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이 있는 집] 이태원 '타이 오키드'

허브와 독특한 소스의 조화, 여름철 보양식으로 제격

이태원에 위치한 타이 오키드(Thai Orchid)는 국내에 처음 태국 음식을 소개한 태국전통레스토랑이다. 먹을 것 많고 볼 것 많은 이태원에서도 태국 음식점은 이 곳 한 군데 뿐이라 일부러라도 찾는 이가 많다.

최근 들어 강남 등에 태국 레스토랑이 속속 문을 열고 있지만 타이 오키드는 이들의 대부 격이다. 리조트 체인인 베이욕(Baiyoke)그룹의 계열사로 1996년 처음 문을 연 이래 신선한 메뉴로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다.

태국은 고온 다습한 열대 기후의 영향으로 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요리가 특히 발달했는데. 이는 각종 신선한 야채와 건강에 좋은 허브를 주재료로 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뒤늦게 태국 음식이 소개되었지만 유럽 등지에서는 아시아 푸드의 대명사로 자리를 잡았을 만큼 사랑 받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삼계탕, 추어탕 등으로 한 여름 더위를 이겨낸다면 외국인들은 정통 태국 음식으로 지친 심신을 달래고 있다.

재료는 같되 조리 방법에 따라 달고, 시고, 짜고, 매콤한 맛이 함께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는 태국 음식.

여기에 팍치라는 이름의 허브를 넣어 독특한 향으로 마무리하는데 팍치는 맨 처음 태국 음식에 도전하는 사람을 고역스럽게 할 수도 있는 것으로 조금만 넣어도 그 위력이 대단하다. 처음에 먹을 때에는 그 향이 거북스럽지만 한 번 그 맛에 빠지면 애호가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한다.

그래도 걱정이 되면 주문 할 때 조금만 넣거나 빼달라고 말하면 되지만 팍치는 혈액을 맑게 해주는 등 성인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므로 조금 넣어 먹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타이 오키드의 요리사는 모두 태국인이다. 현지인의 손을 거치기 때문에 그 맛은 정통에 가깝다. 메뉴만 해도 80여 가지로 소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 그리고 해산물과 누들 등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에 처음에 갔을 경우에는 직원으로부터 조언을 듣는 것이 좋다.

타이 오키드의 보양식으로는 똠 얌 꿍(Tom Yam Gung)과 꿰 띄우 느아 뚠(Kuay Tiew Nuea Toun)을 꼽을 수 있다.

똠 얌 꿍은 태국인들이 국처럼 자주 먹는 시원하고 부드러운 국물 요리로 새우와 라임 잎과 줄기, 칠리 페이스트 등을 넣고 오랜 끓여낸다. 이는 전세계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국물 요리이자 세계 3대 수프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첫 맛은 새콤하지만 팍치의 향이 입 속에 은은히 퍼지는 맛이 특징이다. 밥과 함께 곁들여 먹기도 하고 한가지만 먹을 수도 있다.

메인 요리로 쇠고기와 닭고기를 주재료로 한 느아 팟 킹(Nuea Pad Khing)과 가이 팟 킹(Gai Pad Khing)을 들 수 있다. 생강과 버섯 등의 야채를 넣어 볶아낸 것으로 샐러드 또는 꼬치요리인 사테(Satay)와 함께 먹으면 된다.

한편 팟 타이 꿍(Pad Thai Gung)과 팟 씨우 느아(Pad See-ew Nuea)는 면 요리다. 팟 타이 꿍은 새우 등을 넣어 볶은 태국의 서민 음식이며 팟 씨우 느아는 달콤한 간장에 쇠고기를 넣은 볶음 국수로 그 맛이 깔끔하면서도 담백하다.

이 밖에 타이 오키드에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메뉴도 따로 준비되어 있으며 직장인을 위한 점심 세트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 메뉴 : 똠 얌 꿍 13,000원, 똠 카 가이(Tom Kha Gai, 코코넛 밀크를 곁들인 부드러운 닭고기 수프) 10,000원, 가이 팟 킹 9,500원, 느아 팟 킹 13,000원, 무 팟 킹(Moo Pad Khing, 생강향 곁들인 돼지고기 요리) 9,500원, 팟 타이 꿍 12,000원, 팟 씨우 느아 10,000원. 애피타이저와 메인 요리, 밥과 커피를 포함하는 점심 세트 메뉴 22,000원 정도.


▦ 찾아가는 길 :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2번 출구에서 약 300m 걸으면 된다. LG25편의점 3층에 위치. ☎02-792-8836 www.thaiorchid.co.kr


▦ 영업 시간 : 낮12시∼밤 11시까지. 주문은 10시까지만 받는다. 연중무휴.

김숙현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2002/08/0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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