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재미로 접근한 역사 속 그때 그 이야기

■ 쿠오바디스, 역사는 어디로 가는가 2
한스 크리스티안 후프 엮음
정초일 옮김
푸른숲 펴냄


역사는 우연인가 필연인가. 동구권 몰락이전까지만 해도 많은 지식인들이 신봉했던 역사 발전론에 따르면 역사의 수레 바퀴는 마치 기차처럼 일정한 궤도 위에서 움직인다.

정말 그럴까. 독일 유력 방송인 ZDF TV의 역사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책으로 묶어 만든 ‘쿠오바디스, 역사는 어디로 가는가 2’를 보면 역사는 제멋대로 달리는 야생마 같다.

그래서 역사는 사회구조, 계급, 계층 같은 실험실풍의 사회과학적 도구보다는 사랑과 음모, 탐욕처럼 일견 객관성이 부족해 엉성해 보이면서도 인간의 본색을 잘 포착하는 인문학적 접근과 궁합이 잘 맞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은 역사적인 스캔들과 배신, 그리고 재판에 얽힌 아홉 편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29세의 무용가 롤라 몬테즈와의 사랑 때문에 왕위까지 내놓아야 했던 바이에른의 국왕 루트비히 1세의 치명적인 염문, 합스부르크 왕가의 600년 역사를 이어갈 오스트리아의 루돌프 황태자가 17세 미소녀 마리와 동반 자살한 비극적 사건, 프랑스 왕비 앙투아네트의 죽음을 부른 프랑스 혁명 전야에 발생한 희대의 사기극인 다이아몬드 목걸이 사건 등이 담겨 있다.

또 고대 그리스 용사인 오디세이아의 위대한 계략으로 만들어낸 트로이 목마와 그에 얽힌 신화, 남편 지크프리트의 죽음을 잊지 못한 훈족의 여왕 크림힐트의 복수, 단지 문학적으로 구현된 속죄양의 화신일뿐 실존 인물이 아닐지 모른다는 추측이 돌고 있는 예수의 제자 유다에 관한 논의, 화형대에 오른 오를레앙의 용장 잔 다르크의 진실, 1894년 프랑스를 분열의 위기로 몰고 간 반유대주의 재판인 드레퓌스 사건 등도 소개된다.

김경철 차장

입력시간 2002/07/22 14:06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