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소후보 "우리도 할 말 있소] "옥좌는 하늘에서 내리는 것"

■민주광명당 명승희 후보

우리겨레당 김옥선 후보와 함께 또 하나의 여성 후보인 민주광명당 명승희 총재는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 국민회의 당무위원 출신이다. 그는 유명 역술가인 심진송씨가 “명(明)씨 성을 가진 여성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해 한동안 화제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명 후보는 이를 의식한 듯 “옥좌(대통령 당선)는 하늘에서 주는 것”이라며 “빅 3 후보는 근소한 표차이로 모두 패배하고 ‘어머니 정치’를 희망하는 사람들에 의해 대선 1개월 전인 11월 중순부터 나의 지지율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한껏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또 언론이 유력 주자만 집중 조명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한 뒤 “군소정당에게도 기회를 줘야 하고 소신을 밝힐 기회를 줘야 한다”며 “그것을 막는다면 민주주의가 아닌 독재정치나 다름없다”라고 비판했다. 사단법인 대한무궁화중앙회 회장인 명 후보는 1984년 무궁화 여성중앙회를 창설한 이래 무궁화 헌수 및 홍보활동에 매진해 왔다. 약사인 남편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

명 후보의 출마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일제 강점기 때 천시받은 무궁화 꽃에 대한 역사를 바로 잡고 후손들에게 제대로 알리기 위해 나서게 됐습니다. 다음은 현실 정치 문제입니다. DJ 정권에 많은 기대를 했지만 동서화합에 실패하더군요. 더 이상 이런 패거리 정치를 펴는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판단해 어머니의 마음으로 포용하고 헌신할 생각으로 결심했습니다.”

당선 가능성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외국의 예를 먼저 들었다. “인도에도 간디 총리가 있었고 영국에는 대처 총리가 있었습니다. 필리핀에도 여성 대통령이 있어요. 이젠 우리나라에도 여성대통령이 필요합니다. 현 정치를 혐오하는 70%의 국민은 오물정치를 행주치마로 깨끗이 닦아달라는 의미에서 나를 지지하게 될 겁니다”

그는 주요 공약으로 ▦기초단체장 임명제 환원 ▦의약분업 완전 폐지 ▦구 의회 해산 ▦행정부 축소 및 각료 선임 내부 승진 원칙 ▦국회의원 무 보수제 도입 ▦공무원 비리에 대한 공시시효 철폐 및 구속수사 원칙 등을 내세웠다.

명 후보는 선거전략으로 물밑에서 유권자들을 개별 접촉하는 ‘각개약진’식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스컴에서 썩은 상품만 자꾸 내비치는데 어떡하겠습니까. 혼자 뛰어야지요. 일반 국민을 만나보세요. 언론에서는 왜 부패의 온상인 자들만 비추느냐고 불만이 대단합니다. 군소정당이란 게 이렇듯 서러운 겁니다. 하지만 나는 평생을 남을 위해 살아왔습니다. 전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에요. 또 나는 불자이므로 불심만 모여준다면 당연히 이길 수 있습니다”

그는 전직 대통령들에게는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준 반면 빅3 후보는 싸잡아 비판했다.

“고 이승만 대통령은 독립운동을 위해 헌신했던 분이고 고 박정희 대통령은 근대화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전ㆍ노 전 대통령은 군인으로 나라에 충성한 공이 있으며, YS와 DJ는 민주화를 이룩한 분들이죠. 그러나 지금의 세 후보는 해놓은 게 뭐 있습니까. 실세 계열에 속해 있었거나(이회창 후보), 대통령한테 아부만 했거나(노무현 후보), 돈만 있는 후보(정몽준 의원)가 아닙니까”

입력시간 2002/11/0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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