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의 반란 … 파격무대로 여름을 쏜다

댄스그룹 최초 연속 100회 공연 도전

그룹 god가 한여름의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댄스 그룹 초유의 연속 100회 콘서트 기록에 도전한다. 극단 미추의 ‘변강쇠뎐’ 등 인기 마당놀이 공연장의 대명사로 인식돼 온 정동극장이 정동 팝콘하우스로 이름을 바꾸고 지금 다섯 청년을 위한 무대로 거듭나고 있다.

현재 인기 정상을 누리고 있는 god는 이 연속 콘서트를 위해 방송 출연까지 포기했다. 덕택에 걸쭉한 재담에 배꼽을 잡던 중년 관객들의 폭소가 만발하던 이곳은 지금 청소년들의 아우성으로 시끄럽다.공연이 잡혀 있는 목ㆍ금ㆍ토ㆍ일요일이면 3,000여석 규모의 객석은 9할 이상이 10~20대 여성팬으로 가득 차고 있다.

7월 11일 첫 공연을 시작한 이 무대는 올해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9월 22일까지 1차 45회 공연을 끝낸다. 이미 5월 15일 인터넷 예매 소식이 전해지자 예매 시작 40분만에 34,000장이 팔린 화제의 무대다. 이후 55회 연속 공연을 계속해 올해 안으로 모두 100회를 채울 예정이다. 1999년 1월 데뷔한 이후 갖는 가장 큰 무대다.

이번 무대는 2001년 9월 모델과 사랑에 빠져 그룹 활동을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소속사 싸이더스로부터 퇴출 당한 뒤 3월에 다시 합류한 맏형 박준형(28ㆍ랩)의 건재가 확인될 기회여서 팬들의 기대가 더욱 크다.

박준형은 “공연장 공사가 늦어지는 바람에 초기에는 음향이 너무 안 좋았다. 이제는 부족한 부분을 채워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이다. 이번 무대를 위해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며 자신감을 표한다.


단일공연 최대관객 기록 예상

운동량이 엄청나게 많은 댄스 가수가 라이브로 100회 연속 공연 한다는 것은 사실 공연자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부담이다. 매번 신선한 무대를 꾸며야 한다는 것은 물론 립싱크 없이 격렬한 댄스를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타 멤버들의 결심 역시 박준형에 못지 않다.

윤계상(23)은 “이번은 우리가 진정한 음악 그룹으로 다시 나는 계기”라며 “우리의 실험 정신이 성공하면 이제 어떤 가수도 가창력 없이 무대에 서지 못 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데니 안(23)은 “팬들의 흥분된 얼굴을 보며 노래 하다 보면 신인 때처럼 떨린다”며 “과분한 사랑을 최고의 무대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손호영(22)은 “우리가 혹시 무리해서 쓰러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팬들 많은 것 같다”며 “이를 위해 히딩크식으로 체력 훈련해 근력은 최상의 컨디션”이라고 말했다.

막내 김태우(21)는 “그동안 TV를 통해 볼 수 없었던 god의 참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목에 군살이 박히도록 노래 연습 많이 했다”고 너스레를 떤다. 립싱크 그룹이 아닌가 하는 일부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들은 5월부터 노래 연습에 집중했다. 또 강도 높은 공연 스케줄에 대비해 하루 3시간씩 체력 훈련에 들어갔다.

이번 무대는 ‘추억’, ‘꿈’, ‘선물’, ‘시작’, ‘프로포즈’ 등 모두 5개의 주제로 나눠 그들의 히트곡은 물론 유명한 팝과 가요를 곁들여 벌어진다. 이번 무대는 특히 최근 젊은층에 급격히 파고든 뮤지컬식 공연이어서 더욱 구미를 당기고 있다.

그날 그날 공연 테마에 맞게 히트 곡들을 노래하면서 중간 중간에 에피소드를 삽입해 멤버들이 미리 설정된 상황에 따라 뮤지컬식으로 연기하는 것이다. 이들의 자연스런 연기력은 ‘한미르’, ‘브라보 콘’, ‘자유시간’, ‘하몬스’, ‘클릭’ 등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CF의 단골 출연으로 입증되고 있다.

이번 무대에 초빙되는 화려한 게스트 뮤지션도 화제다. 이승환, 신승훈, 김건모, 이문세 등 동료와 선배급의 국내 일류급 가수들과 최세진(드럼), 노재혁(베이스), 유영찬(퍼커션), 황이현(기타), 고태영(기타), 황이현(기타), 안준영(키보드), 이병균(피아노) 등 일급 세션맨들이 함께 한다.


환상적인 무대장치, 파격적인 공연

음악 못지 않게 공연장 시설에도 관심이 모인다. ㈜스타식스 코리아가 기존의 정동 이벤트홀을 혁신해 레이저 영상과 화려한 불꽃쇼를 무대에 장치했다.

멤버들은 공중에서 하강 크레인을 타고 내려 오거나 돌출 리프터를 타고 무대 위로 부상하는 등 환상적인 무대 장치를 응용해 열정적인 힙합과 발라드 댄스를 펼친다. 1집~4집까지 호흡을 맞춰 온 god의 전속 댄스팀 ‘스타일01’의 댄서 15명이 펼쳐 줄 현란한 춤솜씨도 신세대의 넋을 빼 놓는다.

이번 공연의 특색은 관객과의 거리를 바싹 좁힌다는 점이다. 가수가 객석 깊숙이 들어갈 수 있는 T자형 무대가 무대와 객석 간의 거리를 없앤다. 여타 공연에서라면 의자가 쭉 깔리는 홀은 2,000여명이 마음껏 신나게 흔들 수 있는 자리로 변신한다.

홀 뒤편에는 1,000석의 좌석을 배치해 두었다. 관객들에게는 녹색과 하얀색의 야광봉을 흔들며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테크노 클럽을 연상케 하는 분위기다.

현재의 추세라면 100회가 모두 끝날 경우 연인원 27만 명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서 단일 공연으로는 최대 관객수 기록이 될 전망이다. 이미 공연 시작 전 7월 11일 첫 공연과 9월 22일 마지막 공연은 매진됐다. 5명의 god 멤버는 가상 공간을 탐닉하는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메시지를 던져 주고 있다.

흑인 아카펠라 그룹을 뺨치는 절묘한 5중창 화음, 절도 있는 댄스와 랩 등 빼어난 실력만이 아니다. 여타 대중 스타에게서는 찾아 보기 힘든 인간적 모습에 선량한 사회적 이미지까지 함께 하는 이들을 거부할 수 있는 젊은 세대는 없다. 공휴일과 주말은 오후 5시, 월~금은 오후 7시 30분에 2시간씩 공연된다.


뒤통수 맞은 god…졸지에 비리 주인공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 아시아판 최신호(29일자)가 그룹 god를 표지 사진에 내세운 커버스토리로 한국의 연예계 금품비리 의혹을 대대적으로 보도하자 소속사와 팬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god의 소속사 싸이더스HQ는 "한국의 대표그룹으로 기사화한다고 해 인터뷰에 응했는데 멤버들의 발언을 엉뚱하게 소개한 것은 물론 표지에 등장시켜 비리의 중심 인물인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싸이더스HQ의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도 "타임에 항의메일을 보내자", "당장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 등 팬들의 항의성 메일이 올라오고 있다.

타임은 ‘Flying Too High(너무 높이 날았나)'라는 제목의 커버스토리로 한국 가요계의 대표적인 4대 연예기획사가 금품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고있다는 사실과 함께 뇌물 수수 관행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장병욱 기자

입력시간 2002/08/04 14:45


장병욱 aj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