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미의 홀인원] '땅콩'김미현 꿀맛같은 우승

미LPGA 투어 자이언트클래식서 21개월 만에 우승, 통산 4승 달성

김미현(25ㆍKTF)이 1년 9개월 만에 고대하던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김미현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비에너의 스쿼크릭골프장(파72ㆍ6,454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자이언트이글클래식(총상금 100만달러) 최종 3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14언더파 202타로 켈리 로빈스(미국ㆍ203타)를 1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미 LPGA투어 통산 4번째 우승.

김미현은 이로써 2000년 세이프웨이챔피언십 이후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주저 않았던 불운을 말끔히 털어냈다. 김미현은 지난해 3번, 올해 2번 등 총 5차례나 정상권을 맴돌았으나 매번 준우승에 머물렀다.

특히 지난달 웨그먼스로체스터대회에서는 최종일 5타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해 “막판 뚝심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로빈스에 1타 뒤진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미현은 티샷에서 로빈스에 20∼30야드 뒤졌으나 '페어웨이 우드의 마술사'답게 그린 공략에서는 전혀 밀리지 않았다.

이날 경기는 김미현과 로빈스가 매치플레이를 벌이듯 시소게임처럼 진행됐다. 김미현은 3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로 올라서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로빈스는 곧바로 5번홀(파5) 버디로 응수하며 선두로 나선 데 이어 9번홀(파3)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 김미현에 2타차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김미현은 포기하지 않았다. 차분히 기회를 엿보던 김미현에게 기회가 온 것은 11번홀(파4). 로빈스가 2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려 1타를 까먹은 반면, 김미현은 홀컵 60㎝ 옆에 붙여 간단히 버디를 낚아 순식간에 동타를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김미현은 17번홀(파4)에서 그린 170야드 앞에서 7번 우드로 친 세컨드샷을 홀 1.2m에 바짝 붙여 버디를 축가, 승기를 잡았다.

17번홀 버디로 1타차 리드를 잡은 김미현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버디 퍼트를 다소 강하게 쳐 1m 정도의 쉽지 않은 파 퍼트를 남겼으나 침착하게 마무리, 15만 달러 우승 상금의 주인공이 됐다.

11년 동안 9승을 올린 베테랑 로빈스는 ‘땅콩’ 김미현의 집요한 추격에 무너져 99년 이후 3년간 계속된 무관의 한을 풀지 못했다.

전날 6언더파 66타의 데일리 베스트샷을 기록했던 박지은(23ㆍ이화여대)은 이날도 5언더파 67타의 맹타를 휘둘러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공동 3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박지은은 올시즌 9번째 '톱10'에 진입, 이 부문에서 시즌 상금ㆍ다승왕인 아니카 소렌스탐(12회)에 이어 박세리(25)와 공동 2위를 이뤘다.

2000년과 지난해 이 대회를 2연패했던 도로시 델라신(미국)은 비록 3연패는 놓쳤으나 박지은과 함께 공동3위에 올라 이 대회에서 유난히 좋은 성적을 내는 인연을 과시했다.

이날 3언더파 69타를 친 장정(22ㆍ지누스)이 합계 7언더파 209타로 공동 14위를 차지했고 고아라(22ㆍ하이마트)는 5언더파 211타로 공동 26위에 머물렀다.

박세리, 한희원(24ㆍ휠라코리아) 이정연(23ㆍ한국타이어) 등은 나란히 3언더파 213타로 공동 42위에 그쳤고, 박희정(22ㆍCJ39쇼핑)은 2언더파 214타로 하위권인 공동 52위로 처졌다.

박나미 프로골퍼

입력시간 2002/07/2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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