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리끼리] 프로야구 살리기 동호회

"여러분, 프로야구도 사랑해 주세요"

뜨거운 축구의 열기로 온 나라가 들썩였던 지난 여름, 날로 높아져가는 축구의 인기와는 달리 점점 더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는 한국 프로야구를 걱정하며 모인 사람들이 있다. 이들의 공식 명칭은 ‘프로야구 살리기(http://cafe.daum.net/skbo, 이하 야사모)’로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야사모는 90년대 중반이후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한국프로야구의 문제점과 그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회원들의 자발적인 모임이다. 또한 이들은 비록 올해 7월에 창단된 신생 동호회지만 짧은 기간 중에 다양한 활동을 벌여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야구를 사랑한다면 누구나 모이세요"

야사모에선 기본적으로 국내 8개 팀의 모든 팬들이 활동할 수 있다. 단순히 한 팀만을 지지하는 모임이 아니기 때문에 야구를 좋아하고 함께 고민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동호회 회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은 연합된 공간을 형성함으로써 지금까지 무시되었던 야구팬들의 권리를 찾고 KOB와 각 구단들에게 건전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숨은 목적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도 어디까지나 야구 마니아인만큼 모임을 통해 함께 모여 야구경기를 관람하는 등의 재미도 잊지 않는다. 각 지역의 책임자를 선발해 체계 있는 동호회 운영과 단체관람, 모임 등을 실시하고 있다.

야사모는 현재 프로야구의 위기는 무엇보다 야구 관계자들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잦은 빈볼 사태와 3시간이 넘는 지루한 경기, 팬들을 외면한 KBO와 구단들의 안이한 행정 등은 국민들이 한국 프로야구를 외면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올해 월드컵과 함께 스포츠에 대한 투자가 축구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야구에 미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단지 지금까지 축적되어온 프로야구의 문제점들이 표출된 것일 뿐 그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이들이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은 인기스포츠에 집중되지 않은 모든 스포츠의 균형 있는 발전이다. 이것은 비단 프로야구뿐 아니라 한국의 스포츠가 공생하기 위해 가장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야구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상대岵막?많은 발전을 했지만 이러한 정책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또 언제 어떤 스포츠가 현재 프로야구와 같은 길을 답습해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또한 독점 TV중계권을 가진 KBS의 신뢰성 있는 프로그램 중계를 주장하기도 한다. 올해 초 KBS는 독점중계를 따내면서 연 30회 이상의 TV중계약속을 했지만 월드컵 이전에는 단 두차례의 방송만을 했을 뿐이다.

게다가 9월 이후로는 KBO로부터 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통보를 받은 뒤 허겁지겁 야구 중계를 편성, 시청률이 가장 낮은 낮 시간에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 이러한 회수 채우기에 불과한 야구 중계는 시청자들을 우롱하는 처사일 뿐만 아니라 가뜩이나 위기를 맞고 있는 프로야구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프로야구의 ‘붉은악마’ 될 터

야사모 회원들은 이러한 그들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8월 두산 대 삼성 경기가 있었던 잠실야구장에서 모임을 갖고 현수막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협회로부터 지시를 받은 운영위원들이 도구를 압수해 갔고 더 이상 시위를 계속 할 수 없었던 회원들은 경기종료 후 경기장 밖에서 시위를 벌였다. 비가 오는 날씨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켰던 야사모 회원들은 같은 야구팬으로서 격려해주고 용기를 북돋아 주었던 현장의 다른 많은 시민들에게 이 기회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야사모가 앞으로 계획중인 것은 한국 프로야구 공식 서포터즈를 조직하는 일이다. 축구에도 붉은 악마가 있듯이 야구에도 많은 팬들이 참여해 공식적인 국제경기 등에서 함께 응원하며 야구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의 힘만으로는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다.

각 구단과 협회의 관심이 함께 보태져야만 실현 가능한 계획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프로야구가 아파해요. 구단과 KBO에서 고쳐주실꺼죠?”라는 피켓을 하나 더 마련했다는 야사모회원들은 앞으로도 계속 한국 프로야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 야사모가 선정한 ‘한국 프로야구 살리기’ 대처 방안

1. 각 스포츠에 대한 균형 있는 발전

2. 구단과 KBO의 프로야구 활성화를 위한 성의 있는 대책

3. 경기시간 단축과 선수들의 팬들을 위한 성의 있는 플레이

4. 빈볼 퇴치

5. 돔구장 건설 및 경기장 시설의 현대화

6. 현대유니콘스 구단의 연고지 정착

7. 롯데자이언츠 구단의 성의 있는 야구단 재정비

8. 울산야구장의 조속한 건립

9. 팬들은 1년에 야구장 10번 가기 운동

10. 새로운 구단의 창단

자유기고가 강윤화

입력시간 2002/10/2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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