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Sex Good Life] 성욕을 자극하라

인간은 누구나 주어진 문화에 영향을 받으면서 살고 있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가 시작되면서 유교문화 속에서 살아왔다고 하겠는데, 조선시대 후기에는 유교의 본산지인 중국보다 더 유교적 도덕과 관습에 집착하였다고 한다. 이제 시대가 바뀌어 우리의 사고도 많이 달라졌지만 노인들의 성생활은 아직도 논의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노인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노인들의 성 문제에 대한 활발한 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 의학적으로도 성생활을 하고 있는 노인들이 그렇지 않은 노인들 보다 삶의 만족도가 더 높은 것으로 밝혀져 성생활에 대한 노년층의 인식도와 삶의 만족도는 비례한다고 할 수 있다.

노인의 성생활에는 심리적ㆍ환경적 요소가 매우 중요하다. “다 늙었는데, 이제 와서 무슨 성생활이냐!”라고 본인 스스로 생각한다든지, 주위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노인들로 하여금 성생활을 포기하게 만든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학력이 낮거나 경제적ㆍ 사회적으로 하류층 여자들에게서, 또 폐경기가 지난 뒤에 많이 나타난다.

왕성한 성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욕을 자극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3대 가족이 한 지붕 아래에 같이 살면서 손자들과 함께 잠을 자야 한다면, 또는 분가해서 살더라도 방안이 지저분하고 고약한 냄새가 나는 환경에서는 성욕이 생길 수 없다.

만약 두 노인 부부가 밝고 온화하게 꾸민 집에서 자녀들과 떨어져서 산다면 문제는 달라질 것이다. 또한 부부 사이에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성에 대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성생활에는 배우자와의 직접적인 성교도 중요하지만 자위행위도 성생활의 중요한 일부분이다. 노인들 가운데 예상보다 자위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성들에게서도 자위행위는 건강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특히 폐경기 이후 자위 행위로 정기적으로 오르가슴을 경험함으로써 질 위축과 외부 성기의 장애를 줄일 수 있다.

신체적 기능이 젊은 사람들에 비해 저하된 노인에서는 육체적인 관계를 통한 성생활에 못지않게 서로간의 정신적인 교합을 통한 심리적인 일치감도 중요하다. 무리하게 삽입하기 보다는 부드러운 신체 접촉과 애무를 통한 육체적, 정신적 만족이 중요함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대구가톨릭의대 비뇨기과 박재신 교수

입력시간 2002/11/1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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