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세상] '꽃보다 남자' 꽃을 꺽어라

대만드라마 남자주인공 F4 향한 성토로 ‘후끈’

김동성-오노 사건으로 이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한국 네티즌들의 애국심이 요즘 또 다른 성토 대상을 향해 불을 뿜고 있다.

10월 25일부터 MBC에서 방영되고 있는 대만 드라마 ‘꽃보다 남자’와 드라마의 주인공들인 일명 F4 (사진 왼쪽부터 주효천, 주유민, 언승욱, 오건호)가 바로 그 대상이다.

‘꽃보다 남자’는 일본의 인기 만화 ‘꽃보다 남자(花より男子:오렌지보이)’를 원작으로 한 대만 드라마로 이미 지난 여름 케이블 TV인 ‘MBC 드라마넷’에서 ‘유성화원’이란 이름으로 방영되어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은 적이 있다.

당시만 하더라도 인터넷 연예 게시판엔 F4에 관한 각종 사진들과 기사들로 도배되어 만만치 않은 팬 세력을 과시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동시에 ‘중화권 스타의 역한류’라는 이름으로 각종 언론에 대서특필되는 것은 물론, 가수를 겸업하고 있는 그들의 음반이 국내 발매란 기회를 얻기도 하였다.

또한 케이블에서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사상 초유로 공중파 방송으로의 편입이란 성과를 얻어내었던 F4 와 그들의 드라마 ‘꽃보다 남자’ 였다.

그러나 공중파 방영을 앞두고 대반전이 일어났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인기절정이었던 대만 드라마와 대만 스타들, 그들에 대한 안티 세력이 급증한 것이다.

단순히 인기에 따른 질투심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은 ‘꽃보다 남자’의 첫 방영 시청률이 케이블 방송 때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게다가 몇 달 전과는 판이하게 연예가 게시판엔 “허접한 나라의 허접한 그룹” “질 낮은 딴따라” “공중파의 낭비” “F4를 좋아하면 모두 화교!” 등등의 비난 게시물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단 몇 달만에 이뤄진 갑작스러운 추락이다.

그들의 갑작스러운 추락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네티즌은 대만에서 불고 있는 ‘반한 감정’과 그에 반발한 ‘반중화권 감정’에 그 까닭을 두고 있다.

중화권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을 못마땅하게 여겼던 대만 방송인들의 집회와 그 선두에 섰던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여주인공이기도 한 서희원(27)에 대한 소식들, 월드컵과 아시안 게임에 대한 중화권 나라의 노골적인 반한 감정들, 한국 연예인들을 성형 중독증자들로 인식하고 있는 대만의 언론 반응들이 국내 네티즌들에 전해진 것 등이 분노를 촉발시킨 계기가 되었다.

그러다 급기야는 얼마전, 한 네티즌의 제보에 의해 탤런트 겸 가수인 F4가 한국의 H.O.T와의 유사점을 묻는 중국 언론에 “한국의 H.O.T 같은 수준 낮은 그룹과는 비교되기 싫다”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기존 H.O.T 팬들은 물론 대다수 한국 네티즌의 불붙는 ‘애국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

심지어는 ‘꽃보다 남자’의 여주인공 서희원이 한국의 위안부 할머니들을 욕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까지 제보되면서 당분간 그들에 대한 지지 세력이나 동조 세력들은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김성 연예리포트

입력시간 2002/11/1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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