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리끼리] 호러영화 동호회, '호러피아'

“올 여름 무더위를 호러피아와 함께!”

약 1,40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공포영화 동호회 ‘호러피아’는 많은 마니아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다른 영화 장르에 비해 개인이 쉽게 구하지 못하는 공포스릴러 작품 상영회와 각종 이벤트를 통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온라인에 개설된 호러피아 홈페이지는(http://horrorpia.com) 호러영화에 관심 있는 많은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여름밤의 무더위를 싹 날려 버릴 수 있는 호러피아만의 공포영화 세상으로 들어가 보자.


평범한 사람들이 모인 호러영화 동호회

1999년 처음 창단된 호러피아는 몇몇 공포영화 마니아들의 정보공유를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점차 늘어나는 회원수에 알맞게 동호회 형태로 발전하게 됐으며 현재는 세 명의 공동 운영진을 비롯해 몇 개의 부서를 꾸리며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창단초기에는 사회의 전반적인 선입관으로 인해 호러영화 마니아 수가 극히 한정되어 있었으나 점차 그 인원이 늘면서 관심 있는 일반인들까지 흡수해 지금의 동호회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호러영화 동호회라고 해서 특이한 사람들만 모인 것은 아니다. 회원들의 직업들도 회사원과 주부, 학생 등 그저 평범한 보통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남들보다 대담하고 웬만한 것엔 별로 놀라지 않는다는 것만 빼면 일반적으로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과 다를 게 전혀 없다는 게 회원들의 애교 섞인 주장이다.

한 달에 한번 꼴로 서울에서 열리는 정기 상영회는 호러피아만의 자랑이다. 국내 미개봉 작품들 중 회원들이 엄선한 영화와 삭제되어 상영된 영화의 필름을 외국에서 무삭제로 구입해 완전한 작품(?)을 상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 한가지 주의할 것은 미성년자의 출입이 통제된다는 점이다. 호러피아 운영자 진유정씨는 “공포물의 특성상 예기치 않은 영향을 고려해 상영회의 미성년자 참석은 배제시키고 있다”며 온라인 회원으로 활동해 줄 것을 권장했다.

또한 호러피아는 각종 영화 시사회에 참여할 기회를 회원들에 한해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공포영화 ‘체리플스’와 ‘기프트’의 시사회에 약 100명의 호러피아 회원들이 참여했다.

한맥영화사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 시사회에서는 회원들이 각종 호러영화 캐릭터 분장을 하고 영화 상영 중간에 객석으로 뛰어들어 그야말로 제대로 된 공포분위기를 맛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열리는 각종 국제영화제에도 관심을 모으는 영화를 정해 단체관람을 하기도 한다.


호러영화는 알고보면 팔색조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호러영화는 공포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액션과 멜로 등과 같이 호러영화도 그 분야가 다양하다.

요즘 2탄을 선보이고 있는 블레이드와 같은 통쾌한 액션성 영화나 전반적으로 무섭다고 느낄만한 영화들, 또 공포물이지만 코믹하게 패러디됐거나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와 같이 드라마성이 가미된 영화도 호러영화의 한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호러영화의 분야가 다양하듯 호러피아 회원들이 공포영화를 즐기는 이유도 각양각색이다. 회원 장문영(26)씨는 ‘현실에서 금기시되는 다양한 것들을 호러영화에서 자유분방하게 표현되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고 밝혔다.

또한 원상이(24)씨는 ‘호러영화의 매력은 예상치 못한 다음 화면에서 느껴지는 순간적인 공포에 있다’며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실제로 누군가에게 가해하는 등의 잔인성에 기초한 대리만족을 느끼기 위해 호러영화를 즐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호러피아 회원들은 누구보다 현재 호러영화가 외곽 장르로 평가받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특히 회원들은 건전한 공포영화가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통한 생활의 활력소로 작용할 수 있는 색다른 매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올 여름에 즐길만한 공포영화 BEST5

등골까지 오싹한 공포영화로 올 여름 무더위를 이겨내 보자.


* 디아이 ( The Eye )

감독 : 옥사이드 팡/대니 팡

출연 : 안젤리카 리/로렌스 초우/윳 라이 소/에드몬드 첸/츄차 루지하논

국가 : 홍콩

홍콩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설명이 없더라도 보는 이로 하여금 충분히 공포를 자아낼 수 있는 볼만한 영화로 인정받고 있다.


* 이블데드(Evil dead)

감독 : 샘 레이미

주연 : 부르스 캠벨

국가 : 미국

스플레터 호러의 걸작임을 보여주는 이블데드는 샘레이미 감독의 첫 장편. 하지만 그의 생에서 최고의 걸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저 예산의 영화로 충분한 공포와 폭소,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경험할 수 있다.


* 데드 얼라이브 (Dead alive)

감독 : 피터 잭슨

주연 : 티모시 발므, 다이아나 페날바

국가 : 뉴질랜드

반지의 제왕으로 유명한 감독 피터 잭슨의 작품으로 주인공 라이오넬의 액션이 압권이다. 또한 감독의 명성에 걸맞게 수준 높은 호러를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 링 (The Ring)

감독 : 나카다 히데오

출연 : 마츠시마 나나코, 사나다 히로유키

국가: 일본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나카다 히데오감독을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했으며 그의 전작들을 재조명하게 되는 계기를 제공한 영화로 통한다. 공포영화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었으며 꼭 특유의 음향효과 역시 관객을 사로잡는다.


* 엑소시스트 (Exorcist)

감독 : 윌리엄 프리드킨

출연 : 막스 폰 시도우, 린다 블레어, 엘렌 버스턴

특별한 원초적 공포장치 없이도 극도의 공포를 선사하는 이 영화는 각 캐릭터의 명확하고 완벽한 감정이입을 통해 개봉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작품이다. 또한 국내에서도 재개봉 될 만큼 한국 팬들에게는 잊지 못할 공포영화의 대표작이다.

강윤화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2002/08/09 11:50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