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프레소] 인터넷 커뮤니티 ‘재즈 패밀리 블루노트’

11월의 도메인 개편 이후, 윈도 미디어를 이용해 음악을 실제로 감상하는 기능까지 추가됐다. 이 사이트에 접속하면 즐거운 크리스마스 캐럴을 들을 수 있다. 물론 재즈 버전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알아 주는 인터넷 강국이다. 무소불위의 인터넷이 재즈라는 호재를 그냥 둘 리 없다. 야후 코리아에서 ‘재즈’라는 주제어로 검색하면 326개의 관련 사이트가 나올 정도다. 인터넷 커뮤니티인 프리챌에는 수백여개의 재즈 동호회가 있다.

‘재즈 패밀리 블루노트(JFB)’는 국내 인터넷상 최대의 재즈 동호회이다. 해외의 재즈 관련 인터넷이라면 재즈 음반이나 공연 뉴스가 절대적인 터에, JFB는 일일이 확인은 못 해 봤지만 세계적으로도 가장 큰 재즈 동호인 단체라 해도 좋다.

더욱이 최근에는 자체 웹 팀이 홈페이지(www.jazzfamily.com)를 깔끔하게 정비하고 음악 감상 기능은 물론, 필사 악보(real book) 보기, 공연 리뷰 제공 등 모두 90여개의 콘텐츠로 한 단계 높아진 서비스에 들어 갔다.

디자인과 콘텐츠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어느 곳에 내 놔도 손색 없는 수준이다. 최근 프리챌내에서 ‘최우수 커뮤니티’로 선정됐다. 12월 현재 1만6,0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막강 도메인이다.

깔끔하게 정비된 콘텐츠는 물론, 멈추지 않는 정기 또는 비정기의 모임들은 온 라인과 오프 라인이 하나로 결집된 새로운 공동체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신관웅 클럽 등 팬 클럽 모임, 직장인끼리 만의 모임인 ‘미스터 모임’, 대학생 모임, 미술을 좋아하는 회원끼리 만든 ‘미술관 모임’ 등 12월에만 15개의 소그룹 활동이 기다린다. 12월 17일의 경우는 홍대앞의 새 재즈 클럽 ‘워터코르크(Watercork)’ 개업식에 초대돼 자리를 빛냈다.

“공연이라기 보다는 잔치죠.” 2000년 2월 9일 창설 이래 지금까지 모두 14차례 이어 온 자체 공연 ‘JFB 콘서트’는 이 모임의 가장 큰 자랑이다. 공연 기획사가 전혀 개입하지 않는 순수한 콘서트다. 초대권이란 전혀 없다. 공연이 끊이지 않고 이어가자, 재즈 뮤지션들도 참여했다는 사실을 기쁘게 생각하게 됐다. 신관웅 장응규 김희현 박성 연은 임헌수 정말로 웅산 등 국내의 내로라 하는 재즈맨 60여명이 이 무대에 섰다.

수익 사업이란 전혀 없다. 홈 페이지 제작 등 회원들의 활동은 완전 자원 봉사 시스템이다. 공연과 모임 등 경비가 필요한 때에는 돈을 걷어 충당한다.

JFB가 현재로 오기까지 시초에는 최용석(32)이란 한 네티즌의 별난 재즈 사랑이 있었다. 그의 본업은 재즈와는 전혀 관계없다. 인하대 자원공학과 박사인 그의 본령은 ‘지하수 시뮬레이션’이라는 독특한 일이 본업이다.

“ 재즈가 일부 계층만이 점유하는 고급 문화라는 오해를 바로잡고 싶었어요.” 재즈는 배우는 게 아니라 즐기는 무엇이란 사실을 공유하고 싶었다는 말이다. 자신도 예상하지 못 할 정도로 모임이 커지자 재즈 관계자들로부터 ‘뒷거래’ 의혹을 받았을 때가 가장 곤혹스러웠다고 돌이킨다.

창립 3주년이 되는 2003년 2월 9일은 삼성동 섬유 센터에서 성대한 축하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캄보는 물론 빅 밴드까지 초빙해 와인 파티 같은 분위기로 엮을 계획이다. 발레나 국악 등 특별한 재주가 있는 회원의 특별 공연도 겸해질 계획이다.

지금 JFB는 음반 사업도 구상 중이다. 젊은 회원들과 증권사 엔터테인먼트 애널리스트 등 문화 산업쪽으로 전문적 식견을 갖춘 자체 인력으로 재즈 전문 레이블을 하나 띄울 생각이다. 계획대로라면 2003년 상반기중으로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최 대표는 밝혔다.

<사진설명> 2002년 8월 재즈 클럽 ‘문 글로우’ 폐업을 앞두고 JFB의 소모임 ‘문글로우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삼성동 섬유 센터 이벤트홀에서 벌였던 공연 모습

장병욱 차장

입력시간 2002/12/3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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