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도전과 신화] 일본인이 본 ‘삼성 맨’의 강점

삼성은 왜 강한 것일까?

일본 삼성에서 11년간 근무하다 퇴직 후 벤처회사 ‘미디어케어’사를 운영하고 있는 일본인 우치다 미쓰아키(37)씨는 그 해답을 ‘삼성 맨’에서 찾는다.

일본 주간지 ‘타카라지마’ 최신호(11월27일자)는 ‘일본을 추월한 삼성전자, 초고수익 경영의 비밀-한국의 초(超) 집단 삼성 맨의 실체’ 라는 기사 인터뷰를 통해 일본인이 체험한 삼성의 강점을 포착했다.

우치다씨는 “삼성맨은 언제나 변화를 필요로 하고 중시하는 의식을 갖추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오늘날까지 해 온 일들이 내일도 통할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의식이 대부분 삼성 직원들에게 침투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97년 외환 위기 직후 정리해고 바람이 불던 삼성 사내에 그 동안 본보기였던 ‘일본식 경영’이 ‘미국식 경영’으로 교체되는 거센 혁신의 태풍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교과서였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자각의 힘은 삼성의 강점이었다”며 “목표가 설정되면 변화의 흐름에 맞춰 일을 일궈내는 추진력은 특유(unique)의 ‘삼성 맨’ 근성”이라고 꼽았다.

스피드와 합리성을 두루 겸비한 ‘삼성적인 사고’는 삼성 맨으로 균형 감각이 얼마나 우수한지를 잘 보여 주는 사례라고 그는 지적했다.

우치다씨는 “‘기업은 곧 사람’이라는 경영 방침처럼, 삼성 직원들은 한국의 초 엘리트로서 ‘삼성 맨’으로 불려지는 특별한 프라이드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조직의 철저한 관리는 삼성이 타사와 차별되는 최대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삼성 맨들은 영업부문 이든 기술 개발 부문이든 경쟁사의 데이터는 모두 상세하게 암기하고 있다.

대략적인 숫자가 아니라 액정TV의 인치별 가격, 지역별 점유율 등 거기에 관련된 모든 사원이 마케팅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사원에게 너무 많은 정보를 주면 유출될 염려도 있다. 이러한 점에 대해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고 중요한 내용은 말해도 되는지 담당자에게 확인했다.”

우치다씨는 ‘삼성의 신화’가 계속 이어질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건희 회장은 인재육성이란 장기적인 안목에서 사원교육에 만만치 않는 비용을 쏟으면서 언젠가는 반드시 삼성에게 돌아오는 투자라는 큰 철학을 가지고 있다”며 ‘삼성 맨’을 만드는 인재육성의 열정이 바로 ‘삼성신화’를 이끌고 가는 중요한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장학만 기자

입력시간 2002/11/22 15:06


장학만 loca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