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과 백사는 최고의 명약

민약에서 으뜸으로 치는 치료제가 산삼과 백사다.

홍 회장은 “산삼과 백사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있는 최고의 명약”이라며 “죽어가는 사람도 살린다는 말을 여러 차례 실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산삼, 백사, 산약초 감정사로 알려져 있다.

산삼은 나이, 무게, 모양으로 값을 따진다. 이 같은 기준에 따라 가격은 수백만원에서 수억원까지 차이가 난다. 산삼 나이는 뇌두(1년에 하나씩 자라는 매듭)로 구분한다. 지금까지 그가 취급한 산삼 가운데 최고는 800년 묵은 것으로, 10억원에 거래됐다.

산삼을 약으로 사용한 역사는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33년경 중국 진한 원제 때 사유의 저서인 급취장에 약제로 ‘삼’이란 명칭이 처음 쓰여졌다. 당시에는 삼을 재배하지 않았으니 자연 속에서 자란 산삼을 지칭했다고 볼 수 있다.

그 후 240년이 지난 후한 현재 때 장충경의 상한론에 삼의 처방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양나라 도흥경은 그의 의서 신농번초경에서 ‘삼 가운데 가장 품질이 좋은 것은 한국에서 도래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뱀이 산삼을 먹으면 몸체가 희게 변해 ‘백사’가 된다. 이후에는 식성이 동물성에서 식물성으로 변해 산삼, 더덕, 도라지 등 약초만 먹고 산다.

일반적으로 뱀들은 동면을 하지만 백사는 겨울에도 활동을 한다. 고목나무에서 둥지를 틀고 살다가 외출해 쌓인 눈에 자취를 남기곤 하는데 약초꾼들이 이 같은 자취를 좇아 생포하게 된다. 생포만 하면 값이 수백만~수천만원을 호가하지만 잡는 과정에서 상처를 내 죽으면 내장이 수 분 만에 상해 버려 무용지물이 된다고 한다.

환경 오염이 심해지면서 산삼이나 백사 발견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산삼과 백사가 많이 나오는 지역은 강원 양구, 철원, 화천, 홍천 일대와 경북 봉화, 춘양지역 등 깊은 산중이다. 산삼의 경우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매년 300~350뿌리씩 발견됐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상품성이 있는 산삼은 매년 30~50뿌리씩 밖에 발견되지 않고 있다.

근래 들어 백사는 산삼보다도 더 희귀해진 상태. 홍 회장은 “지금도 백사를 찾는 사람들이 줄지어 예약을 해두고 있는 상태나 1년 전 나타난 이후 아직까지 발견했다는 소식이 없다”고 말했다.

노향란 일간스포츠 비즈니스부 기자

입력시간 2002/08/3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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