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반 화장품?!…놀라운 효능

미백효과·피부세포 재생에 탁월, 건강식품등 신종보약으로 각광

‘먹고 바르고 또 보관하고’

사람(人)의 태반이 헬스ㆍ뷰티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출산 후 버려지던 태반과 탯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국내외에서 태반을 통한 뼈나 신경 세포 조직 배양이 연구가 한창인 가운데 사람 태반을 첨가한 화장품과 영양제 등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자녀와 가족을 위해 생명보험 하나를 더 드는 셈 치고 제대혈(탯줄 혈액)을 냉동하는 사람들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고함량 인태반 제품 수입 늘어

30대의 주부 최강희(33)씨는 9월달 말 태반을 원료로 하는 수입화장품을 구입했다. 최씨는 “남편이 해외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면서 선물해준 태반화장품을 사용했더니 피부가 몰라보게 고와졌다”며 “이 화장품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국내에 수입된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연락처를 수소문해 주문했다”고 말했다.

태반 원료의 미용화장품을 구입하려는 여성들이 급증하고 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태반 화장품은 연예인들과 일부 부유층 사이에서만 암암리에 고가로 쓰여온 고급 미용제품. 최근 일부 수입사들이 비누 샴푸 로션 등 태반화장품을 국내에 들여오면서 태반화장품 ‘붐’을 조성하고 있다.

수입사인 ㈜케이씨비즈넷(KCBiznet,(02)3487-3723)은 멕시코 최고의 생명공학연구소 라리오스(LARIOS) 제약이 개발한 태반 화장품 ‘닥터 알프레도 에스코토(Dr. Alfredo Escoto)’를 9월말부터 국내에 선보였다.

기존 제품보다 고순도, 고함량의 인태반을 함유하고 있어 피부 재생 및 미백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이 제품의 주성분인 인태반 추출물과 콜라겐은 진피층에 빠르게 흡수돼 피부 세포를 재생시키고, 피부를 맑고 탄력 있게 개선 해 준다고 업체측은 설명하고 있다.

크림(39만원)과 비누(6만원)를 포함한 세트 한 개가 45만원으로, 60~100만원 대인 기존 제품 보다 저렴하다. 특히 천연 진주 추출물을 첨가, 기존 태반 수입 제품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피부 당김 현상을 없애고, 미백 효과를 더욱 극대화 했다는 게 장점이다. 국내 임상 결과에서 이 같은 효능이 입증 되었으며, 현재 식품의약청에 효능 검사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헬스넷코리아(taebancosmetic.com)에서 수입ㆍ판매하는 ‘닥터 카를로스 미야레스 카오’는 쿠바산 제품이다. 더모트로 픽 크림은 48만원, 더멀 바이오액티베이팅 비누는 1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프랑스, 영국, 이태리, 독일, 일본 등 전세계 36개국에서 고가에 팔리는 제품이다. 씨에이팜(placntra.com)은 임신 후 갈라지는 배와 허벅지 등에 발라주는 튼살 크림과 비누 등을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태반 화장품은 미용 그 이상의 기대 심리를 부풀리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태반신약개발, 제대혈 보관도 급증

태반은 약재와 건강보조 식품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자양 공급, 혈행 신진대사 촉진, 세포 부활, 갱년기 증상 완화 등에 효험이 크다는 태반약은 신종 ‘유행 보약’으로 부상했다.

태반의약품인 ‘이라쎈’으로 유명한 한국마이팜제약(my-pharm.co.kr)은 이라쎈의 9월 한 달 매출액만 5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약은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 대표팀 선수들이 복용해 경기시 펄펄 날 수 있는 뒷심이 됐다는 소문이 돌면서 영양보급ㆍ활력강화제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제약사 이원갑 약사는 “태반 융모조직의 가수 분해물과 비타민 B군을 배합해 수술 후 회복기 환자와 임신ㆍ출산 후 산후조리, 그리고 허약체질자에게 특히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신세대 부모들 가운데는 ‘제대혈 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제대혈이란 산모와 태아를 연결하는 탯줄과 태반에서 채취되는 혈액. 직계 가족이 혈액 관련 난치병이나 암 등에 걸렸을 때 치료용으로 사용 가능해 전문기관에 보관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1996년 국내에 첫 소개된 이래 제대혈 보관은 정착 단계로 접어들었다. 각급 종합병원에서 제대혈 공여 은행을 운영 중이고, 라이프코드, 히스토스템 등 의사들이 중심이 된 바이오 벤처기업이 운영하는 제대혈 은행도 날로 성황이다.

월드컵 스타 이을용을 비롯해 이재룡ㆍ유호정 커플, 개그맨 남희석, 이성미 등이 제대혈을 보관하고 있다. 라이프코드의 경우 15년 기준으로 125만원의 보관비를 지불해야 한다. 라이프코드 유은경 대리는 “국내에서 제대혈 조혈모세포의 이식은 20여 차례 시술되었으며, 이식과 채취가 손쉬워 앞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제대혈 보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태반…한방에선 기 보강에 특효약

임산부의 자궁벽에 발생하는 장기로, 보통 ‘아기방석’ 혹은 ‘아기집’으로 불린다. 혈관조직이 풍부한 원반형 물질이다.

태아의 영양섭취와 호흡, 배설 등이 모두 태반을 거쳐 이뤄진다. 또 태반은 인체에 필수불가결한 각종 물질을 탯줄을 통해 태아에게 공급한다. 폐기물 관리법상 태반은 감염성 폐기물로 분류돼 원칙적으로 폐기처분하게 돼 있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버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제약사는 태반을 가공해 질병 치료용으로 판매할 수 있다.

한방에서는 수천 년 전부터 태반을 건조시켜 ‘자하거(紫何車)라는 약명으로 사용해왔다.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은 기혈(氣血)과 정(精)을 보하는 뛰어난 효능 덕분에 정기가 약해졌을 때 쓸 수 있는 특효약으로 소개하고 있다.

현대 의학도 태반을 신진대사를 왕성하게 해주는 물질로 보고 있다. 출산 또는 수술 후 피부와 점막을 원상회복시켜주고 유선 발육을 촉진해 젖 분비를 원활하게 해준다. 또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갱년기 장애, 냉증, 생리불순 치료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2002/11/01 18:36


배현정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