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모바일 여론조사] 鄭으로 단일화되면 판세 뒤집힌다

반창(反昌)라인에서 추진하고 있는 후보 단일화가 대선의 판세를 좌우할 결정적 단초라는 점은 이견의 여지가 없다. 이번 조사에서도 정몽준 의원으로 단일화할 경우는 정 의원이 우세하나, 노무현 후보로 단일화되면 이회창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한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단일화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무려 63.7%가 “불가능하다”고 답한 반면 “가능” 쪽에 무게를 둔 답변은 18.3%에 그쳐 현재의 이-정-노 3자구도로 대선이 치러질 것으로 보는 유권자들이 많았다. 무응답층은 18.0%에 달했다.

단일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응답자들은 연령이 높을수록 많았고, 지역별로는 이 후보 텃밭인 영남ㆍ강원 지역에서 많았다. 반대로 ‘단일화 가능’ 답변은 이 후보의 적지(敵地) 격인 호남ㆍ제주에서 26.1%로 가장 높게 나왔다.


李·鄭 구도로 가면 鄭 압독적 우세

“정몽준 의원으로 단일화될 경우 이 후보와 정 의원 가운데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조사대상의 절반이 넘는 54.2%가 정 의원을 지목했다. 이 후보는 31.7%에 그쳤고, 무응답층은 14.1%에 달해 정 의원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에서만 이 후보(46.8%)가 정 의원(43.6%)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을 뿐 20~40대에서는 정 의원이 ‘더블 스코어’ 차이로 이 후보를 눌렀다. 지역별로도 호남ㆍ제주의 80.2%를 비롯, 대부분의 지역에서 정 의원에게 표를 준 반면 영남권과 강원지역에서는 단일화가 돼도 이회창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도시와 중ㆍ소도시, 직업과 소득 수준별 조사에서도 별다른 차이 없이 대부분 정 의원에게 높은 지지를 보냈다.

다자간 대결 시 “지지후보가 없다”고 답한 무응답층에서도 단일화만 된다면 정 의원을 밀겠다고 응답한 층이 33.7%로 이 후보 지지(10.4%)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또 다자간 대결 시 권영길 후보와 이한동 의원을 지지하던 유권자들도 후보 단일화 시 45.1~60.0%가 정 의원을 택해 이 후보(12.0~15.4%)를 외면했다.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정 의원 단일화 시 ‘쾌속 순항’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 정 의원 측을 비롯,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는 세력들의 입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회창 3자 구도 유지에 총력 쏟을 듯

정몽준 의원으로 단일화 되면 정 의원이 이회창 후보를 적잖은 표차로 따돌리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노무현 후보는 단일 후보로 나서더라도 이 후보에게 오차범위내에서 뒤처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회창 후보가 40.5%이고 노무현 후보는 39.2%였다.

여기에다 무응답층이 20.3%에 달해 여론조사 내용을 선거 후의 결과와 비교했을 때 무응답자 중 통상 야당성향의 표가 더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두 후보간 대결에서는 이 후보의 우위를 점치는 분석이 우세하다.

연령별로는 20~30대에서 노 후보 지지가 41.4~50.0%로 이 후보(22.2~31.6%)보다 월등히 높았지만 40대이상 고연령층에서는 이 후보(49.1~58.1%)가 노 후보(31.6~33.6)를 멀찌감치 앞서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또 대도시는 이 후보, 중ㆍ소도시와 군ㆍ읍면 등지에서는 노 후보가 앞섰다.

지역별로는 이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낸 영남ㆍ강원지역(53.6~70.6%)과 노 후보가 ‘싹쓸이’ 하다시피한 호남ㆍ제주(80.1%)를 제외하곤 나머지 지역에서는 거의 대등한 결과가 나타났다. 서울에서는 37.6%대 34.9%로 이 후보의 우세, 인천ㆍ경기와 충청권에서는 각각 4.4%포인트와 1.2% 포인트 차이로 노 후보가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다자간 대결 시 권영길 후보와 이한동 의원을 지지하던 층에서도 단일화 시 노 후보 측으로 더 많이 기울었고, 무응답층도 25.7%대 16.0%로 노 후보 쪽에 무게를 두었다. 이에 따라 정 의원 중심의 후보 단일화파에 맞서 이 후보는 3자구도 유지를, 노 후보는 본인 지지율 상승에 더욱 안간힘을 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염영남기자

입력시간 2002/10/29 17:19


염영남 libert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