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Sex Good Life] 신경계 단절과 발기부전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면 나이가 웬만큼 들어서도 즐거운 성생활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어떻게 하겠는가. 모든 사람의 간절한 희망인 정신적, 육체적인 건강도 나이가 들면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것을.

음경 발기부전을 일으키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나이가 들면서 찾아오는 불청객이 문제다. 다시 말해 음경 발기를 담당하는 신경계에 이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 몸의 신경계는 중추신경과 말초신경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신경계가 음경까지 끊어지지 않고 연결이 잘 되어 있어야 뇌에서 나온 전기신호를 완벽하게 전달한다.

그러나 음경 발기를 담당하는 신경계의 어느 한 부위가 끊어지면 전기 신호가 전달되지 못해 발기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신경계 전달체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면 우선 말초신경에 이상이 생긴 경우는 척추 제일 아래 부위인 미추부위의 추간판 탈출증(미추 디스크)이나 골반 골절에 의해 나타난다.

이 부위의 신경을 다치면 부교감신경이 손상되어 음경 발기가 되지 않는다. 또한 전립선 암, 방광암, 직장암 등으로 골반 내 수술을 하다가 말초신경을 다친 경우도 발기 문제가 생긴다. 또한 직접 신경이 다치지 않더라도 신경 활동에 영향을 주는 비타민 B12의 부족 현상도 발기에 큰 영향을 주며 알코올 중독 및 당뇨병 등도 발기에 관여하는 자율신경에 지장을 초래한다.

중추신경의 이상으로 발기부전이 생기는 것은 척추손상에 의한 경우가 많다. 경추, 흉추, 요추 등 척추의 손상 부위 및 정도에 따라 발기 부전의 양상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는데, 음경 발기에는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또 나이가 들면서 중추신경계의 질환이 가끔 나타나기도 하고 중추신경계의 여러 부위에 다발적으로 병변이 생기는 ‘파킨슨씨 병’의 경우에는 다른 증상보다 먼저 음경 발기부전이 나타난다. 따라서 발기 부전은 다른 여러 질환의 2차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노년의 정상적인 성생활은 자기 건강의 척도라고 할 수 있다.

대구 가톨릭의대 박재신 교수

입력시간 2003/02/2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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