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이 있는 집] 장성 산골짜기

쫄깃·담백…꿩요리의 모든 것

예부터 호남에서는 무엇을 먹어도 실패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맛에 관한 한 전라도는 최고를 자부한다. 홍길동 축제와 백양사 단풍축제로 유명한 장성 역시 빠지지 않는 맛의 고장이다.

홍길동 마을 부근에 전라남도 별미집으로 지정이 된 꿩요리집이 있어 찾아가 본다. 꿩샤브샤브, 꿩만두는 들어봤는데 꿩요리는 또 뭘까. 궁금증이 생긴다. 이는 꿩만두와 샤브샤브, 완자, 국수까지 내놓는 꿩 코스 요리로 장성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 중에 별미다.

향토음식 전문점 산골짜기는 꿩요리 전문점이다. 직접 꿩을 사육하기 때문에 어느 곳보다도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데 사장 김병국씨 내외가 이곳에 살면서 꿩 암수 1만여 마리를 기르고 있다.

모든 요리는 즉석에서 이루어진다. 예약을 한 손님들이 도착할 시간에 맞추어 통통하게 살이 오른 꿩을 잡아 상에 올릴 준비를 한다. 꿩만두를 시작으로 완자, 샤브샤브, 전골, 떡국 또는 국수로 이어진다.

이 중 완자는 꿩의 뼈까지 잘게 다져 동그랑땡 모양으로 빚은 것으로 산골짜기에서 개발한 독특한 음식이다. 꿩의 뼈를 곤 육수에 익힌 다음 건져 먹는 것이다. 다음으로 나오는 것은 꿩 앞 가슴살을 얇게 저민 고기다. 이게 바로 샤브샤브다.

샤브샤브 고기와 야채를 살짝 익혀 소스에 찍어먹는데 소스 맛이 기가 막히다. 배와 양파, 겨자, 간장, 설탕을 한데 섞어 만든 소스는 순하면서도 감칠맛이 나 꿩 요리의 담백함을 더해주는 찰떡궁합이다.

꿩고기 가슴살의 부드러운 맛은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깃털 빼놓고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셈이다. 그야말로 손님들이 꿩먹고 알먹고 할 수 있도록 자체 개발한 노력이 돋보인다. 전라남도에서 별미집으로 지정한 이유도 다 따로 있는 법인 것 같다.

꿩고기는 닭고기보다 쫄깃하고 저지방 고단백 식품이라 여름 뿐 아니라 사계절 보양식으로 제격이다. 피를 맑게 해 혈압을 조절해주고 기름기가 없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그만이다. 꿩요리감이 되려면 최소한 6개월은 사육해야 한다고 하는데 암수에 따라 크기가 달라 수컷은 3인용 요리에, 암컷은 2인용 요리에 내고 있다.

꿩요리와 함께 내는 야채도 텃밭에서 직접 기른 유기농 야채로 씹히는 맛이 연하고 아삭아삭하다. 식사 후에는 1,000여 마리의 꿩과 관상용 공작 50여 종을 구경하는 것도 산골짜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취다.


■ 가는 방법 : 호남고속도로 장성 IC를 통해 필암서원 1.5km 못 미친 지점이다. 큰길에서 약간 안쪽으로 자리하고 있다. 황토빛 토벽에 나무 창살을 가진 건물로 찾기 어렵지 않다.

☎061-393-0955

■ 메뉴 : 꿩요리에 다른 메뉴는 없다. 3명이 먹을 경우 대(大)를, 2명이 먹을 경우에는 소(小)를 시키면 된다. 대의 경우 4만원, 소의 경우 3만원이다.

영업 시간 : 오후 12시∼오후 8시. 명절 때만 휴무. 예약은 필수다 .

서태경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2002/07/1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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