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소후보 "우리도 할 말 있소] "서비스 대통령으로 국가에 봉사"

■노인권익보호당 서상록 후보

삼미그룹 부회장에서 롯데호텔 견습 웨이터로 변신, 화제가 됐던 서상록씨가 노인권익보호당을 창당해 대통령 후보로 나서면서 또 한번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비스 대통령’을 표방하는 서 후보는 “여의도에서 썩어빠진 까마귀 떼들을 다 몰아내야 진정한 정치개혁이 이뤄진다”며 기성 정치권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내비쳤다.

서 후보의 출마의 변을 들어보자.

“정치판을 보다보니 정말 열불이 납디다. 국회는 범법자 집단이에요. 제일 썩은 게 제일 꼭대기에 있는 셈이죠. 교통질서만 놓고 봅시다. 여의도에 가보면 국회의원 차량들이 버젓이 당사 앞에 불법주차를 하고 있어요. 그런 그들이 무슨 질서를 운운한단 말입니까.

또 한 지역에서 부정선거로 쫓겨난 사람이 다른 지역에서 버젓이 출마를 하곤 해요. 이명박 서울시장도 그런 경우 아닙니까. 얼마 전에는 정당끼리 국회의원을 서로 꿔주고 그러더군요. 탈당하려면 배지를 떼고 해야죠.

도저히 상식에 안 맞는 정치에요. 택시기사가 나오면 어떻고, 웨이터가 출마하면 어떻습니까. 이런 내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들을 위해 국가에 봉사하겠다는 순수한 일념에서 출마하게 된 겁니다”

서 후보는 당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누가 나보고 떨어지면 어떡할 거냐고 하던데, 그때 일은 그때 가서 걱정하면 됩니다. 당선이 중요한 게 아니고 내 말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조하느냐가 중요해요. 내가 대통령이 안돼도 괜찮습니다. 내 주장이 80%정도만 관철되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불만이라면 언론이 공정하게 후보들의 주장을 보도하지 않는 점에 있어요. 전국의 웨이터 표만 합해도 125만표는 될텐데…”

그는 주요 공약에 다소 과격한 내용을 담았다.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정치인 없애기 ▦사법시험을 폐지하고 변호사 수임료를 10만원대로 낮추기 ▦북한에 살고 싶어하는 노인들에게 이주의 자유 허용하기 ▦대선거구제 도입 및 단체장 공천 금지 ▦경찰 기소권 부여와 호주제 폐지 및 취업연령 철폐 등이다.

서 후보는 차기 대통령 선택은 경제적인 논리로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표이사입니다. 국민 1명이 1주씩을 갖고 있는 거에요. 그런데 ㈜대한민국 대표이사 자리에 조직폭력배 두목 같은 사람을 앉혀서야 되겠습니까. 하지만 난 조직도 없고 부하도 없어요. 그러니 (당선이 되면) 내게 충성하는 사람이 아닌 나라에 충성하는 사람을 뽑아 쓸 수 있다는 얘깁니다”

기존 정치판에 극도의 불신감을 가진 서 후보는 ‘빅 3’ 후보들에게도 독설을 내뱉었다. “이회창 후보는 대쪽인줄 알았는데 아닙디다. 왜 부정한 사람에게 공천을 주냐 이겁니다. 그러다가 마음에 안 들면 또 다 쫓아내지 않습니까. 지금 서청원 대표도 5년 전에 ‘이회창 후보는 국군통수권자 자격이 없다’고 하더니 어떻게 다시 손을 맞잡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정몽준 의원도 그래요. 기업이 망해도 주인은 수천억원을 가질 수 있다는 게 말이 됩니까. 현대는 망해 국민세금으로 40조원을 퍼부었는데 어떻게 고 정주영씨 일가는 수천억원을 갖고 있습니까. 또 노무현 후보를 찍을 바에는 차라리 권영길 후보가 나아요.

권 후보는 사상이든 무엇이든 자기 하고픈 말은 하고 있지만 노 후보는 ‘이러면 표 떨어진다 저러면 표 떨어진다’고 하니까 많은 것을 감추는 데 급급하고 있어요. 대통령 후보가 왜 자기 철학을 그대로 얘기하지 않는 겁니까”

입력시간 2002/11/0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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