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돋보기] 풍경에 다가서기 등


▦ 풍경에 다가서기

풍경은 그저 눈을 뜨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무덤덤하게 지나칠 때는 아무런 느낌도 없지만, 마음 한 쪽에 간직하고 있는 고향 풍경을 대하듯이 주변을 바라보면 분명 달라 보인다.

지은이는 우리 기억 속의 고향 풍경을 보는 눈으로 이 세계를 바라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퇴계에게서 배우는 풍경 체험방법, 겸재에게서 배우는 풍경 조망술 등을 들려주면서 눈을 비비게 만든다.

지은이에게 풍경은 관계의 미학이다. 풍경은 이 세상 속에 존재하는 자신과 자신이 대면하는 세계를 나와 너의 관계로 규정함으로써 발생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나면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강영조 지. 효형출판 펴냄


▦ 광종의 제국

고려 초기를 무대로 한 TV 사극 ‘제국의 아침’은 고려의 2대 임금 혜종을 재위 2년 만에 세상을 떠난 병약한 군주로 그렸다. 3대 임금인 정종도 병든 폐인으로 나온다. 하지만 고려사에는 혜종이 맨 주먹으로 여러 명의 자객을 때려 눕힌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정종은 식사도 잊은 채 정사에 몰두한 군주로 기록돼 있다. 고려 정치사를 전공한 지은이는 고려사 고려사절요 등 고려시대와 관련된 대표적인 사료를 기본으로 하되, 행간에 숨겨진 의미를 찾아 재해석했다. 김창현 지음. 푸른역사 펴냄


▦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 성석제의 장편(掌篇) 소설집. 일상에서 번뜩 스치는 사람, 사건, 인상을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크로키한 느낌이다. 220여쪽의 분량에 스물 두편의 콩트를 담았으니 한 편당 길어야 10쪽 내외. 출퇴근길 버스 안에서, 전철 안에서 읽기에 딱 좋다. 혼자서 낄낄 웃다가 주위 사람들의 야릇한 눈총을 받을 수 있으니 조심할 일이다. 성석제 지음. 문학동네 펴냄


▦ 혼자 사는 기술

‘혼자 사는 가구’는 이제 더 이상 서구 사회만의 현상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자신의 뜻에 따라 혼자 살거나, 어쩔 수 없이 혼자 살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독신이 이미 중요한 사회적 코드가 된 것이다. 지은이는 혼자 있는 상태를 생물학 의학 심리학 문학 사회학 등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하고, 이들 학문에서는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모든 작업은 독신자, 독거인의 외로움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카타리나 침머 지음. 안미현 옮김. 이마고 펴냄.


▦ 2003년 한반도의 전쟁과 평화

최근 북한 핵 파문을 계기로 한반도에 일고 있는 전쟁 위기를 분석했다. 94년 북한 핵사태를 검토하면서 당시 우리 정치 리더십과 언론은 어떻게 대응했는지, 전쟁 위기가 해소된 이유는 무엇인지 소개한다. 지은이는 2003~2004년을 위기로 지목하는 데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위협을 놓고 대북강경책을 펼치는 부시행정부가 위험의 실체라고 주장한다. 정욱식 지음. 이후 펴냄.


▦ 브루넬레스키의 돔

이탈리아 피렌체의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의 돔은 금 세공사 출신의 천재 건축가 필리포 브루넬레스키에 의해 완공됐다. 브루넬레스키가 피렌체의 피오레(꽃)으로 불리는 이 성당의 돔을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로스 킹 지음. 이희재 옮김. 민음사 펴냄.


▦ 세계 축제경영

‘연극축제 아비뇽 페스티벌’, ‘꽃과 빛의 축제 니스 카니발’, ‘레몬과 오렌지로 엮어내는 망똥 레몬축제’, ‘유럽의 꽃 에딘버러의 군악대 축제와 프린지 축제’, ‘음악제 축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뮌헨 맥주잔치’ 등 세계의 유명 축제의 주제 설정, 홍보, 마케팅, 성공요인들을 현지 취재로 분석했다. 김춘식 남치호 지음. 김영사 펴냄.


▦ 좋은 아빠 나쁜 아빠

펭귄은 극한 추위와 굶주림을 참으며 몇 개월씩 부화를 위해 힘을 쏟는다. 반면 사자는 영역 확보를 위해 새끼를 물어 죽이기도 한다. 지은이는 동물행동학 관점에서 부성애를 살피는 데, 각종 사례들을 통해 펭귄형 아빠와 사자형 아빠의 두 유형을 드러낸다. 제프리 매슨 지음. 김하국 옮김. 에디터 펴냄.

입력시간 2003/01/3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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