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스쿨] 산후 비만

주부 K씨는 결혼 전에 키 160cm에 몸무게 45kg으로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곤 하였다고 한다. 3대 독자 외동 아들 집안의 남자와 결혼을 한후 첫 3년째까지 임신이 안되어 무척 고민을 하다 어렵게 임신이 되었다고 한다.

자손이 귀한 집안이라 임신 초기 유난히 입덧이 심하여 오히려 체중이 3kg 정도 줄었다. 이후 유산을 우려해 바깥 출입도 자제하고 기름지고 맛있는 음식만 먹었다고 한다.

그 결과 3~6개월에 10kg, 마지막 3개월 동안에도 무려 15kg가 늘었다고 한다. 분만은 안전하게 하기 위하여 제왕 절개술을 시행하였고 이후 거의 1달간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 1달 후에도 풍이 걸린다고 하여 3개월 가량 거의 운동도 안하고 집안에 있었다.

이 결과 불어난 체중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고 임신전에 비해 10kg 정도 늘어난 상태로 있다가 역시 둘째를 임신하였는데 거의 유사한 과정을 거쳐 10kg 정도 늘어난 후 필자에게 찾아왔다.

보통 임신 말기에 정상적인 체중 증가는 10~13kg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최근 평균 체중 증가가 급격히 늘고 있어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 여성의 평균 체중 증가가 14kg이었는데 최근 보고에 의하면 15~16kg이라고 한다.

임신이 되면 무조건 잘 먹고 편히 쉬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영양가 있는 음식을 과잉으로 섭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예전에는 아이는 작게 낳아서 크게 키우라는 말처럼 임신 중에는 특별히 영양 섭취에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생활 여건이 좋아지면서 요즘은 임신 중에 자신의 몸을 끔찍하게 생각하는 여성들이 많아져 뱃속의 아이를 위한다면서 영양분이 많은 음식을 과다하게 섭취해 체중을 지나치게 늘린 결과이다.

이와 더불어 너무 마른 상태에서 입덧이 심해지면 몸이 에너지 절약형으로 바뀌어 영양을 지방으로 저장하려는 체질로 변하기 때문에 급격한 체중 증가를 가져오게 된다.

즉 임신 중의 체중 증가는 아기의 무게뿐 아니라 임신 기간과 수유 기간 중에 많은 에너지의 소비가 있기 때문에 그에 대응하려는 자연적인 현상으로, 식욕이 증가하고 소화 흡수 기능이 촉진되는 것이다.

따라서 체지방이 축적되고 이것이 과잉으로 될 때 비만이 된다. 일반적으로 출산 후 체중이 바로 정상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자궁 내에 태아 부속물이 남아 있고 몸이 부어 있기 때문에 분만 후 3개월 이상이 지나야 정상 체중으로 돌아온다.

전체 산모의 40% 정도가 체중이 임신 전보다 증가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출산 후 6개월이 지나도 원래의 체중보다 2~3kg 이상이 증가된 경우는 산후 비만이라고 보아야 한다.

모유를 먹이지 않는 산모는 산후 비만의 위험 인자를 가지고 있다. 체내 에너지 소비량의 감소로 인해 비만이 유발되는 것이다.

또한 25세 이전에 첫 출산을 할 경우 비만이 될 확률이 1.5배, 다산(3명 이상)을 하면 비만 위험이 2, 3배로 높다고 하며, 특히 친정어머니가 비만인 경우, 산모가 당뇨병인 경우, 난산이나 제왕절개를 한 경우, 임신 후 입덧이 심한 경우, 쌍생아를 출산하는 경우가 주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산후 비만은 출산 후, 우울증까지 오는 경우에 더욱 심해진다.

출산 후에는 뱃살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임신을 하면 점차적으로 커가는 태아를 보호하고 영양을 저장하려고 우선적으로 복부에 지방이 쌓이면서 복부 근육이 팽창되고 피부가 늘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출산 후 늘어난 근육과 축적된 지방이 제거되지 못하면 복부 비만이 된다. 하지만 평소 몸이 건강하고 근육과 피부의 탄력성이 좋으며 복부 혈액순환이 잘 되는 사람은 출산 후 정상으로 되돌아오는 시기가 빠르며, 산후 복부 비만이 되지 않는다.

즉 몸이 약하고 근육과 피부의 탄력성이 낮고, 복부 혈액 순환과 지방 대사 순환이 잘 되지 않는 사람이 산후 복부 비만이 된다. 특히, 임신 전부터 복부에 지방이 많았거나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이 그럴 가능성이 높다.

제왕절개를 하면 복부의 혈액 순환과 지방 대사에 장애가 생기기 때문에 아무래도 자연 분만을 한 경우보다는 복부 비만 정도가 높다. 물론, 자연 분만이라고 하더라도 몸이 약해지거나 복부 근육이 약해져 복부 혈액 순환과 지방 대사 순환 기능이 떨어지면 복부 비만이 되기 쉬운 체질로 변한다. 임신 중에 비만이면 태아 역시 덩달아 과도 성장이 되어 출산시 난산, 임신중독증이나 임신성 당뇨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

입력시간 2002/11/0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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