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경기전망] 증시- 하반기 구름 걷히고 '쾌청'

증시 평균지수 800선 예상 "경기방어주가 바라직"

“상반기 침체, 하반기 회복.”

내년 경제를 바라보는 경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각 증권사 경제연구소가 내놓은 2003년도 경제 및 증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에는 정부의 가계 대출과 부동산 투기 억제책으로 인한 내수 둔화가 이어지면서 성장률이 올해보다 떨어지겠지만 하반기에 접어들며 수출과 투자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반기 IT경기 회복으로 경기 살아나

대다수 증권사들은 내년 성장률이 올해보다 둔화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가장 비관적인 대우증권은 내년 성장률을 올해 추정치인 6.2%보다 크게 밑도는 5.0%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5.4%, 동원증권은 5.8%로 예상했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더블 딥(경기 재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적은 만큼 국내 경제 역시 디플레이션(저물가속 경기침체)을 겪을 확률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2003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국내 주택가격이 아직 버블상태는 아니며 가구 및 주택 구입 연령층 증가에 따른 실수요가 유지되고 있어 주택가격 폭락 우려는 낮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가계 신용 확대에도 불구하고 이자부담비율은 1990년대보다 낮아져 가계부문 상환능력은 아직 위험한 단계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신동석 연구원은 “내년 1분기 중 이라크 전쟁 발발 변수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전쟁이 일어나지 않아 불안요소가 해소되고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들이 재정정책 중심의 경기부양책을 실시하면 국내경기도 2분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동원증권은 국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하반기부터 수출과 투자가 살아나면서 경기가 회복기에 접어들 것으로 진단했다. 동원증권 경제연구소 거시경제팀은 소비증가율이 상반기에 4%대로 떨어졌다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투자 증가와 세계 정보기술(IT) 경기회복이 맞물려 수출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내다 봤다.

또 미국 경기침체와 관련, 더블 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상반기 경제성장은 2%대에 머무는 저성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생산성 향상으로 기업수익 회복, 투자증가, 고용확대, 소비호조의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영준 연구원은 “인플레 압력은 증가하겠지만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1,190원의 강세를 보여 물가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예측했다.

LG투자증권도 가계신용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내년 1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부터 소비심리가 서서히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증가땐 중시로 돈 올릴 듯

“최고점 1,139포인트, 최저점 520포인트.”

내년 증시를 바라보는 증권사들의 시각은 편차가 크다. 국내외 증권사 가운데 내년 종합주가지수를 가장 높게 보는 곳은 대우증권(1,035포인트)과 BNP파리바페레그린(1,139포인트).

올해 주가 1,000포인트 돌파 의견을 냈던 삼성증권은 내년 증시 전망을 650~950포인트대로 예상하고 평균지수대는 올해 764포인트보다 18% 상승한 820포인트대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도 평균지수대를 860정도로 봐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800포인트대 이상을 전망하고 있다.

고평가의 근거는 국내 증시가 다른 나라보다 저평가돼 있어 가격 상승의 여지가 많고 하반기에 수출증가로 경기가 상승하면 증시에 돈이 몰릴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증시가 비관적일 것으로 보는 LG투자증권만 종합주가지수가 520~770포인트 사이에서 맴돌 것으로 예상했다. 비관론의 바탕에는 부동산 가격 상승과 늘어나는 가계 대출이 자산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고 미국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수출 전망도 불투명해 기업 수익을 낙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깔려 있다.

따라서 기업의 매출 및 이익 증가 폭이 크지 않는 한 국내 주가의 상대적인 저평가론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상반기 소재주, 하반기 IT관련주 강세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내년 산업별 전망을 통해 상반기에는 소비 둔화로 가라앉는 내수 산업 종목대신 국내경기를 이끌 정보기술 위주의 수출주도주에 관심을 갖고 하반기부터 경기가 살아나면 업황 실적주에 관심을 갖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상반기에는 각종 산업의 원재료 역할을 할 화학 등의 소재주가 하반기에는 실적 장세를 대비한 자본재와 철강, 반도체 관련 업종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IT, 철강, 화학의 3강이 두드러지고 자동차, 유통, 금융, 엔터테인먼트 등 4개 업종은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IT는 반도체, 통신, PC 등을 아우르는 업종. 반도체 부문은 D램 가격의 하락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으나 내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올해보다 10.3% 성장할 것으로 보여 낙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LG투자증권 구희진 연구원은 “D램이 분기별로 1~4% 정도 초과 공급되는 문제가 있으나 국내업체에 유리한 DDR D램 위주로 성장하고 있어 삼성전자의 시장확대에 유리한 국면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장비와 통신서비스 부문은 cdma2000 1x를 중심으로 무선데이터시장의 성장이 기대되며 전자부문도 휴대폰 및 PC모니터 교체 수요가 늘 것으로 보여 디스플레이, 부품주들이 외국인 투자가들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철강업종은 상반기에 비철부문, 하반기에는 판재와 봉형강류 관련종목에 선별 투자할 필요가 있다. 대우증권 양기인 수석연구위원은 “내년 1분기까지는 국제 가격이 계속 오르는 비철금속, 2분기 이후에는 건자재로 쓰이는 봉형류 수요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업종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업종이다. 중동전쟁이 장기화하는 등의 리스크만 없다면 대부분의 제품에 기초 원료를 제공하므로 시장 수요는 안정적이라는 관측이다.

메리츠증권 이성원 연구위원은 “유가가 하향 안정화 추세인 만큼 하반기이후에 괜찮아 질 것”이라며 “관련 주가는 최근 내년 경기가 선반영돼 석유화학주들이 시장대비 10~100% 초과 상승했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에는 소폭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자동차 흐리고, 유통 구름 걷힐 것

자동차업종은 GM대우의 출범으로 내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며 경쟁이 심화되고 내년 상반기 미국의 소비둔화로 수출도 둔화될 조짐이다.

따라서 전망이 밝지 않다. 대신증권 김상익 책임연구원은 “내년 국내업체들의 생산량은 318만대로 올해보다 10만대 가량 늘어나는 등 지표상으로는 좋지만 내용은 안 좋다”며 “경쟁심화로 업체들의 영업비용이 많이 나가는 등 수익구조가 별로 좋지 않을 것이고 미국시장에서도 예정된 신차종이 없는 상황에서 현지 업체들과 경쟁하려면 부담이 크다”고 분석했다.

유통업종은 국내 소비 둔화로 내년 상반기까지 업황이 침체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리증권 강석필 투자분석팀부장은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책이 유효한 상반기까지는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보여 단기적인 투자의견은 중립”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국내의 경우 고령화사회로 진입하면서 소비기반은 탄탄한 편이라 중장기적으로 상장된 홈쇼핑 업체 등은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업종은 신용카드와 증권부문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보험과 은행부문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SK증권 백영찬 연구원은 “내년에 본격적으로 산업구조조정이 예상되는 증권과 연체율 때문에 고생하는 신용카드업계의 내년 투자의견은 모두 중립”이라며 “성장세가 둔화된 자동차 보험대신 장기보험의 매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어 보험업종은 희망이 밝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업종은 경기흐름에 민감한 만큼 내년 상반기에도 경기위축이 계속될 경우 소비위축에 따른 레저비 지출 감소로 성장이 힘들 전망이다.

LG투자증권 이왕상 연구원은 “온라인게임, 카지노 등의 사회적 부작용을 우려한 규제조치들이 발효되고 있어 규제리스크를 감안하면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은 중립”이라며 “투자를 한다면 경기하향 국면에서도 견딜 수 있는 경기방어주를 고르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연진 경제부 기자



주요 증권사별 내년 투자유망종목


삼성전자, LG전자, 유일전자, 한국단자, KT, NHN-IT, 국민은행, 삼성화재, 신세계, 동양제과, 제일모직, 한미약품, 현대모비스, 대한항공, 포스코, LG건설, 금강고려화학, 하나투어


▦ 대우

농심, 효성, 넥센타이어, 현대모비스, 삼일제약, 코오롱유화, 고려아연, 삼천리, LG건설, 크린에어텍, 코디콤, SK텔레콤, 디지털온넷, 다음, 삼성증권


▦ 동원

에스오일, 포스코, LG석유화학, 일진다이아, 고려아연, 아세아시멘트, 현대오토넷, 대우종합기계, 대한항공, 한진, 에스에프에이, 대한전선, 현대백화점, LG홈쇼핑, 현대자동차, 씨제이엔터테인먼트, 대웅제약, 두산, 풀무원, 한섬, F&F, CJ, 삼일제약, 신한금융지주, 부산은행, 코리안리, 삼성전자, 금호전기, LG전자, 팬택, 신도리코, 알에프텍, 포스데이타,한국전력-전력


▦ 우리

삼성전자, LG전자, 대덕GDS, 삼영전자, SK텔레콤, 네오위즈, 포스코, LG화학, 한화석유화학, 현대자동차, 대우조선해양, 대우종합기계, 농심, 한진, 신한금융지주


▦ LG

삼성전자, SK텔레콤, 포스코, 농심, 태평양


▦ 동양

삼성전자, KT, LG전자, KTF, NHN, 아이디스, LG마이크론, 삼성SDI, 국민은행, LG카드,포스코, LG화학, 현대자동차, 아시아나항공, 신세계, CJ, LG홈쇼핑, 태평양, 엔씨소프트 강원랜드, LG건설, SBS


입력시간 2002/12/2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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