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시대에 투영된 추사의 문화사상은 뭔가


■추사와 그의 시대
(정병삼 등 지음/ 돌베개 펴냄)

간송미술관 최완수 학예실장의 회갑을 기념해 문하생들을 주축으로 한 ‘간송학파’가 추사 김정희(金正喜ㆍ1786-1856)를 다각적으로 조명했다.

정병삼 숙명여대 사학과 교수와 유봉학 이세영 한신대 국사학과 교수, 정재훈 서울대 강사, 지두환 국민대 교수, 강관식 한성대 교수, 백인산 서울여대 강사, 이민식 극동대 강사, 방병선 고려대 미술사학과 교수 등이 집필했다.

회갑 논총집 주제를 추사로 택한 것은 최 실장의 추사에 대한 유별난 관심과 애착에서 비롯된 것 같다. 추사는 실사구시(實事求是)를 모토로 한 중국의 고증학을 과감하게 수용하여 이를 조선의 문화기반 위에서 집대성했고, 학예(學藝)일치를 주장하던 고증학의 이상을 한단계 발전시켜 추사체라는 새로운 서화양식을 창안했다.

이번 논문집 총평에서 정병삼 교수는 추사에 대해 400년 동안 조선을 지배한 성리학 이데올로기가 분해돼 가는 시대 흐름을 극복하고자 북학(北學)이라고도 하던 청의 고증학을 과감히 수용, 이를 조선문화 기반 위에서 집대성한 “불세출의 대학자이자 대예술가였다”고 극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견해에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예컨대 추사가 살았던 19세기는 조선성리학이 붕괴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되던 시기라는 주장도 많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추사가 살았던 시대의 정치 경제 상황과 함께 주역 성리학 불교학 분야에서 당대 사회사상의 흐름과 추사의 관련성에 대해 정리했고 2부는 추사 그림에 나타난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과 추사의 일문의사군자화와 금석문, 추사 주변 북학파들의 도자에 대한 인식을 고찰했다.

입력시간 2002/10/1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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