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섭의 한의학 산책] 균형적 식사로 당뇨를 이겨라

당뇨를 한방에서는 소갈병이라고 한다. 당뇨는 비전염성 만성질환으로 혈액 속의 혈당이 저장되지 않고 넘쳐서 소변으로 흘러나오는 병이다. 혈당을 적절히 조절해 주는 것은 췌장에서 생산되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하는 역할인데 여기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혈당이 높아지는 것은 돈을 벌어서 저축하지 않고 모두 현금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돈이 많아 보이는 현상과 같고, 간혹 저혈당 쇼크를 일으키는 것은 그 돈이 바닥나면 저축해 놓은 것이 없으므로로 파산하는 것과 같다.

요즘 당뇨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사회현상과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인체는 소우주이기 때문에 환경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고 또한 우리가 먹은 마음에 따라서 우주가 바뀌고 몸이 바뀌기 때문에 몸과 사회가 함께 병들게 되는 것이다.

유전적 인자, 30세 이후의 비만, 세균의 감염, 임신,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이 당뇨의 요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은 이러한 배경 뒤에 병을 일으키는 나쁜 습관, 부정적인 감정과 사고가 자리잡고 있다.

당뇨가 생기면 갈증이 있거나 물을 많이 마시고 먹어도 배가 고프며 소변이 늘어나고 피로와 권태감이 생긴다.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져서 부스럼 습진 무좀 등도 잘 생기고 시력장애 백내장 변비 설사 등의 자율신경 장애도 생긴다.

하지만 증상이 없어서 혈액검사로 혈당이 높다는 게 밝혀지기 전까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없기때문에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데 문제는 합병증이다. 고혈압, 신장염, 심장병, 뇌졸증, 발의 괴저, 망막손상 등이 생겨서 나중에 손을 쓰지 못할 정도까지 발전한 경우도 많다.

당뇨를 진단하기 위해서 공복시와 식후 2시간 뒤의 혈당을 측정해서 각각 126mg/dl를 넘는지 확인한다. 부모형제 중 당뇨병 고혈압 중풍 심장병 등을 앓은 사람이 있거나 본인이 비만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을 갖고 있거나 또는 여성의 경우 4kg 이상의 자녀를 출산한 경험이 있으면 1년에 한번 정도는 혈당을 점검하는 것이 좋다.

상태가 가벼운 경우에는 약물치료 없이도 스트레스를 최고화하고 식사와 운동요법을 3~6개월 정도 시행하면 정상적인 건강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당뇨 환자는 식사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균형 있는 식사와 야채와 같은 섬유질이 풍부한 식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섬유질의 양이 많으면 장에서의 당분의 흡수가 완만한 속도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육류에는 포화지방상과 콜레스테롤이 풍부하므로 혈관의 상태를 나쁘게 만들고 혈액의 순환을 원활치 못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육류의 지나친 섭취는 비타민 B6의 수요을 증대시키고 이것이 충족되지 못하면 인슐린을 만드는 베타세포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

맥주효모, 소맥배야, 다시마, 해조류, 흰콩, 참깨, 등푸른생선류, 마늘, 양파 및 신선한 야채가 당뇨환자에게 좋다.

간식은 야채셀러드나 다시마 그리고 두부 같은 것으로 준비하고 소금에는 인슐린의 분비를 돕는 칼륨을 배설하는 작용이 있으므로 소금의 섭취는 줄이도록 한다.

한의학적으로 봤을때 당뇨는 건조한 병이다. 진액을 태우는 병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천화분이나 마를 달여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천화분과 마를 10g씩 물 500cc에 달여서 차처럼 마시면 좋다. 천화분은 예전부터 당뇨병에 수반되는 갈즐을 치료하는 약으로 많이 쓰여졌고 마는 위장을 보소하고 기를 보충하는 약이다.

여기에 맥문동이나 황련, 오미자를 약간씩 첨가하는 것도 좋다. 달개배(압척초)도 혈중 콜레스테롤과 혈당을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외에 인삼, 달맞이꽃, 결명자, 구기자, 누에, 우엉, 메밀 등도 이용되는데 증상과 각 환자의 특성에 따라서 잘 구별해 써야 한다.

지구가 말라가고 사람들의 마음도 말라가는 지금, 우리는 당뇨를 그냥 유전에 의해, 또는 몸이 안 좋아서 걸리는 병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무리하게 목표를 달성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건들 중의 하나를 당뇨로 봐야 할 것 같다.

입력시간 2003/01/2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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