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소후보 "우리도 할 말 있소] "노·정 후보는 나보다 정치후배"

■우리겨레당 김옥선 후보

남장(男裝) 여성 정치인으로 유명한 김옥선 우리겨레당 후보는 3선 경력의 중견 정치인으로 여성 중에서는 원로급에 속한다. 7대 총선에서 여당인 공화당의 부정선거에 맞서 대법원의 당선 번복 판결을 받아 33세에 등원했으며, 9대 국회에서는 유신철폐 발언으로 이른바 ‘김옥선 파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정치해금이 풀린 12대 때 금배지를 딴 후 1992년 김영삼 후보가 당선된 제14대 대선에 무소속 후보로 처음 출마해 8만6,292표를 획득, 7명의 후보 중 6위에 올랐다.

또 조 순 후보가 당선된 95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무소속으로 나와 9명의 후보 중 6위를 차지했다. 주로 무소속으로 큰 꿈에 도전했던 김 후보는 이번에는 우리겨레당을 창당해 9월27일 프레스센터에서 출마선언을 했다.

김 후보의 출마의 변. “이젠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도 여성 대통령이 나와 국민을 위한 깨끗한 정치를 펴야 합니다. 여성 정치인으로 훈련된 정치인이 지금 누가 있습니까. 21세기에는 여자 대통령이 나와 그간 남성 위주의 정치에서 잘한 것과 잘못한 점을 가려 새로운 패턴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미혼 여성인 점도 깨끗한 정치를 펼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라고 그는 강조했다.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주변 정리를 못하지 않았습니까. 자식들이 줄줄이 구속되기도 하고… 또 지금 유력 후보도 아들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는데 나는 남편도 자식도 없기 때문에 훨씬 자유로운 상태에서 정치를 펼 수 있지요” (웃음)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는 언론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부터 터뜨렸다.

“빅3을 운운하는데 정말 자존심이 상해요. 허깨비들의 놀음에 숭고한 우국충정이 짓밟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빅3가) 개인적으로는 모두 훌륭한 분들이지만 나라가 정말 어려울 때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내가 민주화를 위해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고생할 때 그들은 호의호식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언론에서 그들만 집중 조명하고 있어요. 언론이 정당하게 나를 다른 후보와 같이 예우해 준다면 당선권에 드는 기적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는 3류 후보군으로 분류할 바에는 아예 쓰지도 말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선거전략으로 그는 절반에 달하는 여성과 30~40대 젊은 층, 사회의 소외계층을 지지기반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중산층 없이 극소수의 상류층과 대다수의 하류층으로 갈라져 있습니다. 지금은 침묵하고 있지만 하류층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나는 상대적으로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과 남성위주의 사회에서 활동을 제약받는 여성, 그리고 나라를 이끌어갈 젊은 계층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어요”

주요 공약을 묻는 질문에 역대 정권에서 수행한 정책을 엄밀히 분석해 잘한 것은 계승ㆍ발전시키고 그렇지 않은 것은 과감히 폐기하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교육과 복지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입법ㆍ사법ㆍ행정의 3권분립에다 교육을 포함시켜 4권분립이 이뤄져야 교육입국으로서의 초석을 만들 수 있지요.

또 노인전문병원과 아동전문병원을 전국 곳곳에 만들어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습니다” (그는 이 대목에서 만일 대선에서 떨어지더라도 복지문제는 필생의 업(業)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노ㆍ정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서는 “그 분들은 정치적으로는 나보다 후배아닙니까. 참신한 정치를 해야 할 분들이 너무 전근대적인 방법을 쓰려고 한다는 게 한심스럽습니다. 왜 독자적으로 못합니까. 오늘의 비전을 갖고 내일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진정한 정치인의 자세겠지요”라고 혹평했다.

입력시간 2002/11/0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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