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맘 먹지 않고도 살 뺀다

먹고·불고, 붙이고… 이색 다이어트 백태

다이어트에 성공한 여자와 금연에 성공한 남자에겐 함부로 덤벼들지 말라는 우스개가 있다. 다이어트와 금연에 성공하기까지의 길이 멀고도 험난함을 빗댄 말이요, 동시에 둘 다 본인의 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임을 암시하는 말이기도 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대 여성의 67%, 30대 여성의 72%가 어떤 형태로든 다이어트를 경험했거나 현재 진행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 성공률은 의외로 낮다.‘비만한 사람의 체중이 바람직한 체중으로 감소되고, 감소된 체중이 적어도 5년 동안 유지되는 것’을 비만 치료의 정의라 할 때, 비만의 치료율은 암 치료율 보다도 낮은 셈이다.

하지만 좌절하기엔 이르다. 많은 여성들이 한번쯤 거쳐가는 다이어트라는 관문 통과에 도움을 주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이 대기 중이다. 믿거나 말거나 식의 허무맹랑한 다이어트 비법에서부터 상당히 신뢰가 가는 의학적 접근의 방법까지 목하 여인네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그 중 입소문으로 제법 널리 퍼진 이색 다이어트들을 모아 봤다. 유념할 것은 그 어떤 다이어트법도 단숨에 예쁘고 날씬한 몸매로 만들어 주는 요술 지팡이가 아니며 본인의 건강과 영양상태 등을 분석 후 믿을 수 있는 방법과 제품을 택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도 귀담아 두어야 한다. 다이어트 식품과 단식원은 제외했다.


맘껏 먹어 살을 뺀다? 황제 다이어트

마치 황제의 식사처럼 기름진 고기를 실컷 먹고도 살을 뺄 수가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이어트의 가장 고전적인 방법은 굶어 살을 빼는 것이다.

이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황제 다이어트는 탄수화물의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면 체지방이 분해되어 에너지로 사용되므로 체중이 줄게 된다는 논리이다. 한편에서는 몸의 수분이 줄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감량이라는 반박도 있다. 황제 다이어트 중에 피로감과 저혈압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하니 주의할 것.


오로지 한 가지 음식만, 원푸드(One Food) 다이어트

말 그대로 단기간에 한가지 음식만 먹어 살을 빼는 방법이다. 한가지 음식이라 해서 무턱대고 아무 음식이나 한가지를 먹는 것이 아니라 분유, 사과, 토마토, 감자, 벌꿀, 요구르트, 우유, 치즈, 건빵, 강냉이, 녹차, 미네랄 워터, 포도, 미역, 초콩 등이 원푸드 다이어트 해당 식품이며 보통 3일 내에 3Kg정도 감량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심각한 영향 불균형을 초래 할 수 있으므로 2주 이상은 절대 금물. 선천적으로 유당 소화 효소가 적은 사람에겐 우유나 분유 다이어트는 설사와 복통을 유발한다.


다른 건 다 참아도 밥은 먹어야 한다, 스즈끼 다이어트

절대로 밥은 굶을 수 없다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다이어트. 일본의 다이어트 전문가 스즈끼 박사에 의해 개발된 식단으로 밥과 다시마 국물 위주로 짜여져 있다. 충분한 탄수화물의 공급이 몸의 대사 기능을 향상시키고 식욕 중추를 정상적으로 돌려놓아 평균적인 몸매를 찾게 한다는 이론.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하고 체중 감소 폭이 크지 않다는 것이 단점이다.


풍선을 불면서 살을 뺀다, 풍선 다이어트

풍선을 힘껏 불다 보면 일시적으로 몸에서 열이 나거나 현기증이 남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풍선을 불면 평상시 보다 많은 양의 산소를 들이마시게 되므로 대사 작용이 활발해져 체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체온 상승은 지방이 체내에 쌓이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 풍선 다이어트의 요체. 하지만 무턱대고 풍선을 분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요령과 규칙이 있다.

다리를 어깨 넓이로 벌린 자세에서 반듯이 등과 가슴을 펴고 식사 전, 식사 사이의 공복에 2∼30회 불고, 이른 아침, 아침과 점심 사이에 각각 10회씩 불어 준다. 호흡기 환자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금물.


무의식을 끄집어내는 최면 다이어트

비만의 원인은 다양하다. 유전적 요인, 체질적 요인, 습관적 요인 등 여러 가지 원인들 중에 특히 심리적 요인으로 살이 찌는 사람에게 효과적인 방법이다. 유아기의 비정상적인 경험이나 식습관, 대인 관계의 스트레스에 따른 폭식 등 살이 찌게 되는 심리적 원인을 최면 상태에서 분석해 제거해 준다. 후최면 암시로 음식에 대한 혐오감을 갖게 하거나 집착을 없애 주어 지속적인 체중 관리도 가능하다고.


사상의학에 기초한 한방 다이어트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 등 체질에 따라 살 찌는 음식과 대처법도 다르다는 것이 한방 다이어트의 기본. 우선 환자의 체질을 분석하여 각 체질에 따른 처방을 내려준다. 복부 비만의 경우 아랫배의 지방에 전기침을 놓아 지방을 분해시키는 방법이 사용되기도 하며, 몸 속의 경혈점을 자극하거나 그 위에 반창고를 붙여 체중 감소를 유도하는 반창고 다이어트도 있다.


아니 웬 미라? 랩핑 다이어트

운동 할 때 몸에 주방용 랩을 칭칭 감고 하는 것에서부터 특수 액체로 적신 붕대를 전신에 감는 것까지 종류가 많다. 후자의 경우 체형 관리 전문업체에서 시술하고 있는데 특수 제작된 액체에 담근 붕대를 몸 전체나 살을 빼고자 하는 부위에 감아두면 체온이 떨어지면서 이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몸의 지방이 연소된다고 한다.

추위를 유난히 타는 사람에겐 참기 힘든 고통 일 듯. 체중 감소의 효과와 동시에 몸매 만들기의 효과도 있다고 한다.

다이어트 방법 못지않게 신경 쓰이는 부분이 다이어트에 드는 비용이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다이어트 식품의 경우 20만원에서부터 100만원 이상까지 다양하며 지속적으로 구입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랩핑의 경우는 1회 시술에 10∼15만원 선이며 보통 7회는 사용해야 기대하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다이어트 후의 요요 현상까지 고려한다면 제법 거금을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 내과 전문의 박성희 박사는 “다이어트는 식이 요법과 운동 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이상적인 체중 감소는 일주일에 0.5∼1Kg”이라고 말했다.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해 건강이 좀 먹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우리 사회가 지나친 루키즘(외모 지상주의)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되짚어 볼만하다.


요요 현상이란?

다이어트로 인해 빠진 체중이 다시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현상. 식사량을 줄여 체중을 감소시키고 나면 영리한 우리 몸은 이를 위기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아하, 주인이 언제 또다시 나를 굶길지 모르겠군’ 하고 칼로리 소비를 최대한 줄이고 비축된 지방도 아껴 쓰게 된답니다. 이런 상태에선 예전보다 훨씬 적은 양으로 식사를 하더라도 다시 체중이 불어나게 되는 거죠.

황순혜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2002/12/1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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