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행복의 발견


■행복의 발견
스튜어트 매크리디 엮음/ 김석희 옮김/ humanist 펴냄

행복을 보석처럼 캐낼 수 있을까?

앤서니 케니 영국 아카데미 원장, 왕 케핑 베이징외국어대 교수, 다우드 알리 런던대학 동양ㆍ아프리카학부 교수 등 동ㆍ서양의 역사 철학 심리 등을 전공한 학자 11명으로 구성된 ‘행복탐사대’가 행복 캐기에 나섰다.

이들은 ▦고대 인도의 니르바나와 미소짓는 부처가 던진 행복의 메시지는 무엇인가 ▦베일 속에 가려진 수피의 행복 연금술이란 ▦성 프란체스코는 왜 ‘고딕 스마일’이 행복의 절정이라고 했을까 ▦동양의 유ㆍ불ㆍ선이 추구하는 행복은 무엇인가 등 15개의 주요 테마를 탐사했다. 결과는 다소 실망스럽다.

현대인의 행복을 다룬 앤서니 케니 원장은 '행복 탐사'의 종착점이 결국 출발점과 맞닿아 있음을 고백하고 있다.

“교육 수준과 감수성이 높아지면 욕망도 그만큼 많아지고, 그에 따라 욕망을 모두 만족시킬 가능성은 점점 줄어든다. 교육과 해방은 한편으로 행복에 도움을 주지만, 또 한편으로는 행복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충만한 삶이라는 의미에서 행복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욕망의 충족이라는 의미에서의 행복해질 가능성을 줄이게 된다.”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행복이란 것 자체가 하나의 실체라기보다는 저 마다의 색과 향을 가진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고대 인도의 철학과 종교에서는 욕망과 욕심에서 벗어나야만 행복을 얻어지는 것으로 여겼고,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는 신의 뜻을 받아들여야만 찾을 수 있는 것으로 이해했다. 중국에선 복(福)을 행운 또는 신들과 화합 등으로 해석했고 그리스어 낱말인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는 행복이란 뜻 이외에 최고의 생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책에는 고대 그리스 철학, 중세 기독교, 유대 신비주의, 인문주의, 공리주의 등 서양정신사의 행복관은 물론 인도, 중국 등 동양의 철학ㆍ종교에 깃든 행복에 대한 성찰의 여정이 담겨 있다.

입력시간 2002/11/01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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