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불의를 거부한 그 여자의 용기


■도미니카의 붉은 장미, 원 킬

실화를 바탕으로 한 두 편의 TV 영화가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여성의 용기, 정의감을 감동적으로 전해준다.

마리아노 바로소 감독의 2001년 작인 <도미니카의 붉은 장미. In the Time of the Butterflies>(15세,폭스)는 1938년에서 1960년까지의 도미니카 공화국이 무대다.

당시 도미니카는 1930년에 집권한 레오니다스 트루힐로 장군의 독재 정권이 기승을 부리던 시기였다. 성직자, 귀족, 지식인, 언론까지 장악하여 반대자를 무조건 죽이면서 정권을 유지해가던 트루힐. 무려 3만명을 처형했다고 한다.

줄리아 알바레즈가 쓴 소설을 원작으로 한 <도미니카->는 1960년에 처형된 미라발가 세 자매의 투쟁 과정을 감동적으로 전한다. 부유한 농장주의 딸로 태어나 당시로서는 특권층이나 누렸던 고등 교육을 마친 이들은 아버지의 부당한 죽음을 통해 현실에 눈을 뜨고, 온 가족을 위험에 빠뜨리면서까지 정권에 대항한다. 갖은 고문과 독방 수감, 그리고 구타로 인해 이들 자매가 살해된지 6달만에 트루힐로는 암살된다.

이들이 사탕수수밭에서 맞아죽은 11월 25일은 라틴 여러 나라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에 반대하는 날로 정해 기리고 있다는 자막이 흐른다.

빼어난 미모와 지성 때문에 트루힐로의 눈에 띄게된 미라발가의 차녀 미네르바 역을 셀마 헤이엑이, 미네르바를 정복하지 못한 화풀이로 자매의 아버지와 세 자매 살해 지시를 내리는 독재자 트루힐로 역을 에드워드 제임스 올모스가 연기한다.

그외 장녀 파트리아 역에 루미 카마조브, 3녀 마테 역에 미아 마에스트로, 미네브라의 첫사랑 리오 역에 마크 앤서니 등 남미 출신 스타들이 열연한다. 미라발가 세 자매의 사망 40주기를 기리기 위해 제작된 <도미니카->는 2002년 아메리칸 라틴 미디어 아트 어워드에서 TV 부문 최우수 작품상과 여자배우상을 받았다.

크리스토퍼 메놀의 2001년 작 <원 킬 One Kill>(15세, 파라마운트)은 현대 미국 해군 기지가 무대다. 군은 개인보다 집단의 명예, 원칙, 명령, 상하 관계를 중시하는 곳이다. 이런 집단의 폐쇄성이 개인의 인권을 짓밟기도 한다는 현실을 고발한 영화로 <어 퓨 굿맨> <두 여자의 사랑> <장군의 딸> <하이 크라임> 등이 있었다.

<원 킬>은 여군이 막강한 군대 조직에 맞서 싸운 실화극이라는 점에서 <두 여자의 사랑>과 비교된다.

타고난 군 체질 때문에 남편과도 헤어졌을 만큼 메리 제인 오말리 대위(앤 헤이시)는 사소한 규칙 하나 어긴 적이 없는, 체력이나 지휘력에 있어서도 남성을 능가하는 군인이다. 15년의 군 생활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충실하고 의욕 넘치는 군인으로서 어린 두 자녀와 함께 영내에서 출퇴근하며 수송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런 오말리 대위가 넬슨 그레이 소령(샘 셰퍼드)을 소총으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다. 술에 취한 그레이가 칼을 들고 새벽 4시에 무단 침입하는 바람에 벌어진 정당 방위였다는 오말리의 주장.

그러나 그레이는 35년간 베트남전을 비롯한 미국의 모든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전쟁 영웅이었고, 그레이의 오랜 친구이자 오말리의 직속 상관인 폴린 대령은 오말리와 그레이의 사이가 나빴던 점을 들어 계획 살인이라고 주장한다.

수사를 통해 오말리와 그레이가 연인 사이였으며, 그레이에게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오말리가 관계를 끊으려 하자 그레이가 매달렸다는 사실이 밝혀지는데 군은 이를 은폐하려 한다.

옥선희 비디오, dvd 칼럼니스트

입력시간 2002/11/01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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