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릭 왜고너 GM 사장

"GM 네트워크 활용, GM 대우차를 세계적인 자동차로 메이커로 키우겠다"

“제너럴모터스(GM)의 목표는 GM대우차를 단순히 한국 내 소규모 제조업체가 아닌 전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로 키우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혁신이 관건이고, 앞으로 GM대우차의 정체성을 살려가면서 GM과 협력하고 GM 네트워크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하겠다.”

한국을 방문한 GM의 최고경영자 릭 왜고너 사장은 2월 12일 GM대우차의 모든 제품을 세계 각국에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왜고너 사장은 “GM대우차를 아시아 시장의 핵심기지로 삼는 것은 물론 세계적 자동차 메이커로 중점 육성한다는 목표아래 GM과의 협력 및 기술혁신에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북핵문제와 한국의 신용등급 하락 전망 등 경제여건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방한한 그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 면담을 갖는 한편 한국경제의 전망과 GM 대우차의 장기비전 등을 소상히 밝혔다.


“GM대우차는 경쟁력 있는 회사”


- 방한 취지와 소감은.

“일찍 오고 싶었으나 지난해 인수 협상이 진행중인 상태에서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보류했다. 지난해 10월 말 GM대우차 인수협상이 끝나자 꼭 한 번 하고 싶었다. GM대우차 공장과 연구소 현황 등을 둘러보며 제품 및 기술 우수성 등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았다. GM대우차는 이미 강력하고 경쟁력 있는 회사로 성공적으로 발돋움했으며 앞으로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확신한다.”


- GM대우차의 향후 비전은.

“GM의 목표는 GM대우차를 단순히 한국내 소규모 제조업체가 아닌 전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내수 뿐 아니라 수출 분야도 강화해 멕시코 등 아직 네트워크가 개발되지 않은 틈새 국가를 중심으로 GM대우차 전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북미 수출 계획은 조만간 확정, 발표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혁신이 관건이며 현재 풀 라인업 구축과 신제품 개발 등 다수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GM대우차가 자체 정체성을 살려가면서도 GM과의 협력과 GM 네트워크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GM대우차는 GM본사와 상호보완적 관계를 갖는 소중한 파트너로 파트너십을 통해 세계 판매에 있어서도 시너지 효과를 누릴 것이다.”


-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 만나서 나눈 대화의 내용은. 또 한국의 동북아 허브육성 구상에 동참할 의사가 있나.

“노 당선자와는 한국 경제 현황과 외국인 투자 등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경제정책이나 외국인 투자에 대해 노 당선자가 갖고 있는 견해는 만족스러운 것이었으며 외국인 기업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시간 관계상 심도 있는 이야기는 나누지 못했지만 GM대우차를 통해 동북아 허브육성을 비롯해 한국경제를 발전시키는데 적극 참가하고 싶다.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허브 육성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고 교육과 인력, 현지 투자, 국가적 역량이 합쳐져야 실현 가능한 사안이다.”


“한국경제 장기전망 낙관적”


- 무디스가 한국 신용등급을 두 단계나 하향 조정했는데 한국 경제 전망은.

“한국은 경제나 인력, 교육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급성장을 해왔다. 기업이 투자를 결정하는데 있어 해당 국가의 경제 전망은 장기적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경제적 어려움이 닥친 상황에서는 재무적 견실함이 관건이다. 한국은 2,3년간 다소 어려움을 겪을지는 모르겠으나 장기적 경제전망은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 최근 고조된 반미 감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GM은 세계 곳곳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 기업으로, 현지 고객의 필요와 요구에 따라 현지화 한다는 것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 한국에서도 조화로운 관계를 이끌어가길 원하며 또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올해 미국 자동차 시장의 전망은.

“최근 3,4년간 자동차 판매가 지속적으로 호조됐지만 올해는 정치ㆍ경제적 환경악화로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시장에서 1,600만대 가량 팔 수 있을 것으로 본다. GM도 당분간은 판매전략 차원에서 할부금융이나 할인 등 인센티브 정책을 지속할 수 밖에 없다.


- 아시아태평양 시장에 대한 전망은.

“향후 5년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8개국 가운데 5개국이 이 지역에 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인도, 태국 등 아태지역에서 우리의 판매 전략이 성공하지 못하면 세계 시장을 잡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 부평공장(대우인천자동차) 인수 전망은.

“한꺼번에 모든 걸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대우차 인수 당시 부평공장은 인수하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대우인천자동차와 좋은 관계를 형성해 나갈 것이다.”


- 한국 수입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GM의 전략은. “한국 내 수입차 수요는 아직까지는 적은 수준이지만 계속 성장세에 있다. 특히 캐딜락 CTS 등 GM 대형차 부문의 한국 진출은 GM 대우차와도 상호보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하이브리드 차량이나 연료전지에 대한 기술 개발 전망은

“하이브리드 차량이나 수소연료 전지 자동차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상용화되는 데는 10년 가량 걸릴 것이다. 가격경쟁력이 문제지만 장기적으로 업계를 크게 변화시킬 기술이라는 점에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릭 왜고너 회장은 누구인가?

2000년 6월 GM의 사장겸 CEO로 취임해 GM의 전략 및 운영 관련 총책임을 맡고 있다. GM의 자동차 전략위원회의 의장을 겸하고 있으며 GM의 이사회 구성원이자 제휴사인 휴즈 일렉트로닉스의 이사를 맡고 있다. 2003년 5월 잭 스미스 현 회장이 은퇴하면 GM 회장직을 이어받게 된다. CEO가 되기 전에는 GM 수석 부사장 겸 북미 지역 사업 총괄 사장을 지냈다.

장학만 기자

입력시간 2003/02/26 16:28


장학만 local@hk.co.kr