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트 & 스웨터] 따뜻함과 개성, 멋의 하모니

다양한 스타일의 개울패션

차가운 바람이 마음 속까지 얼리는 계절. 따뜻한 손맛이 느껴지는 스웨터의 전성기가 왔다.

단정하고 고급스러운 기본 스타일에서부터 굵은 실로 엉성하게 짠 벌키 스타일, 커다란 자카드 무늬가 수놓아진 구제스타일, 밍크 같은 퍼(fur) 소재와 가죽소재가 매치된 믹스매치 스타일까지 이번 겨울의 스웨터는 어느 때보다 다양한 얼굴을 선보이고 있다.

한땀 한땀 정성어린 연인의 손길처럼 온기가 느껴지는 스웨터의 멋을 즐겨보자.


연인의 정성으로 짜여진 스웨터

지난 겨울, 한 인기 드라마에서 수많은 여성 팬을 울렸던 바람머리 배용준. 독특한 머플러 스타일과 함께 긴 모직코트, 풍성한 터틀넥 스웨터를 입고 등장했다. 부드럽고 따뜻한 성격을 나타내는 옷차림이었는데 매번 바뀌는 의상에도 아이보리 색상의 터틀넥 스웨터는 빠지지 않았다. 극중 인물의 다정다감한 성품을 표현하는데 스웨터가 일조했다고 하면 과언일까.

겨울철 이너웨어의 대명사인 스웨터는 서민의 실용성과 귀족의 우아함을 함께 지닌 패션 아이템이다. 노동자들의 방한복에서 시작된 스웨터는 여가생활과 스포츠의 붐에 힘입어 대중화되었다.

니트웨어의 총칭인 스웨터는 짜서(Knit) 만든 옷을 말한다. 유래는 14세기경 북유럽 항구지역에서 어망을 짜던 기술을 의복에 활용하면서부터이다.

어부들의 방한복으로 짜여졌던 스웨터. 스코틀랜드 해안지방의 여인들은 바다로 나가는 남편이나 연인, 자식들에게 무사히 돌아올 것을 기원하며 로프나 닻 무늬를 정성껏 짜넣었다고 한다. 그 실용성과 정성이 오늘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채로운 스웨터의 멋

그러나 이제는 방한용뿐만 아니라 다양한 색상과 무늬로 단조로운 옷차림에 활기를 주는 새로운 ‘패션 코드’가 되고 있다. 스웨터 한가지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바꿀 수 있으며 다른 아이템을 한결 돋보이게도 만들 수 있다.

어떻게든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 스웨터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러한 스웨터의 매력이 한껏 과시되는 때가 요즘이다. 세련되고 깔끔한 디자인에서부터 굵은 밧줄 무늬나 다이아몬드 무늬가 조합된 아란스웨터 같은 구제 스타일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그야말로 스웨터 천국이라 할 만큼 다양한 디자인이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징적인 스웨터 코디네이션을 살펴본다.


터틀넥 스웨터

터틀넥 스웨터는 목 부분을 한번 접어 입는 디자인의 스웨터를 말한다. 가는 실로 짜여져 몸에 적당히 맞는 터틀넥 스웨터는 정장에 받쳐입어 세련되게 연출할 수 있다.

아이보리, 블랙을 기본 컬러로 마련해 두면 내의 선택에 어려움이 없다. 브라운컬러나 톤다운된 파스텔 컬러도 겉옷과 매치하기 쉽다. 여성복은 적당한 크기의 진주목걸이나 작은 브로치를 하면 우아하게 연출할 수 있다.

목이 굵고 짧은 사람에게 터틀넥 스웨터는 단점을 두드러지게 만들 수도 있다. 목선이 보이도록 좀 넉넉하게 가슴쪽으로 흘러내리는 듯한 디자인을 선택하면 좋다.


무늬있는 스웨터

두 가지 색상, 투톤 컬러 무늬 스웨터는 귀여운 스타일로 코디한다. 가슴이 작은 사람은 가슴부분에 무늬가 들어간 디자인을, 어깨가 넓은 사람은 어깨와 가슴쪽에 무늬가 들어간 디자인을 고르면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굵은 실로 짜여져 입체적인 연속 무늬가 들어간 디자인의 스웨터는 부피 때문에 자칫하면 상체가 커 보일 수 있다.

체격이 큰 사람은 되도록이면 무늬가 작고 스웨터 길이가 짧은 디자인을 선택한다.


믹스매치 소재 스웨터

이번 겨울 믹스매치 코디의 포인트는 부드러운 여성미와 와일드한 카우보이, 자유분방한 히피 스타일이 공존한다는 것. 목부분과 소매부분을 밍크, 퍼(fur)소재로 처리해 부드러운 여성미를 강조한 스웨터와 가슴과 등 부분이 가죽소재나 퍼로 처리된 와일드한 집업 블루종 점퍼가 대표적인 믹스매치 스타일이다.

이중 한가지 아이템에 집중하면 변신이 자유로울 수 있다. 여성스러운 퍼소재 스웨터는 더욱 여성스럽게, 가죽과 퍼가 믹스매치된 점퍼류는 섹시하게 연출한다.


니트 소품

파시미나 소재의 머풀러는 이제 유행에 뒤진 스타일. 손뜨게 니트 머풀러를 가볍게 두른 패션 리더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머플러는 한번 감아 무릎아래까지 내려올 정도로 길이가 길어졌다. 스웨터와 같은 소재, 같은 무늬의 머플러나 모자도 세트 개념으로 선보이고 있어 연출이 쉽다. 또 손으로 떠서 여러 가지 컬러가 배합된 짧은 스타일도 구제 분위기로 코디하면 멋스럽다.


스웨터의 손질과 보관

스웨터를 착용하면서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이 보풀. 보풀은 외부의 먼지와 마찰에 의해 생긴다. 따라서 가볍게 자주 세탁해 주는 것이 보풀을 방지하는 방법이다. 이미 생긴 보풀은 투명 테이프에 밀착시켜 가볍게 들어올린 후 가위로 잘라낸다.

울소재의 스웨터는 하루를 입고 다음날은 쉬게 하는 것이 좋다. 살아있는 소재인 울은 호흡하며 땀과 습기를 빨아들인다. 하루정도 옷걸이에 걸어 휴식을 취하게 하면 특유의 탄력성을 회복한다.

늘어나거나 줄어든 스웨터는 스팀 다림질로 손질한다. 목덜미 부분이나 소매가 늘어난 스웨터는 늘어난 부위를 가볍게 바느질한 후 밀어 수축시키듯이 스팀 다림질을 하면 원래대로 되돌아온다.

스웨터를 장기간 보관할 때는 신문지에 싸서 보관한다. 순모나 모가 섞인 스웨터는 좀이 슬기 쉬우므로 밀폐된 용기에 넣기 전에 나프탈렌을 넣어 두어야 한다.

스웨터는 세탁기 세탁은 가급적 피하고 손세탁할 경우 30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풀고 가볍게 세탁한 후 타올 등으로 물기를 빼고 평평하게 펼쳐서 자연 건조한다. 이때 전체 세탁수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세탁 가능한 제품이라도 처음 한 두번은 드라이크리닝한 후 가벼운 손세탁을 하는 것이 형태보존에 도움이 된다. 마지막 헹굼물에 섬유 린스나 식초를 몇 방울 첨가하면 촉감이 좋아진다.

니트웨어는 소재의 특성상 착용 및 세탁 중 마찰에 의해 보푸라기가 발생될 수 있기 때문에 세게 비비는 것을 피한다. 말릴 때는 건조대에 넓게 펴서 걸고 모양을 가지런히 하여 그늘에서 말린다. 세탁 후 줄어들었을 때를 대비해 폭과 길이를 재고 세탁하는 것도 스웨터 손질 방법 중 하나이다.


스웨터 유행의 두 주역 원저공, 코코샤넬

스웨터가 스포츠웨어로 자리잡은 뒤에도 영국 신사들은 외출시에는 ‘반드시 재킷을 입는다’는 고정관념으로 스웨터 차림을 의식적으로 거부했다. 스웨터가 노동자 계급의 의복이라는 거부감때문이였다. 이런 영국인의 스웨터에 대한 의식을 깨버린 인물이 바로 베스트 드레서 원저공(Duke of Windsor)이었다.

그는 1922년 세인트 앤드류스 골프클럽에 겉옷을 벗고 브이네크 라인의 기하학적인 가로무늬가 층을 이룬 페어아일 스웨터를 입고 나타났다. 원저공의 명성과 더불어 그날의 차림은 세인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그날 이후 디자이너들은 앞다투어 스웨터 디자인에 몰두했다고 한다.

또 한사람 패션계의 스타 코코 샤넬도 스웨터 유행의 주역이다. 당시 남성복과 여성복은 완전히 구분되어 있었는데 스포츠와 사교를 즐겼던 샤넬은 남성들의 전유물인 팬츠와 스웨터를 과감히 입었다. 대신 커다란 인조 보석이 박힌 팔찌나 여러 겹의 진주 목걸이를 악세서리로 활용, 여성미를 잃지 않았다. 실용적이면서도 페미닌한 아름다움을 선사한 샤넬의 패션세계를 엿볼 수 있는 코디법이었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간 2002/12/3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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