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세상] 성유리, 예쁜것도 죄?

과거에 미장원이 연예인들에 관한 온갖 소문들의 진원지요 발원지였다면, 요즘은 단연코 인터넷 연예 게시판이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때론 소문과 진실이 뒤섞여 진위를 파악하기 힘들지만, 그 어떤 신문지상보다 더 사실적이고 생생한 팬과 안티(anti)의 한판 공방이 펼쳐지는 곳, 네티즌의 살아있는 반응을 엿볼 수 있는 인터넷 연예 게시판으로 들어가 보자.

성유리(21)가 괴롭다.

가요계의 대표적인 아이돌 여성 그룹 핑클의 멤버이자 그 청순한 이미지와 뛰어난 미모로 발군의 인기를 자랑하며 이제는 MC 및 연기자 겸업을 선언한 그녀가 10월 마지막 주 네티즌들의 입방아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대표주자가 되었다.

사건의 발단은 한국인으로 의심되는 한 네티즌이 미국의 팝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 팬 페이지(www.bs4eternity.net)에 성유리의 동영상을 올리면서 시작되었다.

그 동영상은 몇 년 전 핑클의 콘서트에서 개인기 스페셜로 성유리가 브리트니의 ‘Baby one more time’ 을 부르는 내용으로, 그 네티즌은 “가창력은 둘째 치고 영어발음이 아주 한심하다”며 비난했는데, 이 부분이 바로 국내 네티즌들의 원성을 사게 된 것이다.

이에 네티즌들 사이에선 이내 “가창력이 아닌 외모 지상주의의 가요계 풍토가 빚어낸 비극이다” “ 영어발음을 문제삼는 외국인들은 한국어를 잘하는가? 영어발음을 트집 잡는 것 자체가 코미디다” “성유리의 비방을 위해 급조된 안티페이지일 뿐이다, 과열반응하지 말자” “이러한 팬 페이지 자체가 나라망신 아닌가?” 등등의 설전이 오갔으며 곧 이러한 내용이 주요 스포츠지의 연예면을 장식하게 되었다.

성유리와 핑클의 소속사에선 그 팬 페이지가 한국인인 ‘안티 성유리’ 네티즌에 의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팬 페이지라며 급히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번지기 시작한 불길은 쉽사리 사그러들 것 같지 않다.

그렇다면 벌써 몇 년 전의 동영상이, 그것도 단순히 콘서트에서 개인기로 보여줬던 모창 장면이 이제와 또다시 화젯거리가 된 이유가 뭘까?

많은 연예계의 참새들이 추측하기엔 성유리의 행보에 그 단서가 있다. 10월 23일 성유리가 MBC의 간판 프로그램 중 하나인 ‘섹션TV 연예통신’의 MC가 된데 이어 11월 중에 방송되는 MBC 드라마 ‘배달의 기수’에서 여주인공으로 나오는데 불만을 품은 안티들의 반발심 때문이란 것.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 중엔 지난 5월 성유리가 SBS의 ‘나쁜 여자들’의 주연급으로 캐스팅 된 직후 갑자기 불거져 나온 데뷔전 사진 소동 등도 포함되어 있다. 이번 사건 또한 잘 나가는 성유리의 발목을 걸기 위한 안티의 소행이란 것이 대략적인 평이다.

인기가 많은 만큼 뒤따르는 구설수도 많아진다는 연예가, 성유리의 ‘안티 VS 팬’ 대결구도가 자못 흥미진진했던 한 주간의 연예가 게시판이었다.

김성 연예리포트

입력시간 2002/11/1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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