리 사이에서는 작은 샘이 있는데 그 샘물이 좌우로 흘러 금강과 섬진강의 발원이 된다는 점도 진안의 특징 중 하나다. 물이 맑고 공기가 좋은 곳이다. 독특한 산세의 명산이 있다는 점을 비롯해 진안의 명물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밖에 또 하나의 명물이 더 꼽는다면 바로 애저요리다.

마이산도립공원 초입에 위치한 금복회관에 가면 전문식당에서 애저요리를 맛볼 수 있다. 애저탕은 광주를 중심으로 한 전라도의 명물로 전해진다. 새끼 밴 어미돼지를 잡아 새끼집에 든 쥐 같은 것을 정히 씻어, 그 배속에 양념하여 통째로 찜을 하면 맛이 그지없이 감미롭다.

그러나 얻기가 힘들뿐만 아니라 일부러 잡기가 미풍양속에 해로워 그저 연한 돼지를 취하면 된다고도 한다.

그래서 요즘은 축산 처리 과정에서 생긴 어린 새끼 돼지인 아저(兒猪)를 쓴다. 아저라는 그 이름부터 안쓰러워 애저(哀猪)라고 부르기도 한다. 요즘은 애저라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우선 금복회관 이옥례 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애저찜은 생후 20일 된 새끼돼지를 사다, 가마솥에 담고 마늘, 생강, 대추와 몇 가지 한약재를 넣고 약 2시간 정도 푹 삶는다. 이렇게 오래 삶으면 산이 연해 씹지 않아도 될 정도로 부드러워져 먹기가 편하다.

애저찜은 삼겹살을 구워 먹을 때와는 달리 쌈을 싸 먹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잘 익은 겨울 김치에 새우젓을 올려 싸 먹는데 부드럽게 넘어가는 그 고기 맛이 일품이다.

고기를 모두 건져 먹은 그릇에 잘 익은 김치와 갖은 양념을 넣고 다시 끓여서 김치찌개로 먹는데 특히 그 국물이 좋다. 이때 남은 국물에 볶아 먹어도 좋고 그냥 비벼 먹어도 좋다.

비위에 맞지 않으면 애저를 삼베 보로 싸서 편육 누르듯 무겁게 눌러 편으로 썰어서 생강, 마늘 등 양념이 듬뿍 든 초고추장을 찍어 먹기도 한다. 이것이 완전한 남도식 애저찜이다.

흔히 돼지고기는 여름에는 잘 먹어야 본전이라 할 정도로 즐겨 드는 편은 아니지만, 애저찜은 여름부터 가을까지, 특히 여름철이 한창 성수기다. 바로 더운 여름날을 이겨낼 수 있는 보양음식으로 그만이기 때문이다.

주인 이씨가 식당을 개업한 지 올해로 15년째다. 군인이었던 남편을 따라 전국을 다니다, 고향인 진안에 정착하면서 시작한 일이 애저찜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었는데 몇 해 지나지 않아 향토음식 조리경연대회에서 수상하고 입 소문이 크게 나면서 이젠 제법 손님도 많은 편이다.


■ 매뉴

애저찜 30,000원(4인분)/더덕구이 10,000원/주차가능/민박가능/☎063-432-0651

■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에서 곧장 직진하면 진안으로 향하는 26번 국도와 연결된다. 전주 나들목에서 진안까지는 약 32㎞. 진안에 접어들어 북부 마이산도립공원으로 향하면 마이산도립공원 매표소 초입의 서양동저수지 옆에 금복회관이 자리를 잡고 있다.

글 전기환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2002/06/28 14:06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