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 훤하게 삽시다] 움직이는 만큼 뱃살은 빠진다

활동량 늘리고, 일주일에 5회 1시간 정도 운동해야

뱃살을 줄이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할 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의 하나가 바로 어떤 운동을 해야 살이 잘 빠지냐는 것이다. 정답은 따로 없다. 어떤 종류의 운동이든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적어도 현재의 체중을 유지하거나 줄일 수 있다.

운동의 종류는 크게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으로 나눌 수 있다. 유산소 운동은 운동 중 산소를 이용하는 운동으로 주로 고혈압, 협심증, 고지혈증과 같은 성인병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운동을 통해 체지방을 효과적으로 빼기 위해서는 운동 중의 에너지원으로 지방을 많이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지방은 세포 속에 산소가 있어야만 에너지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운동이 너무 강해지면 산소를 이용할 수가 없어 체지방이 빠지는 효과가 줄어든다.

걷기, 달리기, 자전거타기, 춤추기, 수영, 에어로빅 등의 운동이 유산소 운동에 해당한다. 비만한 사람은 과도한 체중으로 인해 조금만 무리를 해도 무릎이나 발목의 관절에 이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달리기나 격렬한 에어로빅과 같은 운동은 적절하지 않다.

특히 등산후 가파른 언덕을 내려오거나 계단을 내려가는 동작은 주의를 요한다. 따라서 비만한 경우 가장 추천되는 운동은 수영과 고정식 자전거 타기다. 수영은 다리와 허리에 강한 충격이 가해지지 않으며 고정식 자전거 타기는 상체의 체중이 안장에 지탱이 되기 때문에 무릎과 발목관절에 가해지는 힘이 많이 줄어든다.


유산소운동과 무산소운동

반면 무산소 운동은 산소를 이용하지 않는 운동으로 주로 근육량을 늘리고 근력을 증가시키기 위한 운동이다. 아령, 팔굽혀펴기, 역기, 단거리 달리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무산소 운동은 에너지원으로 주로 탄수화물을 이용하기 때문에 체지방이 줄어드는 효과가 적다. 그렇다고 무산소 운동이 체지방을 빼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근육량이 많아야 체지방이 잘 빠지고 똑같은 운동을 해도 에너지 소비가 많아지며 쉬고 있을 때에도 근육량이 많은 사람이 대사가 활발하다. 따라서 유산소 운동 전후로 5~10분 정도의 스트레칭을 하고 아령과 같은 가벼운 물건을 들고 신체 각 부위마다 약간의 무산소 운동을 해주는 것이 뱃살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운동의 횟수나 시간으로 보면 크게 뱃살을 유지하는 운동과 뱃살을 빼는 운동이 있다. 뱃살을 유지하는 운동은 일주일에 3~4회 정도 실시하고 그 시간도 한번에 30분 내외로 하면 된다. 이 정도의 운동은 성인병 예방을 위해 적절한 수준의 운동이지만 살을 빼기 위해서는 부족하다. 살을 빼는 운동은 약하고 지속적으로 하는 운동이 좋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경우 운동을 시작하고 15~25분이 지나야 무산소 운동에서 유산소 운동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적어도 일회에 40분 이상 운동을 해야 체지방이 연소되는 유산소 운동을 20분 정도 하는 것이다. 적어도 일주일에 5회 이상, 한번에 40~60분 정도의 유산소 운동이 뱃살을 뺄 수 있는 운동이다.

그러나 한번에 90분 이상의 운동을 피로감을 주고 오히려 식욕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일회의 운동시간은 90분 이내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이 체지방을 연소시키는데 유용하고 빠진 체중을 유지하는데 효과적인 것은 더 이상의 강조가 필요없다. 그러나 운동에 못지 않게 일상생활 속에서의 활동량도 뱃살을 빼는데 중요하다. 여기에서 비만클리닉을 찾은 40대 사장님의 예를 한 번 들어보자.


체지방은 거짓말을 안한다

비만클리닉을 방문한 40대 사장님. 의사로부터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에 대한 교육을 받고 약물처방까지 받았다. 한달 후 다시 비만클리닉을 찾은 사장님은 의사에게 불만스런 표정으로 이야기한다. 처방대로 비만 치료약물도 복용하고 운동도 매일 한시간씩 했으며 식사도 하루 한두끼 밖에 먹지 않았는데 살이 전혀 빠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치의는 몰래 카메라로 이 사장님의 하루 생활을 따라다녀 보았다. 지난 밤의 늦은 술자리로 아침 9시가 넘어 일어난 사장님. 입맛이 없어 아침밥은 굶고 부인이 준비해 놓은 옷을 입고 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차 뒤편에 앉아 신문을 보며 출근한다.

오전에는 비서가 준비해온 서류로 간단한 업무를 보고 오후 2시나 되어 자장면 한그릇을 시켜 먹는다. 배가 부르니 의사의 잔소리가 생각나 근처 헬스클럽을 찾는다. 헬스클럽에선 20분을 러닝머신 위에서 걸은 다음 나머지 40분은 사우나실에서 보낸다. 그리고 다시 저녁 회식자리로 이동한다.

이 사장님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바로 하루 24시간 중에서 러닝머신 위에서 걷는 20분을 제외하고는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뱃살을 빼기 위해서는 매일 하는 운동도 중요하지만 매 순간마다 부지런하게 몸을 움직여 일상생활에서의 활동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놀 때 동네 아주머니와 잡담을 나누지 말고 놀이터 주위를 걸어보자. 바쁜 직장인이라면 점심식사 후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시간에 건물의 계단을 오르거나 주위 공터에서 걷는 다면 모자라는 활동량을 늘릴 수 있다. 하루에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시간이 30분 늘어나면 1년에 몸무게가 5~7kg 늘어난다는 보고를 보면 일상생활에서의 활동량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다.

체지방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 먹는 만큼 살이 찌고 움직이는 만큼 살이 빠진다. 시간이 없어, 헬스클럽이 없어 뱃살을 줄이지 못한다는 말은 핑계일 뿐이다.

여에스더 에스더클리닉 원장

입력시간 2002/12/2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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