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도박…신의주 특구] 新 K·K 라인 켈리·강석주

이번 북미회담은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북한의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주도할 전망이다. 미국이 특사의 격을 국무부의 과장급인 잭 프리처드 대북교섭대사에서 켈리 차관보로 높인 만큼 북한도 김계관 부상에서 강 제1부상으로 상대역을 바꿀 것이라는 분석이다.

켈리_강석주는 빌 클린턴 행정부 때의 찰스 카트먼 한반도평화회담 특사와 김계관 부상의 ‘K-K라인’에 이은 ‘신 K-K라인’으로 불린다.

군인 출신인 켈리는 미 행정부 내 대북정책의 실무를 총괄하는 인물이다. 북한과 구체적인 협상을 해본 경험은 거의 없지만, 20여년간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연구해온 지역 전문가이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수석국장을 지냈고 부시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에는 하와이 호놀룰루 소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퍼시픽포럼 의장으로 있었다.

2월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에 출석해 “햇볕이 메마른 대지를 경작할 수는 없다”고 말해 우리 정부의 신경을 건드리기도 했지만, “한반도 문제를 다룰 때는 한국 입장을 이해하는 편”이라는 게 워싱턴 정가의 평가이다.

켈리와 맞서는 강석주는 김정일 위원장의 측근으로 북한의 대표적인 ‘대미 대화 일꾼’이다. 그는 94년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_김일성 주석의 회담에 배석했고, 99년부터는 윌리엄 페리 및 웬디 셔먼 미 대북정책조정관과 핵ㆍ미사일 등 현안을 놓고 담판했다.

17일 북일 정상회담 때에도 단독으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배석했을 뿐 아니라 예비교섭의 전 과정을 지휘했다. 당시 일본 외무성측은 교섭 상대역이 강 제1부상으로 결정된 사실을 안 순간 회담의 성공을 예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준 기자

입력시간 2002/10/09 15:39


이동준 dj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