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데이트] '나미꼬' 이세은

SBS '야인시대'로 스타덤에 올라

“남자가 남자다운 강한 힘이 없다면 여자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요?”

SBS 인기드라마 ‘야인시대(극본 이환경ㆍ연출 장형일)’의 나미꼬 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이세은(22)이 ‘야인(野人)’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어린 시절부터 마음 속에 간직해온 이상형은 ‘자상하고 현명한 남자’였지만 이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생각을 고쳐 먹었다. “자상함은 기본, 박력이나 책임감도 필수”라고 욕심을 부린다.

이세은은 극 중에서 김두한에게 홀딱 반해 여러 차례 사랑 고백을 하는 등 절절한 사랑을 표현한다. 그러나 번번이 거절을 당하는 안타까운 짝사랑에 머문다.

실제 그녀도 짝사랑을 앓아봤을까. “스무 살 때 한 살 연상의 오빠를 짝사랑한 적이 있어요. 물론 남자들로부터 많은 사랑도 받아봤죠. 하지만 질질 끄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상대방이 저를 좋아해도 제가 호감을 느끼지 않으면 만남 자체를 피해버려요.”

김두한 역을 연기한 탤런트 안재모와의 열애설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그녀는 이 스캔들로 스포츠 신문 1면을 장식했다. “많이 속상해요. 하지만 인기에 따른 홍역쯤으로 여길래요.”


40회로 하차, 너무 아쉬워 눈물 펑펑

이세은은 12월 10일 ‘야인시대’에서 40회를 끝으로 중도 하차한다. 극 중에서 김두한(안재모)의 사랑을 얻기 위해 부정한 음모를 꾀하다 형부인 하야시(이창훈)에게 발각돼 일본으로 쫒겨가는 것. 그녀는 마지막 촬영을 끝내고 “너무 아쉬워 펑펑 울었다”며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야인시대’를 떠나면서 며칠 동안 심한 몸살을 앓았다. “태어나서 이렇게 아파 본 기억이 없어요. 한 달 째 앓아온 감기가 밤 촬영 등으로 더욱 악화된 데다, 드라마 도중 하차에 따른 ‘허한’ 마음의 병이 겹쳤던 것 같아요.”

‘나미꼬’ 역할은 그녀에게 그 만큼 큰 의미였다. “제 연기 인생에서 이런 멋진 역할을 또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친구들은 조그만 게 ‘센’ 척 한다고 놀리지만, 여린 여자의 몸으로 남자를 호령하는 강인한 캐릭터가 마음에 쏙 들어요.”

이세은은 이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진짜 일본인이 아니냐”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갸름한 얼굴에 유난히 도드라져 보이는 동그란 큰 눈을 가진 때문인지 그녀는 실제로도 일본 사람처럼 느껴진다. 인형 같기도 하다. 사진 촬영을 위해 아이보리색 니트 스웨터에 미니 스커트를 받쳐 입은 모습은 정말 깜찍했다.

“중학교 때는 머리를 짧게 커트치고 다녔어요. 그래서 사람들의 눈에 더 잘 띠었는지 연예인이 되라고 권유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어요. 길거리에서 연예인 매니저들로부터 명함 받는 일이 너무 당연하게 여겨질 정도였습니다.”

165cm의 키에 바람 불면 날아갈 듯 말라보이는 그녀의 몸무게는 47kg. 예상 외로 속살(?)이 있는 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40kg도 안 나갈 것처럼 여긴다고 푸념이다. 음식도 가리지 않고 두루두루 잘 먹는다. “먹는 거를 참 좋아해요. 먹는 것과 자는 것처럼 사람에게 에너지를 주는 일이 있겠어요? 문제라면 제가 직접 할 줄 아는 음식이 거의 없다는 거죠. 라면과 짜파게티, 계란찜 밖에 못 만들어요.”

화제를 돌려 어릴 적 꿈을 물어 보았다. “작가였어요. 지금도 습작하는 걸 참 좋아해요. 일기도 자주 써요.”

얼마 전에는 영화 시나리오를 써서 학교에 제출했는데 담당 교수로부터 대단한 칭찬을 받았다고 한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서 겪는 진로, 연애 등의 고민을 진솔하게 담는 ‘성장 영화’ 시나리오였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더 좋은 작품을 써서 ‘출품’도 하고 싶단다. 현재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다.


팬레터 봇물 “야인시대로 떴어요”

어릴 때부터 예쁜 마스크 덕에 모델 활동을 했지만 정식으로 연예계에 발을 디딘 것은 1999년 MBC 28기 탤런트로 뽑히면서부터다.

‘야인시대’에서 박인애 역으로 나온 탤런트 정소영과 동기다. 지난해 MBC 드라마 ‘뜨거운 것이 좋아’ 를 시작으로 ‘반달곰 내사랑’ 등에도 등장했고, KBS 시트콤 ‘동물원 사람들’에도 출연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 개그맨 박수홍 윤정수와 함께 KBS ‘주주클럽’을 진행한다. MC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데뷔 초 케이블 방송의 VJ로 활약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경쾌한 진행 솜씨를 자랑한다. “너무 떨지 않아서 ‘탈’”이라고 너스레를 떤다.

‘야인시대’로 뜨기 시작하면서, 그녀의 인터넷 팬 카페에는 회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방영 전 600~700명에 불과했던 회원이 최근에는 3만 명을 넘어섰다. 하루동안 무려 300여 통의 편지를 보내는 열성팬도 생겼다.

“팬레터가 오면 일일이 답장을 해주고 싶은데 촬영 일정 때문에 다 읽기도 빠듯한 형편이에요. 성원해주시는 많은 팬들께 너무 죄송하고 또 진심으로 감사 드려요. 앞으로도 잔꾀 안 부리고 정말 열심히 하는 연기자가 되겠습니다.”


“고마워요. 주호성 선생님!”

신세대 스타 이세은이 가수 장나라의 아버지 주호성에게 특별한 감사의 마음을 고백했다.

최근 MBC ‘야인시대’ 나미꼬 역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는 “주호성 선생님은 내 안의 숨은 끼를 끌어내 연예인의 길을 걷게 해준 은인”이라고 고마워했다.

이들의 인연은 이세은이 진선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98년, 연극영화과 대학 입시를 위해 주호성으로부터 개인 연기 지도를 받게 되면서 시작됐다. 주호성은 당시 연극 배우이자 뛰어난 실력의 연기 교사로 이름을 날렸다.

이세은은 “이때 주호성 선생님으로부터 연기가 얼마나 진지하고 위대한 작업인가를 배웠다”면서 “진짜 대단한 열정을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그러한 주호성의 뛰어난 연기 지도 덕분이진 그녀는 이듬해 원하는 대학(세종대 예술학과)에 무난하게 입학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 진로 문제로 주호성과 심한 갈등을 겪었다. 이세은이 연기자의 길을 포기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원하는 대학에도 들어왔는데 골치 아프게 연기자는 되서 뭐해”하는 생각이었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주호성에게 심한 꾸지람을 들었다. 그리고 주호성의 권유대로 ‘울며 겨자 먹기’로 MBC 28기 탤런트를 공개모집에 응시했다.

결과는 예상 외의 합격. “운이 좋았나 봐요. 일단 탤런트가 되고 일을 조금씩 접하다 보니 갈수록 욕심이 생기네요. 예전에 무용과 서예를 배울 때도 재능이 있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채 몇 달을 넘기지 못했어요. 그런데 연기는 3년째 하고 있잖아요. 제 자신도 몰랐던 가능성을 찾아주신 데 감사 드려요.”


  • 이세은 프로필
  • 생년월일 1980년 8월 31일 키: 165cm 몸무게: 47kg 가족사항: 2남 1녀 중 셋째 특기: 무용, 글쓰기 취미: 음악 감상, 영화 평론, 스타크래프트 게임 학력: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3년 데뷔: 2001년 MBC ‘뜨거운 것이 좋아’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2002/12/16 18:18


    배현정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