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엘류, 조직력 우선…조화 중시하는 덕장

코엘류 감독이 방한했을 때의 일이다. 한 직원이 코엘류 감독을 히딩크 감독으로 잘못 불렀다. 그러자 코엘류는 “나는 (히딩크가 아니니까) 이차에서 내려야 겠네”라고 농담을 했다. 화를 낼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유연하게 대처한 것이다.

이처럼 코엘류는 온화한 성품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히딩크가 직선적이고 정열적이라면 코엘류는 부드러우며 조화를 중시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축구협회는 히딩크가 용장이라면 코엘류는 덕장에 가깝다고 표현한다.

히딩크는 2001년 부임했을 당시 자신의 계획을 밝히고 협회가 따라주기를 요청했다. 카리스마를 가지고 의견이 맞지 않을 경우 불쾌한 감정을 서슴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코엘류는 부임하자마자 대화를 선언했다. 어느 누구와도 대화할 것이며 많이 듣고 난 뒤 이를 토대로 계획을 세울 것임을 밝혔다. 히딩크와 확실히 다른 점이다.

전술에서도 히딩크 감독이 체력을 앞세운 정통 유럽식 축구를 선호했다면 코엘류 감독은 조직력에 더 비중을 두는 스타일이다. 히딩크가 윤정환 등을 끝내 한 경기에도 내보내지 않은 것은 그가 공수를 겸할 체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화를 중시하는 축구를 표방하는 코엘류 감독이라면 터키와의 3ㆍ4위전에는 윤정환이나 김병지 등을 기용하는 배려를 하지 않았을까.

히딩크는 축구실력만 갖춘 다면 사생활은 전혀 문제삼지 않았다. 훈련시간도 모자라는 판에 휴가도 주기도 했고 본인도 연인 엘리자베스와 동행하는 파격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축구학교를 운영한 바 있는 코엘류 감독은 선수들이 모든 면에서 모범을 보이기를 바란다. 코엘류는 특히 프랑스 출신 부인, 두 딸과 함께 한국에 머물 것으로 알려질 만큼 가정적인 면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 조련에서는 둘 다 일가를 이루고 있어 방법만 다를 뿐 결과는 같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범구 기자

입력시간 2003/02/19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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